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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결시친] 제 조건이 많이 힘든가요.. 장애인 동생(++추가)

by 이야기NOW 2020.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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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서른셋 여자이고 직업은.. 조금 특수한 쪽이라 밝히진 않을게요(가정 파탄내거나 남들 등골 빼먹는 이상한 직업 아니에요;; ^^ 예체능.. 미술 쪽이라 말할 수 있겠네요..)

이쪽 일한지 십년 됐고, 최근 연봉은 2억 정도입니다. 항상 통장에는 삼백만원 정도만 놔두고 다 저축하거나 주식투자합니다. 짠순이 생활한 지도 오래됐어요..

부모님께서는 프랜차이즈 까페 운영중이시구요
남동생 둘이 있는데 저랑 아홉살 차이나는 막내가 경증 장애인이에요.
둘째는 공무원입니다. 아버지는 사업, 어머니는 학원강사 하시다가 일 그만두시고 두분이 함께 카페 운영하셔요.
(어머니는 일 그만두신지 오래되셨어요. 막내 재활 데리고 다니시느라..)

막내는 아주 어릴때.. 아기 때 다쳐서 장애 등급을 받았어요.
독립 보행 가능하고 한쪽 손이 불편합니다.
겉보기엔 멀쩡해보이는데.. 아니 오히려 키 크고 잘생겨서 먼저 관심 보이는 여학생들도 많았어요.. 그런데 깊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눌한 게 티가 나지요. 남한테 해코지를 한다거나 그런 건 없구요. 한손이 불편하고, 다른 사람보다 꼼꼼하지 못한..?? 현재는 일하면서 월 180 정도 받고 있습니다.

 

 
제 남친은 막내동생 상황 예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결혼 얘기가 구체적으로 오가면서 작년에 부모님께서 저와 둘째 불러다가 말씀하셨습니다.

막내 명의로 김포에 아파트 한채 있고(대출 없음, 현재 전세줬음)
보험 연금보험 적금 주식 등 나름 대비를 하셨더라구요.
부모님께서 지금처럼 같이 살면서 챙겨주시고 후에.. 막내를 독립시킬 생각이시더라구요.
항상 막내에게 살림하는 것 알려주시고 막내 혼자 해보도록 가르치셨어요.
먹고 사는 거 손 가는 애는 아니지만 돈관리 혼자 할 수 있을지, 세상이 너무 험해 걱정이 되니 너희 둘(저와 둘째)이 일주일에 몇번이라도 규칙적으로 전화해주고 후에 너희들이 결혼하더라도 막내랑 가까운 데 살아주면 좋겠다고. 한달에 한두번 꼭 만나서 식사라도 같이 하고 막내가 자기관리 잘하고 있는 지 별탈 없는 지 봐달라 하셨어요.
부모가 돼서 너희에게 이런 부탁해서 미안하다고
경제적으로는 너희에게 손 벌릴 일 없도록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해놨다만 그래도 부탁할 수 밖에 없어서 너무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평생을 막내 재활과 치료에 힘쓰느라 너희 둘.. 많이 챙겨주지 못해서 그것도 미안한데 이런 부탁까지 한다고..
.....
미안하다는 이야기, 다른 건 몰라도 경제적으로는 너희에게 부담 안 주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씀은 아주 오랫동안 들어왔던 건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준비를 하셨는지는 이때 처음 알았어요. 보험증서 통장 아파트 계약서 도장까지 다 보여주시더라구요.
저와 둘째에게 각각 1억 조금 넘게 든 통장(저희 명의)주셨어요. 유산 미리 주는 거고 이거 종잣돈 삼아 열심히 모으라고..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물론 저도 자라면서 부모님께 서운할 때 많았고 막내가 안타깝지만 또 미울 때도 많았어요. 하지만
부모님께서 저 어릴 때부터 얼마나 근검절약하셨는지, 아픈 아이 돌보는 것도 힘든데 자식 셋.. 많이 사랑하려 노력하셨다는 걸 알기에... 그간 얼마나 힘드셨을 지 감히 상상조차 안되어 감사함과 죄송함에 눈물이 펑펑 났어요.

아무튼...
최근에 남친에게 얘기했어요.
막내가 아픈 건 알고 있었지만 결혼이라는 게.. 가족이 되는 거니까 막내에 대한 내 책임? 의무랄까..? 이런 걸 알리는 게 당연하다 생각했어요.
그런데 남친이 자긴 이해가 안된대요.
아무리 아프다지만 막내한테는 몇배로 챙겨주시고
그걸 막내동생이 관리나 제대로 하겠냐고
지금 사회생활하고 기본 생활하는 거 가능하다지만 그래도 어눌한 부분이 많아서 누가 작정하고 접근하면 다 날리는 거 아니냐고..

