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8년차.
스물셋 어린나이에 결혼해서
그리 늙지도 않은 시어머니 시누에게 결혼하면서 부터 받은 스트레스 시집살이 아닌시집살이..
가운데서 쉴드 못치고 그저 우리누나. 우리엄마 하는 신랑덕에 .. 아이가 잠들면 혼자 크게 음악을 듣는게 내 스트레스를 푸는 유일한 일이었고 낙이었다.
남편은 은근 가부장적인 면이 없지 않아있고
여자는 시댁에 잘해야하며 나이어린사람은 자기보다 연장자에게는 무슨일이건 이해해줘야하고
된다면 맞벌이도 하며 육아도 완벽해야하는 그런남자.
결혼전엔 정말 아예 몰랐고.. 신혼때도 크게 못느끼다가..
점점 드러나기 시작하더라..
시아버지와 시어머니는 이혼.
형제중 둘째였던 시아버지는 시큰집으로 명절을 새러가고 거기에 가서 내가 일하는게 당연시 되었다.
남편도 자기도 매년갔다며 우기며 가서 일해야 한다더니.. 왠걸.. 결혼 이후 첫명절에 갔더니..
"ㅇㅇ아~이게 얼마만에 명절에 보는거냐.. 너 군대간이후로는 처음이지?(당시 남편 28세)"
어처구니 기가 찼지만 시큰집 어른들 좋으신분들이었고 딱히 불만 없었다.
시어머니는 남편과 결혼할때즈음 다른분과 동거 .
혼인신고를 한지는 모르겠고 너의 시댁은 여기다 라고 생각하는분..
시큰집에 들렀다가 명절 오후면 시어머니께 들렀고..
걸어서 10분거리 옆 아파트에 친정이지만 출가외인이 어디 친정에 갈생각을 하느냐. 친정식구들과도 발길을 줄이는 거란다.
병신같은 남편은 구경.
그래서 명절에 단한번도 친정에 가본적이 없다.
명절이 끝나고 그냥 어차피 가깝기에 나혼자 아이들 데리고 들렀을뿐이고.
남편이 가지않는것에 내가 매우 기분나빠했고..남편은 돈으로 때운답시고 그럼 장모님께 100만드리라 길래 ..
그걸로 쇼부쳤다. 얼마나 잘나신 사위도 아니고 내 부모 나만 효도 하면 그만이니까.
시어미 아시고 팔팔뛰었지만 남편이 그럼 처갓집간다했더니 그건또 안된다며 잡고.. 그이후로 꾸준히 돈주는것도 어떻게든 안된다며 남편설득하지만 ㅡ.
그건 남편도 굳건해서 매해 남편이 먼저 챙겨준다
처음에는 울기도 많이 울었다.
같이 사는 동거남이 시아버지 행세하며 며느리 며느리 하다가 허구한날 술마시고 술권하고 ..
자기 기분나쁘면 훈계하고..
덩달아 신랑보다 한살 많은 시누까지 합세..
시아버지 버젓히 살아계시는데 그 동거남에게 아빠아빠 하는거보면.. 콩가루도 이런 콩가루가 없다.
본인은 손윗 시누이니 형님 형님 하며 깍듯히 모셔야하고 어른을 대하는 마음으로 해야한단다.
하는행실을 보면 기가 차는데 차분하고 근엄 (?)과는 거리가멀고 .. 자기 기분대로 뻑하면 남편에게
야이 ㅁㅊ새ㄲ야.. 너 정신병ㅈ냐? 미ㅊㄴ 또라이 이런말들 서슴없이 하고 시어머니도 마찬가지.
딱 전형적인 옛날 시골할매들같은 스타일이랄까..
남들보다 덩치가 커서 4.2키로에 태어난 아들..
자연분만이라 회음부 꿰매고 거의 앉아못했는데..
시어머니 시누 병문안와서는 바닥에 앉으란다.
어른이니 우리가 침대 앉고 넌 바닥앉으라고..
당시에 아예앉지도 못해 옆으로 팔 괴고 누워서 남편이 밥떠주면 먹고있는 상태에서말이다..
당연 회음부 방석도 없었고.. 마침 남편은 잠시 나갔었고..
너무 아파서 인상을 찌푸리니 표정이 그렇다며 둘이 돌아가며 연설을 하고 가버렸다.. 어찌나 울었던지..
결국 덧나서 한참을 고생했다.
아이가 태어난뒤 백일지난뒤로는 일주일중 4일은 시댁에 가있는 일이 다반사다.
아이가 5살. 올해 초 까지도 말이다.
남편은 내앞에선. 시어머니편.
시어머니 앞에선 내편을 들어서..
꼭 나랑도 싸우고 시어머니랑도 싸우고..
그걸 다시 나한테 와서 그 이야기 해서 시어미랑 싸웠다 너때문이다 란 뉘앙스로 이야기한다.
