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9살 여자에요 전문대 졸업하자마자 취업해서
한달에 100만원씩 저축하고 여윳돈있으면 또저금하고
그렇게 열심히 모아서 4년쯤전에 부모님돈 합해서 7천5백주고 재개발예정인 집을 샀는데
한창 1억넘게 집값오를때 팔아서 4~5천정도 이득을봤어요
그렇게 7년동안 저축하고 투자도해보고 알뜰하게 모아보니
지금 제 통장에는 2억정도의 돈이있습니다.
그리고 저한테는 돈뿐만 아니라 거지근성 남친도 하나있습니다.
지금 헤어지자고 말했으니 전남친이네요
20살부터 9년동안 사귄놈이에요
군대에있을땐 저한테 참 잘했는데 제대하자마자
술에 나이트에 여자에 제 속을 썩였어요
그놈에 정이뭔지 헤어지자 해놓고도 울면서 비는 남자친구를 용서해준게 5번...
지금 지칠대로 지쳤어요.
남자친구 가족은 여동생 둘에 어머님한분 계세요
아버님이랑은 오래전에 이혼하셨데요.한번도 뵌적이없어요
여동생 둘은 한명은 대학생 한명은 취업준비생인데
등록금도 집안 생활비도 다 남친이 대주고 있었고
큰동생은 취직할생각이 없어보이더라구요 26살인데..
남친벌이는 저에 비해서 좋은편이에요 세금떼고 390정도 받고 저는 200정도 법니다.
남자친구는 자기월급에 엄청 자부심갖고 있는데
정작 집안생활비 자기 카드값, 동생두명 용돈,집세(남친가족 4식구 월세살아요),차 할부금 등등하면 남는게없어요.
그래서 모아놓은돈이 한푼도없어요.
저희집도 부자는 아니지만 전세살고 노후준비 다 해놓으셨고
저희아빠가 국가유공자셔서 나라에서 적지만 다달이 돈도 나오고 있구요.
어제 이런저런 결혼준비 얘기를 하다가 집얘기가 나왔는데
남자친구가 처음에는 자기집에 들어가 몇년만 살고 돈모아서 나오자고 하더라구요.
남친집은 작은방2개(한방은 어머님쓰시고 다른방은 동생둘이 쓰고있어요)
거실처럼 생긴 문없는 방?이 하나 있는데
여기에 문처럼 열고닫을수 있는걸 달면된다네요
그방에 에어컨,컴퓨터, 옷장 다있어서 온가족이 들락날락..
말이 방이지 남자친구는 쇼파에서 잠만자지 그냥 거실이에요.
에이~~싫어~~집구해야지~ 난 우리둘이 살고싶은데..
-그럼 방 3개정도있는 집을 하나 구할까? 1억5천정도면 구하겠지?
그쯤하겠지? 자기돈얼마나있는데?(없는거 알지만 물어봤어요)
-나? 없지
그럼집은 어떻게구하게?
-너 모아놓은돈 있잖아 일단 그걸로 구하고 너월급으로 생활비 쓰고
내월급 다 모아서 더 큰집으로 가자
이러더라구요.
남자친구도 제가 모아놓은돈 많은거 알아요
결혼하기전에 남자친구가 월급이랑 통장오픈 하자고해서 했거든요.
그때 남친돈이 다 집생활비로 들어가느라 모아놓은돈이 없는것도 알게됐구요.
어짜피 남친 모아둔돈 없는거 알았고 제돈 2억은 저 시집갈때 쓰고
일부는 부모님 드릴생각이었기 때문에 괜찮았어요.
근데 두명사는집 방3개나 필요한가? 싶어서
그럼 20평안쪽으로 방두개짜리 전세구해서 하나는 옷방쓰고
남는돈 우리부모님 드릴래~ 했더니 대뜸 하는말이
-그럼 우리엄마는??
어?
-우리엄마는 어떻게해?
어머님 왜?
했더니 정색하면서 이기적이라고 하더라구요.
-나는 방3개짜리 구해서 엄마 모시고살고싶어. 우리엄마도 좋대
난 그건 싫은데; 그냥 어머니는 동생들이랑 살라고 하고 우리둘이 살자.
-너 집구하고 남는돈 다 너네부모님 드린다며 그럼 우리엄마는 어떻게해?
뭘 어떻게해~ 그럼 남는돈 자기어머니 드려야해?
-그럼 우리엄마도 너 더 좋게보지 않을까?
