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판 잘 모릅니다.
제 얘기를 익명에 내 놓게 될줄도 몰랐고, 정신적 타격에 비해 제 일상은 온전해 보여야 하기 때문에 그저 터 놓고 싶었네요.
하고 싶은 말도 하면서, 이 시간을 잘 견뎌 보려고요.
저와 전남친은 둘다 30대 중반이고, 완벽한 사람들은 아니지만 서로를 보듬으며 1년 반 정도 연애했습니다.
내년 결혼 예정이었어서 결혼식장, 웨딩촬영 다 예약했었지만 현재는 모두 취소되고 헤어졌습니다.
예비 시어머니는 처음 뵙기 전 부터 감정이 좋지 않았네요.
(이제는 그 친구 어머니라고 하겠습니다)
옛 직장 동료의 친동생으로 처음 소개를 받고 연애를 시작할 때부터, 본인 아들에게 결혼 할거 아니면 빨리 헤어지라고 강요하더라고요.
또 얼마 안가서는 잘만나고 있는 와중에 저랑 헤어지고 공무원을 만나라고 실언도 하시고요.
그 당시에 속상했던 이유는, 왜 저를 만나기도 전인데 이유없이 사람을 미워하는지 였고, 둘째는 다 큰 성인 아들 인생을 진두지휘 하려는 모습이었어요.
결코 자식을 위한 게 아닐텐데, 과도해 보였습니다.
하도 저를 만나고 싶다고 하시길레 만난지 10개월 쯤에 예의를 갖춰서 나갔습니다.
다행히 전남친의 부모님께서 저를 좋아해 주셔서 혼담도 오고가고 그 뒤에는 걱정하는 마음이 사라졌어요.
솔직히 전남친은 순진하다 싶을 정도로 착한데 그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본인 자식들에게 물심양면 지원하시면서 어머니는 아끼고 악착같이 사셨더라고요.
어쩌면 살아가면서 자식들이 맞을 흙탕물을 대신 막아주시는 분이구나 싶어서 공경하게 되었고요.
처음 뵌 이후로, 전남친 통해서 반찬이나 요리도구 등도 보내주시며 저를 챙겨 주시기도 했고요.
제가 원치않는 선물을 일방적으로 전해주셔서 사실 마음은 편지 않았지만, 다 애정이 있어서 주시는 거라 여기며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그 뒤 이따금씩 만나뵙고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주시는 애정과는 달리 만날 때 대화는 사실 불편했습니다.
그의 아버지께서 제 안부를 물으면 저는 "일 잘되고 있어요"와 같이 답했는데, 어머니는 일 얘기를 못하게 하셨어요.
"돈 좀 번다고 그러지말고(?) 아끼면서 살아라" 이런식으로 말을 끊는 달까요.
파혼 이유도 어머니의 "돈" 얘기가 있네요.
전남친이 제 생일선물은 뭘 갖고 싶냐길레, 제 사업 확장 기념 겸, 생일선물과 같이 해서 태블릿 pc를 말했습니다.
가격은 용량에 따라 50만원에서 비싼건 90만원 입니다.
비싸지만 줄지 말지는 본인이 결정하면 될 일이라 저는 그저 필요한 걸 얘기했네요.
아들의 연애사를 캐 묻다가 태블릿 pc를 듣고 크게 역정을 내시더래요.
상황을 정확히 알아야 할 것 같아서 그 친구 카톡을 봤는데 어머니께서 제 험담을 신랄하게 하셨더라고요.
솔직히 너무 큰 충격이었습니다.
저를 부르는 명칭 자체가 이름이 아니라 "지가뭔데"와 같은 비하식이었고, "00이 먹여 살릴것도 아니면서 유세떤다"며, 결혼식 해야 되는데 그의 어머니 한복과 메이크업 업체를 제가 알아봐 주지 않아서 제가 꼴도 보기 싫다고도 되어있더라고요.
이게 말로만 듣던 며느리 도리인가 싶었고, 또 그렇게 서운하셨으면서 그동안 저를 어떻게 봤나 싶더라고요.
심적으로 힘들어서 제 부모님께서는 말씀 못드리고 형제들에게 상의를 했어요.
결혼한 언니의 경우에는 시집살이를 고되게 한 터라, 현재 고부간에 잘 지낸다고는 하나 받은 상처가 평생의 한이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알아서 잘 결정하겠지만 이 결혼 안했으면 좋겠다고 마음아파 했습니다.
일단 저는 말을 잘 못전한 전남친에게 "네 잘못"이라고 말했습니다.
어머니는 살아오고 생각하신대로 흙탕물을 튀긴 것이지만, 전남친이 굳이 안해도 될 말로 갈등을 초래한 것도 맞으니까요.
일이 터지고 그 다음날에도 재발방지 약속보다 어쩔줄 몰라 속수무책인 전남친의 태도에 "전의"를 상실해서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그 와중에 그의 어머니께선 문자로 "본의 아니게 미안"하다고 문자가 왔는데 그동안 저에게 하신 말씀이 모두 떠올라 "의도를 하신 것 같"고 저 역시 가족의 반대가 있어서 00이와 헤어지겠다고 답장했습니다.
그 뒤 전남친은 제 마음을 돌리기 위해 노력했고, 잠깐의 재회를 했습니다.
오래가진 못했네요,
저와 만나고 귀가하면 그의 어머니는 그 친구에게 소리 지른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른이 먼저 사과를 했으면 저도 직접 찾아뵙고 "죄송합니다"를 원하셨는데 제가 그렇게 하지 않아서 싫다며. "헤어지겠다고 했으면서 왜 다시 만나냐", "xx이(쓰니)랑 결혼하면 걔가 나중에 우리집 재산 다 빼돌릴 애다"등등으로 갖은 모욕을 줬습니다.
(이 말은 정말 황당합니다. 재산 노린적도 없고, 그 전에 도움 전혀 안 받고 저희끼리 자립해서 결혼 할 거라고 말씀 드렸거든요. 그리고 연봉도 제가 4~5배 많은데 그 돈이 탐날리가 있나요.)
만나고 있으면 계속 전화 하시고, 우린 서로 예민해 져서 할퀴는 말을 하다가 그만 멈추자고 얘기했어요.
헤어진 거 맞습니다. 다시 안만납니다.
다만, 그동안의 삶이 되돌아 봐 집니다.
살면서 누군가에게 상처주지 않으려 노력했고, 혹여 아프게 했으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시정하려고 나름 노력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왜 말같지도 않은 이유로 흠을 잡고, 갑질을 하고, 또한 그는 방관자일수 밖에 없었는지.
이유는 알지만 마음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아픕니다.
속이 상하는 걸 넘어 위액이 넘어 올것 처럼 신체적으로도 아픕니다.
불면증에 시달리지만 다음날 웃으면서 일하니 아무도 모르고요.
언젠간 지나갈 일인 걸 압니다. 잘 이겨 내기위해 넋두리 써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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