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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결시친 레전드] 아픈 장인만 챙긴다고 투정부리는 남보다 못한 남편 썰

by 이야기NOW 2020.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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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저의 대화입니다. 저희에게 무슨 문제인지 좀 알려주세요~

안녕하세요. 결혼한지 1년 정도된 신혼입니다. 정말 긴 글인데...저희가 뭐가 문제인지 도대체 누구 잘못인지 알 길이 없어 여기에 글을 올립니다. 저는 이혼하고 싶은 생각도 많이 듭니다. 바쁘시겠지만 보시고 댓글 좀 꼭 달아주세요~ 저희 남편도 보여줄 겁니다.

저의 아버지께서 환갑이 안된 나이에 치매를 앓으십니다. 조기 치매는 진행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더니 아버지는 하루가 다르게 병환이 악화되어 지금은 식사도 못하시고 거동도 못하십니다. 몸이 많이 쇠약해져 합병증이 생겼고 그래서 결국 대학병원에 입원을 했습니다.
신랑에게 아빠가 병원에 입원을 했으니 한번 가봐야겠다 말을 했습니다.(이번이 세번째 입원입니다) 참고로 저희는 서울에 살고 저의 친정은 대구 입니다. 신랑이 다녀오라고 해서 회사에 휴가를 내고 지난 주 수요일에 집에 내려왔습니다.
저녁에 갑자기 병원에서 전화가 왔고 아빠가 지금 위독하니 빨리 병원으로 오라고 했습니다.
아버지께서 갑자기 기도가 막혀 숨을 못쉬었고 다행히 심폐소생술로 심장을 뛰게 했지만 의식은 없는
상태였고 심장이 안뛰는 시간이 좀 오래되어 오랫동안 뇌에 산소 공급이 안된채 있었기 때문에 뇌 손상이
클 거라 주치의가 말해줬습니다.
너무 깜짝 놀랐고 아버지께서 돌아가시면 어쩌나 정말 걱정이 됐습니다. 아버지는 그 날부터 중환자실에
누워계셨고 가끔 발작만 일으킬 뿐 의식은 전혀 없는 상태였습니다. 병원에선 아버지께서 어떻게 될지 모르니 일단 그 날 밤은 병원에 있으라 했고 저희 가족은 중환자실 앞 쇼파에 밤새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침(목요일)에 전화를 걸어 남편에게 아버지의 상태를 얘기했고, 일가 친척들에게도 아빠의 상태를 전화로 알렸습니다.
친척들은 그 날 직장에 휴가를 내고 아버지를 보기 위해 모두 다녀갔습니다.
친척들도 다 와봤는데 남편은 안와보는게 좀 서운했지만, 남편도 직장을 가야 하고 주말이 있으니 토욜쯤 와보겠거니 생각을 했습니다. 전 날 밤새 병원에서 지키고 있던 터라 너무 피곤해서 그 날은 집에서 잠을 자느라 남편에게 연락을 많이 못했고 남편도 제가 잔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녁엔 아버지에게 못와본 사촌들이 전화가 와서 밤에 통화를 하느라 남편이 밤에 전화가 왔는데
못 받았습니다.
남편이 카톡이 와 있었습니다.

 


남편 : 야

남편 : 이 시간에 누구랑 그렇게 전활해?? (밤 11시)

남편: 넌 내가 집에 들어왔는지 관심도 없냐??

다음날 아침,(금요일)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출근 준비를 하냐고 물어보고 어제는 사촌이 전화가 와서 전화오는지 몰랐다, 끊고 전화를 하려고 했지만 잘거 같아 지금 하는 거다 라고 했습니다. 남편은 전날 밤 신입사원 환영회가 있다고 그 술자리에 간다고 했고 저도 알았다고 했습니다. 그것이 마지막 대화였고 그 후 남편이 저에게 전화를 했는데 제가 안받으니 저렇게 카톡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남편과 카톡입니다.

나: 내일 집에 몇 시에 올거야??

남편: 글쎄...

나: 그래도 아침 좀 일찍 와~~

남편: 내일 꼭 가야돼?? 일요일에 갈게

나: 왜??

남편: 너무 피곤해...

나: 그럼 오지마.

남편: 왜??

나: 피곤한데 뭐하러 와?? 오지마~~

남편: 지금 나 걱정해주는 거야??