쯧. 멍청하고 미련한것도 이정도면 상줘야하지않나..
여튼 이런 비슷한
시어머니 시누의 갑질 이야기들은 여기저기 판에 많듯..
나도 크게 다를바 없었고..
친정엄마 속상할까봐 말도 못꺼내고 혼자 벙어리 냉가슴앓듯 그렇게..
그러다 그 꼴통 시누가 작년초.. 결혼을 했다.
술먹으면 개. 쌍욕 기본이고 자기가 실수해도 염치엾어하면서 숨어버리지..
사과하는법도 없이 어물쩡 넘어가버린다.
그저 나이에 비해 여기저기 고쳐놔서 나쁘진 않았고 나이좀 있는 남자가 덥썩 물었다..
시어머니는 신이났다.
작년 추석.. 시큰집갔다가 아침에 제사 드리고 바로 시어머니집 넘어와있는데 얘는 언제 오냐며 전화를 자꾸만 거는 시어머니.
저녁이 되도 연락없던 시누가 전화가 왔다.
고모부 (시누의 남편.호칭을 잘 모르고 ..
뭐라 불러야하는지 물어보니 다들모르고.. 그래서 그냥 고모뷰러고 부르란다)
집안이 제사 많고 장손에 뭐 그런집안이라고..
일도 많은데다가 며느리라곤 딱 하나 시누뿐이라
명절 당일이 지나가도 친척어른들이 많이 계속 오셔서 갈수가 없다는것.
시어머니는 난리난리.
어디 그래도 친정을 안보내냐 너는 귀한집자식 아니라니 어쩌고 저쩌고
내가 앞에 있는데 말도 잘한다.
그냥 빤히 바라보았다.. 어찌나 꼬시던지 ..
비집고 나오는 웃음을 참기가 힘들어서 방으로 들어가 숨죽여 웃고 나왔더랬다.
결국 추석 명절이 다 지나도록 시누는 오지 못했고 올해 설날도 마찬가지였다
작년추석 이후.
남편과 아이데리고 시어머니집에 가면..
궁시렁대며 잘 오지도 못한다며 애가 탔는데.
그때 여자는 결혼하면 출가외인인데 어딜 올생각을해요
어머니가 말씀하신거고 형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
딸이결혼하고 본인이 겪어보니 마음이 달라지나봐요
아.. 똥싸러 갈때마음 나올때 마음 다르다더니..
사람은 참 간사한것 같아요 ㅡ 라고 생각만 하고 있던 말이 터져버렸다.
시어머니 얼굴 빨개지고 남편은 서둘러 집에 가자하고..
아 십년묵은 체증이 가라앉는것 같은 그런기분?
그때부터였던듯 하다.
시어머니는 남편에게 너무 자주 오지 않아도 된다며 넌지시 자꾸 이야기를 했고
남편도 은근슬쩍 내생각 해주는척 가지말자고 하더라.
왜그러냐며 아이가 할머니 보고싶어하니 더 가자하고..
두달정도는 친정도 못가고 일주일 내내 다녔다.
시어머니는 뭐라 말도 못하고..
그 사이 시누가 한번 오려고 전화온거 내가 받아서는
여자가 시집가서 어디 친정올 생각하냐고 ..
형님 그 나이 되도록 음식도 잘못하고 소질도 없는데 시댁가셔서 많이 배우시라고 ㅡ 제사도 많으면 많이 도와드리고 해야할거같다 했더니 씩씩대다가 전화를 끊고는
.
둘이 애가 타는게 보이더라
아 얼마나 꼬시던지..ㅋㅋ
남편도 안절부절..
어느날은 너 일부러 누나 못오게 그러냐고 화내듯 이야기하길래 ..
무슨말이냐고 아이가 할머니 보고싶어해서 가는거지
그리고 당신도 그간 꾸준히 봤으니 잘 알지않냐고
여자는 출가외인. 어디 친정에 자주오려하냐고 그건 그집안의 신념같은거 아니냐 했더니..
에이!!하더니 나가버리더라..
그렇게 결혼하고 거의 못오고.. 작년 추석부터 두세달 정도는 아예집도 못오고..
그리고 올해 초.
설날에 선포하고 왔아.
앞으로 명절에 남편만 올거고 아이도 올일없고 저도 안오겠다고.
시어머니 얼굴이 울그락 푸르락. 남편도 벙져서 나만 바라보고..
그래도 그건 아니라며 남편이 먼저 이야기 하기에..
그러냐고 ..그럼 어머니 같이 사시겠냐 했다.
아저씨 (동거남)까지 잘 모시고 살라니까 같이 살자고.
출가외인은 시어른 모시며 사는거 아니겠냐 했더니
아니다며 같이사는건 불편하고 자기는 자기식규 아니면 불편해서 못산다고.. 거절..
그럼 나는 안오겠다했더니만 집안교육이 어쩌고 궁시렁대는거 등돌리고 집에 왔다
이후 둘째 낳았는데 보러 오시지도 않으시고..