싫어 우리엄마줄거야 노후자금으로
-우리엄마도 노후자금 없는데
어머니 노후자금을 왜 나한테서 찾아?ㅋㅋ
-그럼 나도 우리엄마 돈 드릴래
자기 모아놓은돈 있으면 자기도 결혼하고 남는돈 어머니드려.
우린 집만 있으면 처음부터 다시 모아도 되니까
-나 모아놓은거 없잖아;;
그럼 못드리는거지 뭐ㅋㅋ
황당해서 화도안나고 웃음만 나더라구요
이새끼뭐지? 하는 생각도 들고 집사고 남는돈 지네엄마 줬으면 싶었는데
직접적으로 말은 못꺼내고 우리엄마는 어쩌지? 계속 이말만 하는데 한대 때리고 싶었어요.
얘가 하고자 하는 말이 뭔지 답답해서
제가 그냥 집사고 남는돈 너네엄마 주라는거냐고 얘기꺼냈어요.
그럼 뭐 어쩌자고 집 사고 남은돈 어머니 드리자는거야?
-아니 난 그럴생각 없었지. 근데 자기가 큰집말고 작은집으로 구하자며..
응 둘이사는데 방 3개까지는 필요없을것같아서
자기가그랬잖아 일단 내돈으로 구하고 자기랑 돈 모아서 더큰집 가자고
-난 엄마 모시고 사는줄 알았지..
그건 내가 싫어 미안..대신 어머님집 가까운곳에 집 구하고 자주 찾아가자~
-그럼 집사고 남는 돈은?
우리엄마 드릴거라니깐?
-우리엄마도 노후자금 있어야 하잖아
어머니 노후자금을 왜 내돈으로 하려구해?
난 방 두개짜리 구하고 남는돈 우리집 줄거야.
예전부터 이럴 생각이었고.
-그럼 반반씩 드리면 되지
싫어
-생각도 안해보고 싫다고 그러냐?
남는돈 우리엄마 드리는게 오래전부터 내 생각이었어
-큰집구해서 우리엄마랑 셋이 살던가
작은집 구해서 둘이 살거면 우리엄마도 노후자금을 조금 주던가하자
이러는데 속터져서 미치겠더라구요.
계속 똑같은말로 30분정도 싸우다가 말이 안통하길래
일단 집에가서 생각해보겠다고 하고 집에왔는데
이건 아니잖아요 다른분들이 보시기에도?
집와서 샤워하고 나오니까 카톡하나가 와있더라구요
-엄마가 너가 싫으면 같이사는건 엄마쪽에서 양보하시겠데
대신 2천만원정도만 엄마 드리자
엄마도 우리가 2천쯤 드릴거라고 하니까 서운하기는 해도 좋아하시는것같애
좋게좋게 넘어가자~ 나도 자기부모님한테 효도 많이할게♥
카톡 보고 잠깐 생각하다가 잠들기전에 카톡하나 보내줬습니다.
나 자기랑 결혼 못하겠다 셀프효도해. 잘지내 안녕.
읽는거 확인하고 차단했어요.
전화오길래 전원도 껐어요.
집으로도 12시넘게 전화가 오길래 엄마가 무슨일이냐고 물으셔서
아무일 아니라고 하고 제 폰으로 착신전환 해놨어요.
오늘 아침에 출근하려고 나오니 집앞에서 갑자기 왜그러냐며 잡는 놈한테
우리 결혼 다시 생각해보자고 했어요.
너랑 결혼할 마음이 사라졌다고 뿌리치고 출근했어요.
지금 출근했는지 어쨌는지 회사앞에서 잠깐 만나자고 메신저로 난리길래 삭제해버렸어요.
어머님한테도 전화와서 받으니 자기한테 그깟 돈좀 주는게 그렇게도 싫냐며 난리에요.
저보고 나쁜년이래요.
제가 나쁜년인가요?
다른분들 보시기에도 제가 나쁜년 같으면 저는 제 부모 생각밖에 못하는 나쁜년 맞나봐요.
29살에 9년사귄 남자랑 헤어지니까 기분이 이상하네요
.저 이남자 말고 다른 좋은남자 만나 결혼은 할수있을까요?
싱숭생숭 하네요.
(+후기)
원래 후기같은거 쓸 생각 없었는데 많은분들이 궁금해 하시는것 같아서 후기라고 할것도 없지만 올려요ㅎㅎ
요 며칠동안 남자친구가 끈질기게 따라다니고 무릎꿇고 사과하고
잘못했다고 비는데 그놈에 정이뭔지 안쓰럽기도 하고 불쌍하기는 개뿔 깨끗하게 헤어지고 왔어요.