나: .... 진심으로 장인어른이 걱정되고 그럼 와. 와야해서 오는 거면 안와도 돼

그리곤 전 그날(금요일) 하루종일 남편과 연락을 한번도 안했습니다. 저녁에 남편이 전화가 왔습니다.

남편: 내일 좀 올라와

나: 왜??

남편: 너랑 할 얘기도 있고, 일단 올라와.

나: 뭐?? 또 헤어지자고 할라고?? 오빠는 무슨 결혼이 장난이냐?? 툭하면 헤어지자고 하게??

남편: 너는 너밖에 생각을 안해...물론 장인어른 아픈건 알아...그래서 내려갔어도 너는 나를 챙겨야지.
뭐가 불만이 그렇게 많아갖고 하루 종일 전화 한통도 안하고 내가 전화를 걸어야 받고, 내가 밥을 먹었는지 어쩐지 관심도 없고... 너는 일단 결혼을 했기 때문에 장인 어른 챙기는 거도 중요하지만 니가 해야 할 일이 있어. 니가 그렇게 집 비우고 집에 내려가 있으면 나한테 미안해해야 하는데 너는 그런게 하나도 없어

나: 미안해해?? 아니 아버지가 아파서 그것도 중환자실에 입원해계셔서 지금 나는 돌아가시면 어쩌나 걱정이 되는데...거기다 대고 오빠는 오빠만 생각해야돼?? 오빠 언제 나한테 아버지 편찮으셔서 마음 아프겠다. 걱정마라~ 이렇게 위로 한마디 해줬어?? 하다 못해 울 엄마한테 전화해서...제가 내려가봐야 하는데...
회사에 휴가를 못내서...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전화라도 한 통 해봤어? 다른 사람들이 다 수근거려...
내 친구들도 문병을 와보는데 오빠만 안와보고 있어. 알아??

남편: 장인어른이 당장 돌아가셔?? 장인어른이 뭐 한두번 병원에 입원하는 거야?? 감기 걸려서 입원하고..뭐해서 입원하고...뻑하면 입원하잖아. 그때마다 쫓아다닐거야?? 니네 집이 가까운 거도 아니고...
둘 중에 한명만 내려가 있음 됐지. 둘 다 내려갈 필요 있어?? 그건 에너지 낭비야~~ 둘다 죽을래??

나: 아빠가 우리랑 같애?? 식사도 못하시는 분이야. 면역력이 굉장히 약해져 있어서 감기로도 돌아가실 수 있는 분이야. 지금~ 그러니깐 입원을 하는거지. 우리도 병원비 주면서 왜 입원을 시키는 건데...우리한텐 작은 병이 아빠한텐 굉장히 큰 병이니깐 그런거야. 지금껏 키워주셨는데...아빠 병원 입원할때 와보는 것도 못해?? 난 그보다 더 한 거도 할 수 있어. 살릴 수 있음 그보다 더 한 거도 할 수 있어.
오빠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봐. 아버님이 중환자실에 입원했는데 그럼 나도...아버님이 당장 돌아가시는 거도 아닌데...내가 꼭 가봐야 되냐고...그렇게 말하면 되는 거야?? 그럼 나도 그때되면 안가봐도 되는 거네...

남편: 야! 너랑 나랑 같냐?? 너는 우리 집에 가면 대접 받고 살잖아. 아버지는 너 오면 맨날 맛있는거 사주고 너만 챙기고 안해?? 너는 그렇게 대접을 받아도 불만만 많아. 넌 고마워할 줄을 몰라~ 그렇게 싫으면 짐싸서 나가라고 내가 말했지?? 짐싸서 나가!! 안살아도 된다고...그리고 나는...내가 결혼을 해서 장인어른이랑 술을 한잔 마셔봤냐, 얘길 해봤냐, 뭔 정이 들어야지...니네 집 가면 우울하기만 하고, 처가집 가면 나도 우울해져. 즐겁지가 않아~ 나도 사람인데...주변에 보고 듣는게 있고 나도 비교를 하게 될거 아니야. 내 입장은 생각안해?? 오히려 이런 상황이면 니가 미안해해야 하는 거야. 근데 너는 너무 당당해~

