저희집은 큰오빠(35), 둘째오빠(32), 막내오빠(27), 저(23)입니다. 전 큰오빠가 많이 불편하고 어렵고 어색합니다.
띠동갑의 나이차도 있지만 제가 8살 때 큰오빠가 독립해 나가면서 쭉 같이 안살았거든요.
그리고 제가 14살 때 둘째오빠가, 재작년에 막내오빠가 독립해 나갔습니다.
그래서 전 큰오빠<<<둘째오빠<<<<<넘사<<<<<막내오빠 정도로 편해요.
부모님은 자수성가하셨고 덕분에 저희는 부족함 없이 자랐습니다.
그래서 다행스럽게도 드라마처럼 큰오빠가 가장역할을 하면서 저희를 먹여 살리진 않았어요.
하지만 분명히 동생들 때문에 가졌을 책임감이나 포기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는건 저도 알고 있고, 부모님도 이 점을 늘 미안하게 생각하셔서 큰오빠가 독립할 당시 일정부분의 재산과 집을 더 물려주셨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 모두 불만 없어요.
그동안 부모님은 절대 물질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저희를 차별하지 않으셨고 넘칠만큼 지원해주셨거든요.
게다가 큰오빠가 그만큼 정말 더 잘하려고 하더라구요.
특히 제가 막내다 보니까 이것저것 많이 챙겨주는데..
생일 때 늘 집에 와서 같이 파티도 하고, 가끔 얼굴 볼 때마다 용돈도 주고, 졸업이나 입학 때 마다도 늘 챙겨줬습니다.
틈틈이 연락도 해주고요.
저에게는 오빠라기 보단 아빠보다 더 아빠 같은 느낌이라 어색하고 어렵지만 늘 고마운 존재예요.
저도 막내오빠까지 독립한 이후 독립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이 혼자 계시는 게 마음에 걸려서 같이 살고 있는데 큰오빠는 아무래도 그게 마음에 걸리고, 형제들이랑 북적북적 지내던 자기와 다르게 전 거의 혼자 자라서 그걸 미안해하더라구요.
전 그냥 그래서 날 더 챙기는구나 하고 말았어요.
근데 막내오빠를 통해 예비 새언니가 저 때문에 오빠랑 결혼을 망설인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랑 오빠 사이가 너무 이상하고 기괴하대요.
용돈 주거나 생일 챙기거나 선물/편지 주는 것 전부 이상하대요..
어느 남매가 그 정도로 챙기냐고 징그럽대요.
이러다 결혼하면 저한테 돈 다 쓰는 것 아니냐고 걱정도 되신대요.
그리고 제가 그걸 너무 당연하게 받아버릇해서 버릇이 없을 것 같고, 오빠만 세 명이라 공주처럼 자랐을테니 그게 걱정이래요.
아무리 오빠가 절 아끼고 사랑해도 언니만 할까요?
당연히 알아서 가정에 충실할테고 본인 가계에 무리 갈만큼 저에게 용돈을 줄 어리석은 사람도 아닌데요.
선물이나 편지는 부모님이 저희에게 자주 해주셔서 남매들끼리도 흔한 일이라 이상하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어요...
그리고 부모님이나 오빠들이 절 많이 사랑해주긴 했지만 부모님이 워낙 무서우셔서 정말 많이 맞으면서 컸거든요.
버릇없다는 말에 트라우마 있을 정도로 평소에 정말 조심하는데 공주 어쩌구 저 말에 어떻게 반응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다 어제 언니 인스타에서 제가 <동생이 아니라 몰래 낳아온 딸이나 내연녀 같다>고 댓글을 쓴 걸 봐버렸어요.
글 내용은 신혼집을 어디에 하고 싶었는데 너무 비싸서 여기에 구했다는 내용+집 사진이었고
친구가 <귀하신 공주님 줄 돈밖에 없쥬~?>라고 댓글 다니까 그 밑에 달린 대댓글이었어요.
저랑 맞팔 되어있는데 저 보라고 댓글 쓰신걸까요?
언니랑 말 한마디 나눠본 적 없는데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요..
신혼집이나 가전가구 저희 부모님이 다 부담하시는거고 그래도 서울 신축 아파트던데....
글 내용도 당황스러웠지만 댓글은 진짜 충격적이었습니다.
막내오빠는 미친거 아니냐고 큰오빠랑 부모님께 말해야 한다고 난리인데 괜히 제가 분란 일으키는 것 같아서 일단 말렸어요.
언니가 절 싫어하신다는 건 확실하게 알았는데 이유가 뭔지 전혀 모르겠어서 너무 답답하고 이걸 말하게 된다면 제가 큰오빠 결혼에 재뿌리고 문제 일으키는 것 같아서 마음도 무거워요.
이거 그냥 넘어가도 되는 일 인가요? 아니면 막내오빠 말대로 부모님과 큰오빠한테 말해야 하는걸까요…
큰오빠가 언니를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서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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