혹시나 다시만날까 걱정하신분들 걱정안하셔도됩니다!
집때문에 그러는거지? 미안해 엄마도 내가 설득할게
결혼하면 내 월급도 다 자기가 관리해 나는 진짜 아무 욕심도 없어 자기랑 결혼해서 잘살고싶은게 다야 진짜야
어쩌구저쩌구 하는거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렸습니다.
제 반응이 시큰둥 하니까 그럼 여태까지 자기가 쓴거 다 내놓으라고 협박도 하고 안통하니까 다시 울면서 빌고
그모습을 보고있으니까 이새끼가 진짜 또라이였구나 9년동안 나 뭐한거지 싶더군요..
9년동안 자기가 나한테 썼던 돈을 배상하라고 하길래 얼마냐고 물으니 2천만원이래요
그놈에 2천만원.. 전생에 2천만원 못모으고 죽은 귀신이붙었나
너같은놈 붙잡고 보낸 내 9년은 돈으로 환산할수도없다.
난 내 20대가 아까워 미칠것같다
정 나한테 돈을 받아내고 싶으면 하나하나 영수증달아서 청구해라 더러워서 안띠어먹는다 다 줄게 하고
무시하고 붙잡는거 뿌리치고 집에 왔어요.
문자로도 그놈에 돈,돈 하며 왈왈대길래 그놈계좌로 카드빚 갚으라고 빌려준 500만원 찍혀있는 통장 찍어서
보내줬더니 답장없네요.
이것 말고도 그동안 빌려줬던 돈 통장에 그대로 증거남아있으니 계속 괴롭히고 따라다니면 진짜 다 받아낼 생각이에요.
돈 좋아하는 놈이니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것도 돈이겠지요
그리고 달아주신 댓글들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읽었어요.
월급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남친은 400벌고 저는 200밖에 못벌지만
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단 한번도 꿀린다고 생각해본적도 없어요.
저는 월급200 모두 저를 위해서 사용하는 돈이라 여태 모자른것 없이 잘 지내왔지만
남친 소비패턴을 보면 400버는거 전혀 부럽지않을 정도에요.
집에 온전히 주고 자기는 카드사용하고 돌려막고 돌려막고
하도 쪼들려 살아서 위에서도 말했지만.. 카드값 갚아준적도 몇번 있어요.
그렇게 무조건적으로 퍼줬더니 모두 제것인줄 착각한모양이에요.
저 그렇게 돈에 연연해하는 사람아니에요.
저도 사람인데 9년사귄 남자친구랑 헤어지는게 어떻게 그렇게 쉽겠어요. 그동안 많이 속 썩였지만 정도있고
평소에는 저한테 잘 해줬거든요.
완전체라고 하시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얘는 지 불리할때만 완전체가 되나봐요.
제가 헤어진 이유는 제가 집 다 해가서? 남자친구가 자기집에 2천 드리자고해서?
그것보다 제가 그만큼 양보했는데도 불구하고 고마움도 모르고 내가 당연한걸 해야 한다는듯이 뻔뻔한 태도에요.
9년동안 사귀었다고 제가 무조건적으로 희생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런 남자한테는
9년이 너무 아깝지만 인생공부 했다고 생각하려구요
여태 버려온 9년이 아까워서 앞으로 살아갈 90년을 버릴수는 없잖아요
지금 남자친구 어머님도 처음에는 욕 하시다가 지금은 아가 아가 하시면서 설득모드로 바뀌셨지만
결혼할생각 이제 없고 더이상 그집과 엮이고싶지 않으니 연락하시지 말아달라고 말씀드리고
수신거부 해놓고 등록되지않은 번호는 아예 받지않고 있어요
작은여동생이 모 사이트에 자기오빠를 꽃뱀에게 9년동안 이용당한 불쌍한 남자로,
저를 착한남자에게 9년동안 빌붙어 벗겨먹은 불여시로 만들어 욕을 써놓았길래 이 판 주소 댓글 달아주고
좋아요 눌러줬습니다.
한번 댓글 읽어보고 오빠좀 보여줬으면 좋겠네요.
저는 그냥 제돈으로 제 부모님께만 효도하는 이기적인여자가되렵니다ㅎㅎ
막상 이렇게 되니 홀가분하기도 하고 기분이 이상하네요ㅎㅎ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좋은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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