시누 애 낳았다길래 친언니한테 같이가자해서 가서는..
똑같이 바닥에 앉혔다..
친언니가 나이가 시누보다 더 많으니까..
시누는 회음부 방석있어서 거기에 앉긴했는데..
그래도 힘든지 비스듬히 앉았길래
형님 반듯히 앉으세요 . 윗사람계신데 예의아니에요 ㅡ 하고는 반듯히 세워앉힘.
나중에 시어머니가 남편한테 ㅈㄹㅈㄹ 전화왔는데 ㅡ
남편이 저도 그때 그래서 얼마나 고생한줄아냐며 뭐라하고 나한테도 뭐라하지만
근데 기분 너무 좋은걸 어째..
결혼 내내 이날만 기다렸는데..
이렇게 좋을줄이야
올해 초 이후 시어머니 댁 아예안가고 있고 ..
남편도 처음엔 불만스러워 하더니..
그간 싸우기도 엄청싸우고..
둘째 딸낳고 나니.. 지도 느끼는건지..
이후로는 자꾸만 미안하단다..
앞으로도 오래오래 안보고 살았으면 싶다..
(+후기)
글올린것도 잊고 있다가..
응?꼭 내마음같네 하며 제목클릭..
아 ..제가 올렸었네요..ㅎㅎ
새벽에 맥주 몇캔하고 올리고는 잊었나 봅니다...ㅎ
댓글들 잘 봤어요..
멍청하게 이혼도 안하고 그러고 있네..
갑자기 그런다고 시누랑 시어매가따르냐 등등..
글을 쓰자면 길어질것 같아 그냥 적당히 줄이고
최근 통쾌한 일로 쓰니.. 그렇게 더 보여진듯 하네요
한 삼년..정도는 네네 하고 눈물바람에 살다가..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었죠..
이혼이란게 생각보다 쉽게 일사천리로 생각먹고 딱딱 이루어지는게 아니더라구요 .
아이태어나고 얼마있다가 이혼요구하고.
법원가서 신청하니 아이가 있어서 3개월간 유예기간같은게 있더라구요..
그 3개월동안 차 많이 생각했던 것 같네요.
아이도 점점 더 사람다워 (??)지고.. 배밀이하고 뒤집고 하니... 그래도 아이아빠가 필요하지 싶어지는거고..
남편도 내가 더 잘할게 하게되니..
최종 일자에 나가지않고.. 그냥 일종의 해프닝같은걸로.. 하지만 서로 좀 마음을 다지게 되는 그런 계기가 되었네요.
그뒤로 슬슬 말대답시작하고 ..
아이있는데 시누가 욕하면.. 형님!!하고 꽥 소리지르고 했습니다.
아 물론 처음엔 시누 시모..저더러 미쳤냐며..뭐라하는데 남편은 그냥 아무말없이 있으니.. 넌 무슨말좀 해보라며 얘가 지금이게 경우냐고 그러고..
저는 미친척 하고 집에 가버리거나 그랬거든요 ㅋㅋ
그렇게 하고나면 사과를 해라 호닥거리며 뛰어대고..
가서는.. 아 제가 요즘 기분이 왔다갔다 해요.. 이해해주세요 했었죠.. 나중엔 시어머니 진짜 스트레스 받아하시고 한숨쉬시고 ㅋㅋ
전그냥 미ㅊ여자 코스프레...
또 정상적으로 있다가..뭐 그랬어요 ㅡ
그러고 시누결혼하고 터트리고..
시누 앉으라 시켰을때도 .. 처음엔 멀뚱이 바라보고 몇번얘기하니
일어서기까지 했는데 진짜 죽일듯이 저랑 언니 바라보고 서있더라구요.. ㅎ 계속 뭐하냐고 형님도 저한테 그러셨는데 기억안나나며 이야기하니 똥씹은얼굴로 앉긴했는데 말한마디도 안하고 갈때도 그냥 딴데만 쳐다보고 가건말건 잘가라는 말한마디 없었다죠.
아주버님 (호칭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은 출근. 시어머니는 일주일에 꼭꼭 절에 가는날이 있는데 절대 무슨일이있어도 빠지지 않아서 그날 딱 맞춰 갔거든요.
이건 진짜 ..겪고나서.. 저게 결혼하고 애낳음 내가 머리를 짓눌러서라도 복수한다고 생각한거였기에..
아..지금생각해도 너무 좋습니다..ㅋㅋ
시누가 간간히 판하는거 알고 있는데 (예전부터 가끔 판에셔 본 얘기들을 하더라구요) ..
이글도 꼭 봤으면 좋겠네요 ㅋㅋ
착한게 능사는 아니에요..
할말은 하고 살아야하고..받은건 되갚아주어야..
응어리없이 살수있는것 같네요.
저는 7년만에 이루었지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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