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쪽]
부모님 광역시에 3억 정도 아파트.
두분 다 교사 퇴직ㅡ노후보장 확실.
앞가림하고 사는 평범한 오빠 있음.
모은돈 1억2천.
[남자쪽]
부모님 서울 변두리에 7억 정도 아파트.
노후 전혀 보장 안됨. 시어머니 달 80정도 버신다 함.
형제 없음.
모은돈 4천
직업 같고 현재 소득은 여자가 연차가 높아 차이가 꽤 남.
그러나 2,3년정도 지나면 비슷하게 수렴될 예정.
나이 동갑.
이런 상황에서 저희가 신용 대출이 꽤 되는 직종이라 부모님 지원없이 대출받아서 전세집 구하고 결혼하기로 했는데.
남자 쪽이 자기네 부모 기세워주게 자기가 모은 돈 중 2천을 내가 보낸 걸로 예단을 하자고 합니다. 그간 분위기를 봐서는 남친부모님이 예단을 바라고 있는 듯 합니다. 남친이 그 집안 통틀어 최고 아웃풋이라서 친척들한테 허세도 부리고 싶은 듯 하고.
그러면서 미래를 보라네요. 자기 부모님 돌아가시면 다 물려받지만 전 오빠가 있으니 반이나 그 이하로 받는 상황이지 않냐고요.
2천보내면 천은 돌아올거고 저희가 소득이 높은 편이니 천만원은 기분좋은 시작을 위해 지출할만한 금액이라나 뭐라나.ㅋ
저는 예단 얘기가 나왔다는 상황 자체가 불쾌하고요. 제가 부족하지 않은 상황에서 굽히고 들어가는 기분이 싫고요. 이런 빠듯한 상황에서 자녀에게 도움은 못줄지언정 그런 얘기를 꺼냈다는게 상식이하의 부모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혼이 딱 하기 싫어졌어요.
예단을 제 뜻대로 안하고 결혼할 수도 있겠지만 두고두고 불편하겠죠.
교제기간이 긴 편이었고 남친과 그간 다툼이랄게 없었기에 결혼을 한다면 당연히 이 사람이랑 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남친이랑 오늘 긴 얘기를 나눴는데 부모님은 옛날식 사고방식을 가지고 계신 건 인정한다. 그런데 살면서 참 고생을 많이 하셨다. 친척 등 주변인들도 잘난 아들 있으니 고생 끝이다 이런 말을 자주 하셔서 아들에게 거는 기대가 많으셨다네요. 그걸 다 채워드릴 순 없어도 결혼식할 때 한번 맞춰드리고 싶었다하고요.
그래서 저희 부모님도 옛날 분들이다. 그런데 우리 오빠가 결혼할 때 지방이라 서울에 비해 엄청 적은 금액이긴 하지만 전세집도 마련해주셨는데 예단을 받지 않으셨기에 아마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나도 마찬가지다. 우리 부모님도 고생하셨고 나를 자랑스러워하신다. 근데 나한테 바라는건 없으시다.
그랬더니 저희 부모님도 열심히 사셨지만 고등교육을 받으셨고 안정되고 인정받는 직업을 가지셨기에 자기 부모와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네요. 이건 무슨 말인지.
그리고 거기서 형님 전세 해주신 얘기를 꺼내는 건 자식에게 집 못해주는 자기 부모님께 너무 상처라네요.
나는 옛날식 사고방식을 가진 시부모님이나 남편을 다 안고 포용할 만큼 품이 넓은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예단을 떠나서 이 상황이 당황스럽고 실망스럽다. 결혼반지도 따로 하지 않기로 하고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결혼을 같이 추구하더니 이런 부분만 전통을 따르는게 우습지 않나.
결혼 자체를 다시 생각해보게 시간을 갖자했더니 자존심이 상했는지 알겠다하고 각자 집으로 갔어요.
제가 바보같겠지만 마음이 많이 안좋습니다. 오랫동안 서로 의지하며 공부하고 즐겁고 힘든 시간을 함께 보낸 사람이니까요.
같은 직업의 더 나은 조건의 사람을 또 만나는게 힘들 수도 있다는 것도 알지만 결혼을 위한 결혼을 하고 싶진 않고요.
사실 교제중 남친의 부모님 얘기를 조금씩이라도 들을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불안했던 것도 사실이고요.
상견례때 쿨한 척 하시다가 나중에 예단 얘기 꺼내신 것도 싫습니다.
제 마음이 이정도 밖에 안되는 것이겠죠.
그리고 파란마크 다신 분들이 하도 그러셔서 사족 다는데요. 저희 부모님의 자산규모는 저 집보다는 더 되십니다. 자세히 여쭤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지만요. 저에게 오빠 전세값 정도는 도와주실 의향 비추셨는데 제가 거절했습니다.
연금은 두분 합해서 600가량되시고요. 인생 즐기며 사십니다.
남친부모님의 집? 그걸 팔고 지방? 경기도도 가실 의향 없으십니다. 그래서 노후대비 전혀 안되셨다고 한 것이고요.
⬇️⬇️⬇️다른 이야기 NOW⬇️⬇️⬇️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