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하다하다 어이가 없어서 판에 글까지 씁니다.
남부끄러워서 주변 사람들한테는 하소연도 못하겠네요.
제목 그대로에요.
오늘 남친이 무슨 종이 쪼가리를 주길래 뭔가 봤더니
예비 시어머니와 시이모가 정해준 혼수 리스트였습니다.
옆에 삼*, L* 등 브랜드까지 전부 써있었구요.
냉장고랑 에어컨 등 몇 개에는 모델명까지 써있네요.
남친이 저보다 월급이 10~15만원 정도 더 많고
여러모로 그렇게 꿀리는 입장도 아닙니다.
집도 1억 3천 전세인데 남친이 모은 돈 5천 + 저희 집에서 해준 돈 5천 + 대출 3천이라
똑같이 해가고 대출금 같이 갚아야 할 상황이구요.
그런데 혼수는 제가 전부 담당합니다.
그래서 일부러 혼수 좀 아끼고 아껴서 해가려고 했어요.
어차피 얘기 들어보니 나중에 애기 생기면 가구 다 망가지고 그런다고
그렇게 좋은 거 할 필요 없다고 하길래 가구 수준 낮추고 가전에 신경쓰려고 했어요.
근데 혼수 해오라고 저렇게 온갖 이름높은 브랜드들로만 리스트를 써주다니요.
원래 혼수는 여자가 알아서 해오는 거 아닌가요?
만약에 제가 저대로 안해가면 해가고도 뒷말 나올 거 분명한데
지금 이게 결혼 전부터 무슨 무례함인지 저로써는 이해가 안가네요.
알아서 해갈건데 저렇게 다 정해서 리스트 보내주니 제가 돈줄된 기분이네요.
거기다가 집값 똑같이 한 상황이고 제가 혼수까지 책임지는 상황이니
예단은 안하기로 일찍이 전부 말 맞춘 상황입니다.
근데 혼수 리스트에 김치냉장고랑 에어컨이 1개씩 더 있어서 이건 뭐냐고 했더니
예비 시댁꺼 바꿔달란 거래요.
생각해보니 예단 아예 안하는 건 아니라면서 대신 김치냉장고, 에어컨.만. 바꿔달라고.
남친한테 이게 지금 무슨 예의없는 짓이냐고 했더니 이해를 못합니다.
어차피 같이 살면서 쓸건데 같이 결정하는 게 뭐가 나쁜 거냐고 하네요.
이게 같이 결정한건가요?
자기들이 결정해서 통보한거지.
그리고 남친이 결정한 것도 아니고 모델명까지 써있는 거 보니까
이미 시어머니, 시이모 될 분들이 돌아다니면서 다 보고 결정해서
저한테 이대로 사라고 통보하는 거잖아요?
그러면서 어련히 어른들이 다 써보고 좋은 거 결정해준 거 아니겠냐고
도리어 이런 쪽은 잘 알지도 못하니 잘된 거 아니냐면서 제가 예민하대요.
별 것도 아닌 걸로 문제 일으킨다고.
해가도 당연한 거라고 여길거고
안해가면 뒷말 들을 게 뻔한 이 상황을
지금 제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솔직히 남친한테도 많이 실망했습니다.
지금까지 저한테 저런식으로 대놓고 제 탓 한 건 처음이기도 해서 충격이고
또 그 문제가 제가 잘못한 게 아닌 문제라서 더 실망감이 크네요.
(+추가)
음.. 댓글보다가 추가합니다
일단 저는 외모몸매 평균, 능력연봉 평균이상인 사지멀쩡한 결혼적령기 여자구요.
엄마께서도 리스트랍시고 보내준 거 보여드렸더니 할 말이 없다시네요.
혼수를 제가 부담한 게 밑에 썼지만
가구는 나중에 살면서 바꿀 생각하고 있고
가전은 정말 꼭 필요한 세탁기,냉장고,밥솥 등의 가전만 생각해서
1000만원 전후로 봐서 그냥 제가 부담한다고 했어요.
예단으로 하라는 김치냉장고, 에어컨은 절대 할 생각이 없구요.
혼수도 반반 하자고 카톡으로 남친한테 이미 4시쯤 보냈는데
카톡 확인은 했는데 답이 없고 전화를 안받아요.
그래서 이렇게 글 쓰게 된거구요..
밑에도 썼지만
이대로 해가도 당.연.하.다. 여기실 테고
이대로 안해가면 밉보일 게 뻔한 상태이고
남친이 이런 태도로 나온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결혼을 앞두고 갑자기 이런 식이니 정말 황당하고 오버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지난 1년 8개월 연애기간동안 제 앞에서 좋은 사람인 척 쇼한 거였나 싶은 생각까지 듭니다.
남친 본모습도 봤고
이미 예비 시댁 입장에서 밉보일 거리까지 생긴 거
극단적으로 갈 경우 진지하게 파혼까지 고려중이에요.
엄마도 딱 봐도 너 결혼하면 고생할 게 보인다고 하셔서 다시 생각하고 있어요.
파혼까지는 심한걸까 생각도 들지만..
갑자기 자신이 없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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