나: 물론 나도 이런 상황에 대해선 미안하게 생각해. 근데...오빠가 몰랐던 거도 아니잖아. 내가 연애할때 뭐라고 했어?? 싫으면 헤어져도 된다고 했지?? 오빠 그때는 다 이해한다고 했었어. 이럴 줄 몰랐어?? 그리고 부모님은 언젠간 돌아가시기 마련이야...다만 난 그게 좀 빨리 온 거 뿐이야~ 그냥 그렇게 생각해주면 안돼?? 오빠한테는 그럴지 몰라도 우리 아버지는...나한텐...정말...우리 아빠가 나한테 어떻게 했는데??
나는 지금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너무 답답해...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돌아가시기 전에 조금이라도
아빠 얼굴 자주 보고, 아빠가 듣든 안듣든 얘기도 하고 그러고 싶은데...난 솔직히 집에 내려가는 거도 되게 눈치가 보여. 오빠는 매번 그렇게 내려갈거냐고 하고...집에 한번 오면...자꾸 올라가자고 하고...

남편: 내가 가지 말라고 햇냐?? 가~ 가라고...근데...그건 알아야 한다고...일단 너는 결혼을 했고 부모 모단 우리가 먼저야...너하고 내가 우선이고 그 다음이 부모야. 니가 내려가 있어도 니가 해야 하는 일은 잊어선 안되는 거야. 그리고 니가 오랜 시간 이렇게 집을 비우는 거도 난 솔직히 내 주변 사람들 보이는 거도 생각을 안할 수가 없어. 결혼한지 얼마 안된 여자가 친정일 때문에 이렇게 집을 비우면 하다못해 우리 부모님은 어떻게 생각하겠냐고?? 내가 안와봐서 니 주변에서 뭐라고 한다고?? 내 주변에선 아무 말이 없는 줄 알아?? 내 주변 사람들도 니가 뭐가 아쉬워서 너랑 사냐고 하는 사람도 있어. 내 주변사람들은 아무 생각이 없냐? 왜 주변 사람들은 그럼 나한테 내려가란 소리도 안하는 건데??

나: 내가 주구장창 집에 가자는게 아니라 주말에 잠깐 갔다오면 되는 거잖아. 요새는 KTX타면 하루만에도 갔다올 수 있어. 최소한 한 달에 한번이라도 가보자는 거야. 난 아빠가 입원해계시는데도 한달에 한번도 못가보잖아.

남편: 우리가 한 달에 한번 안갔냐?? 우리 이래저래 행사로 따지면 한 달에 한번은 갔다왔어~

나: 그건 아빠를 보러 간게 아니라 엄마 생신 땜에 간거잖아~~ 오빠가 먼저 아빠 상태는 어떤지 한번 보러가자고 해본적 있어??

남편: 내가 집에서 노냐?? 나도 피곤하다고~~ 주말에 니네집 갔다오면 주말이 없어져버려~ 나도 쉬고 싶다고~~

더이상 대화하기가 싫어 여기서 멈췄습니다.
이 대화 후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남편에게 너무 섭섭했습니다. 제가 이상한 건지 남편이 이상한 건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좀 더 현명한 조언을 듣고자 글을 올리니 제발 답변 좀 부탁드립니다.

추가) 댓글을 읽어봤습니다. 왜 남편에게 붙어 사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이혼이 그리 쉬운 결정도 아니고 지금 이런 상황에 제가 이혼까지 한다고 하면...가뜩이나 힘들어하시는 엄마에게 짐 하나 더 얹어주는 거 같아 참고 있습니다. 저희 친정 엄마도 대충 느끼시는게 있는지 저에게
" 입장을 바꿔놓고 니가 시집을 갔는데 상황이 이러면 너도 짜증이 안나겠냐...걔한테 바라는건 우리 욕심이다...처가집 오면 내가 챙겨주고 해야 되는데...그러지도 못하니 걔라고 좋겠냐?? 집 신경쓰지 말고 니네만 행복하게 살아, 그게 나 도와주는 거야"
이렇게 말씀하셔서 저도 참고 있는 겁니다.

또 하나, 남편은 직장 동료, 친구들 사이에선 굉장히 좋게 평가가 됩니다. 인성에 문제가 있다면 주변 사람들도 싫어할텐데 그런게 아니어서, 이런 상황에 저 사람처럼 말하는 것이 맞고 내가 틀린 건가? 1년을 함께 살다보니 저도 햇갈리게 되어 여기에 글을 올린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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