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0년차, 8살 남자아이 키우는 전업주부입니다.
남편과는 갈등없이 잘 지내왔고 지금도 변함없습니다.
늘 한가지 걸리는게 있었다면 가난한 시댁..?
많던 재산 다 날리고(보증, 배신, 사기등등으로)
노후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남편 하는 일이 잘 풀려 시댁에 도움 많이 줬었고
이 부분에 대해선 전혀 불만 없었습니다.
시부모님이 돈이 좀 없다는 거 빼고는
예의도 아시고 경우도 바르시고
10년동안 저에게 어떠한 잔소리도 한 적 없으셨기에
저또한 매번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도왔습니다.
문제는 몇달전에 터졌습니다.
기대하지도 않았던 곳에서 수억대 돈이 생긴 것인데요..
(정확히는 생길뻔 )
저나 남편이나 앞뒤 사정은 지금도 잘 몰라서 자세히 쓸 순 없습니다.
주말이였던 것 같습니다.
시어머니가 전화를 해
아버지가 못받은 돈을 받게 될 것 같다,
ㅇㅇ에 (시댁근처) 작은 아파트를 사줄테니까
너랑 ㅇㅇ(아이)만 이사를 하고
니 남편은 지금사는 집에서 출퇴근을 해라, 고 하셨습니다.
황당했습니다.
어디서 무슨 돈이 생긴다는 것이며
왜 하필 시댁근처 아파트를 사준다는 것이고
왜 갑자기 우리가 주말부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인지.
누굴 위해 그래야 하고 내가 왜 그래야 하는 것인지.
머리가 복잡했습니다.
남편이 다시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물었습니다.
자세하게는 말씀 안해주시고 그냥 그렇게 되었다며
이제 돈 받을거라고 기다리라고만 했답니다.
그리고 일주일쯤 지나 두분이 저희 집으로 오셨습니다(연락도 없이--)
어머니: 너랑 ㅇ(아이)만 일단 이사해라.
나 : 안돼요. 애 학교따라 이사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저희 지금 살고있는 집있는데 집이 왜 또 필요해요? 안가요.
어머니: 너 옆집으로 우리도 이사할거다. 내가 애도 봐주고 그럼 좋잖아
나 : 에이 어머니 안돼요. 애 다컸고 학교가는 학생인데
어머니: 내가 며느리 옆에 끼고 살고 싶다. 이제
나: 저는 안가요. 아파트 안사주셔도 되고 주말부부같은거 안해요. 애한테 아빠가 있어야죠. 왜 주말부부를 해요
어머니: 주말에 보면 되지. 뭐 맨날 봐야 하나
저: --;;; 어이가 없어서 쳐다만 봄
어머니: 내 말 들어라!
저: 아직 돈 한푼도 안받았고 그 돈이 언제 들어올지도 모르는데 왜들 벌써 그러세요?
어머니: 받는건 확실하다.
저; 아니 아직 못 받으셨잖아요. 이런일이 한두번도 아니고요.
아버지 어디서 돈 나온다 나온다 한게 여러번 있었지만 한번도 받은 적은 없잖아요.
남편이
아직 받지도 않은 돈가지고 이런 얘기하는게 웃기다고
돈 나오면 두분 맛있는거 사드시고 좋은곳 구경하시라고
우리 줄 필요없다고 강하게 나오니까
섭섭하다 서운하다 (왜 나한테만--)
한참 쏟아내시곤 내려가셨습니다.
그동안 며느리 고생시키기 싫다시며 집에도 잘 안오시고
늘 입버릇처럼 니들끼리 잘 살면 그만이라고
당신들 신경쓰지 말라고 하시더니
다 빈말이셨나봅니다.
돈이 생긴다고 하니 기죽을거 없다 싶으셨는지
며느리 강제로 주말부부 시켜서라도
꼭 자기 옆에 두고 싶다는 어머님..
저는 돈이 없는 시부모님을 무시한 적도 없고
미워한 적도 없습니다.
최선을 다해 도와드렸고 그것으로 뿌듯했습니다.
두분 노후 생각하며 아이도 하나만 낳기로 결심했던 거였구요.(물론 이 이유가 다는 아닙니다)
넌 무슨 말이 많냐며 어른이 우습냐며!
핏대세우던 그날의 어머님을 잊을수가 없어요.
그런 눈빛 처음 봤거든요.
결국 그 돈은 아버님 친구분이(동료) 몽땅 받아 튀었고
고소가 진행중입니다.
남편이나 저나 처음부터 받지 못할거라고 생각했었기에
충격이나 실망감 같은건 없습니다.
어머님은 큰 기대를 하셨었는지 몸져 누우셨고
입원까지 하셨습니다.
기가 푹 죽은채 뭐하러 오냐..너 고생이다 애데리고 라고
하시는 어머님이..전처럼 진정으로 걱정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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