그래서 제가..
막내는 아픈 아이이고 벌이도 나랑 둘째가 더 나으니 내가 부모라 해도 막내에게 줄 수 있는 거 더 줄 거 같다고.. 지금 나랑 둘째가 힘든 상황도 아니고, 우리 부모님이 열심히 모은 돈 알아서 쓰신다는데 그부분은 나 하나도 신경 안 쓴다.. 그리고 막내랑 집도 가까운 데 살면서 좀 챙겨주고 싶다니까 싫대요. 평생 책임져야 하는 거 아니냐면서..
(남친은 연봉 사천 정도이고 모은 돈이 많지 않아요. 남친 부모님도 많이 도와주실 수가 없어서 신혼집은 제가 해야 해요)
(아 그리고.. 남친은 제 연봉 1억으로 알고 있어요. 제 명의 아파트 있는 것도 아는데 정확한 지역 아파트 브랜드명은 제가 솔직하게 얘기를 안했습니다...)

오래 연애했고
나의 짐(제 동생을 이렇게 표현해야 하는 게 너무 슬프지만 남친 입장에서 생각해서 이렇게 표현합니다..) 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아닌가 봐요. 뭐 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자기한테 내 동생 챙겨달라는 것도 아니고 신혼집만 현재 동생 거주하는 집(부모님 집. 성남시) 근처로 하자는 건데 너무 무리한 부탁이었나 봐요. 정기적으로 만나고 챙기는 것도 부담일 수 있겠죠.. 나한테나 소중한 동생이지, 남친에게는 남이니까..

뭔가 좀 씁쓸하네요..
막내가 점심시간에 전화해서는 누나 바쁘냐고.. 자기 일 쉬는 날 같이 서점도 가고 오랜만에 형이랑 셋이 같이 놀자고 하는데 눈물 나려는 거 간신히 참았어요.

헤어져야하겠죠..?
가장 친한 친구에게 얘기했는데 조금 더 얘기해 보는 게 어떻냐고 하네요. 남친이랑 오래 만나왔고 다른 걸로 속상하게 한 적 없는 사람이니까.. 그리고 정말 나쁜 사람같으먄 저렇게 솔직히 얘기도 안할 거라고..
아직 제 마음이 동생에게 더 가는 거 같아요. ..
6년 연애 끝내려니 허무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사람 만나면서 기쁜 일들도 있었고.. 인생공부 많이 한 거 같아서 고맙기도 해요..


에고.. 글이 너무 길어졌습니다.
이곳에 넋두리하고 가네요..
주절주절 제가 한 얘기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더운 여름에 건강 잘 챙기시구요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과 행복한 날들 보내시기를 바라며 이만 글 마칩니다..


추가합니다..

넋두리같이 주절주절 적은 글인데도 읽어주시고 조언해 주신 분들 감사해요.

이곳에 글 올리고
남친 만나서 얘기했어요.

헤어지자고 얘기했구요..
남친은 우선 한달 동안만 떨어져서 생각해보고 다시 얘기하자 하더라구요.

막내가 저랑 나이차가 아홉살로 많기도 하고
저에겐 아직도 덩치만 컸지 귀여운 동생이라
제가 알뜰살뜰 챙기는 모습을 보고는
뭐 저렇게까지 챙기나 싶었던 적도 있대요.
부모님에 저, 그리고 둘째.. 온식구가 막내한테 안절부절 못하는 것 같다고. 장애 정도가 심한 것도 아니고 조금 어눌해 보이는 건데 왜그러나 싶었대요.

또.. 원글에서 제가 잠깐 언급했지만
제가 정말 짠순이로 살았어요.
제가 하는 일이 언제까지나 잘 된다는 보장도 없고.. 부모님께서 막내 생각하며 근검절약하시는 모습을 봐서 그런지 저도 돈 아끼고 모으는 게 몸에 배었어요. 그렇게 돈 모으다 보니 그 재미에 계속하게 되고..

남친이 여행 가자고 해도 제가 몇번 거절했어요.
나중에 여행 간 것도 강원도, 제주도.. 국내여행
남친이 비용낸다고 해도 ‘내돈이든 니돈이든 다 아깝다’며 거절했어요.
남친이 제 그런 모습이 답답했대요. 열심히 일해서 돈 벌면 그걸 쓸 줄도 알아야 하는데 답답하다고. 기특하기도 하지만 한창 돈 쓸 수 있을 때 못 쓰고 뭐하는 거냐고..

데이트비용은 그동안 반반 했구요

제 명의 아파트도 있고 그동안 아끼면서 열심히 모아왔기에.. 남친이 모아놓은 돈 없어도 제 돈으로 해결하면 되고.. 설마 남친이 제 동생 명의 재산이 탐나서 그럴 거라고는 정말...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아직도 의아하네요..)
그동안 데이트하면서 제 수입에 대해 꼬치꼬치 물은 적도 없고 수입 많아진 거 안 이후에도 데이트비용 반반해왔고..

아 그리고 남친은 공기업 다니고 있구요
돈을 많이 못 모은 건
(남친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3년 전에 남친 누나가 결혼했는데
그때 부모님께서 돈을 좀 빌려달라 하셨대요.
그래서 모은 돈 1억 다 드렸대요.
(+남친 누나가 전문직 남성하고 결혼했어요. 시골 출신인데 자기 능력으로 전문직. 남친 누나+ 부모님이 모으신 딸 결혼자금으로도 부족하다 여겨서 남친에게 빌린 거라 들었습니다.)

남친 부모님.. 어머니는 전업주부시고 아버지는 교직생활하시다가 퇴직..

그러고보니 남친어머니께서 처음 제 직업 들으시고
그게 뭐냐고..
설명해드리니
그림쟁이냐고 그러셨었어요.
그걸로 돈 벌겠냐고..
(그 당시에도 수입이 적진 않았는데 아마 남친이 어머니께 제 수입에 대해선 말씀 안 드렸던 것 같아요.. 아마도..?)

제 수입이나 직업에 대해 자기 부모님에게 자세히 얘기하지도 않은 거 같고.. 데이트비용도 그렇고
제 수입에 대해 캐묻지도 않았고..
그래서 남친이 저나 저희 집 경제력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다 생각했어요..

에고 추가로 적은 글이 더 두서없네요..
6년간 연애하며 있었던 일들, 그동안 부모님께 막내에게 느꼈던 감정들 뒤죽박죽이 되어 더욱 정리가 안되는 것 같아요.

아무튼..
저의 상황, 제 동생의 상황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 거라 믿어요.
심한 장애가 아니라 해도 저희 가족들은 막내가 다쳤던 그때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고.. 평생 고통과 불안감 속에 살았던 것 같아요. 부모님의 심정은 어떠셨을런지 ㅠㅠ

평생 살며 저를 이해해줄 그런 사람 못 만난다고 해도... 뭐 그럼 어쩔 수 없지요.. 다른 사람에게 내 상황 이해해 달라고 강요할 수는 없으니..

그동안 봐왔던 남친 생각하면..
돈이 탐나 그러는 것 같지는 않고
남친도 복잡한 심정일 것 같아요.
나야 평생을 함께 지내며 동생의 상태를 잘 알고 있고 내가 양보 혹은 희생해야 하는 것들에 익숙하지만.. 남친은 그게 아니니까.



언제나 나보고 예쁘다 해주던 사람
음식이든 뭐든 내게 맞춰주려 노력하던 사람
가족여행 가서도 나랑 같이 보고 싶다고 풍경 사진 보내주던 사람
일년에 한두번 될까.. 어쩌다 하이힐 신고 원피스 입고 꾸미고 나가면 내게 보폭 맞춰 걸어주던 사람
내가 처음 아파트 구입하고 그간 힘들었던 것 생각나 울때 조용히 옆에서 같이 눈물 흘리던 사람

그간의 우리 이야기들을 이 공간에.. 이 짧은 시간에 어찌 다 나열하겠어요.
우리만 아는.. 앞으로도 우리만 조용히 간직할 우리만의 이야기들..
좋은 추억 아픈 추억.. 많은 추억들을 함께 한 사람


차라리 그사람이 바람이 나서 헤어지는 거면 마음이 편할 거 같아요... 하..

코로나 종식되고 해외여행 자유로워지면(곧 그런 날이 오겠죠..?) 온가족 다같이 여행가려구요. 부모님도 그동안 일하신다고 제대로 된 여행 다녀오신 적도 없는데.. 푹 쉬고 실컷 놀고 돈도 펑펑 좀 써보려구요.

고맙습니다..

 


20200728 4:00pm

언니 전화받고
그나마 있던 정 다 떨어졌어요. 고맙습니다.
언니같은 누나와 같이 지내면서 그사람은 어떻게 그렇게 바르게 자랐는지 궁금하네요.

제 나이에 적지 않게 모았다 생각해요.
자 여기요, 제 구질구질한 삶의 결과물이에요.
전 앞으로도 구질구질하게 살 것 같아요. 됐어요?!

저 재원이 다시 만날 생각 없어요.
그사람에게 맞는 좋은 여자 만나서
좋은 남편, 아빠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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