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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결시친] 자기이야기는 절대 안하는 친구,,

by 이야기NOW 2020.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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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한테 오래전부터 알고지낸 친구가 있는데요.
그 친구는 일단 내성적인 편이지만 친해지면 말을 조곤조곤
독하게? 하는 편이에요. 좀 이래라 저래라 어른처럼 타이르는?
느낌이 약간.... 배우 김희애씨 같다고 해야하나..
속내를 잘 이야기 하지 않아서 가끔은 거리감 느끼긴해도
극성맞거나 감정의 기복이 크지 않으니
편하게 느껴지고 진중한 친구여서 좋았어요.
가끔은 무거운 주제로 고민도 나누고..
그런데 근래들어 코로나도 있고 그 친구와의 관계가 급소원해져서
예전일을 곱씹던중 몇가지 궁금한점이 있어서 여쭤보고싶어요.

제가 그 친구에게 서운한 점중 하나는 친구는 자기 바운더리 안에 저를 끼워주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에요.
전에 우연히 그 친구가 일하는 샾에서 일을 도와주게 됬어요. 저는 저를 소개시켜준 친구의 면도 있고해서 일도 일이지만 동료직원들께 나름 예의지키며 싹싹하게 행동하려 노력했고 그분들도 저를 좋게 봐주셔서 일이 끝날때쯤 동료직원분들께 장문의 카톡도 받고 훈훈하게 마무리 되었어요. 그중 두분 정도는 지금까지 연락하고 지내요. 그래도 친구소개로 가서 이정도면 나름 선방했다고 보는데 친구입장에서는 좀 다내는걸로 보였을까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제가 일했던 그 기간동안 그 친구는 저와 너무나도 친하지 않은 사람처럼 행동하더라고요. 제 소개도 해주지 않고 점심도 저를 빼놓고 간다던가 회식같은 자리에도 투명인간처럼 다른자리에 앉아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여서 자기가 데려와놓고 왜그럴까 생각하니 다른사람이 우리가 너무 친한 친구처럼 붙어다니면 일하는 공간에서 서로 불편해할까 일부러 의도한게 아닐까?했고 그친구는 그럴수 있겠다 싶어서 넘겼어요.

그런데 그 후에 그 친구가 연락이 몇달 뜸하다가 갑자기 결혼한다고 부케를 받으러 오라는거에요.

 

 

서울에서 부산까지.. 갔죠.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친구가 멀리서 와줘서 고맙다고 신부대기실 한쪽에 있는 쇼핑백 하나를 주는데 왠지 제 쇼핑백이 다른 것들이랑 현저하게 다르더라구요?ㅋㅋ 다른것들은 잘 포장된 똑같은 중고급 브랜드쇼핑백 5개정도? 저는 그냥 다이소에서 살수있는 요란법석 쇼핑백. 무튼 저도 정신없어서.. 식끝나고 부랴부랴 기차타고 버스타고 저녁늦게 집에 도착해서 쇼핑백 열어보니 포장도 안되있는 만원도 안하는 올리브영 핸드크림.. 차라리 아무것도 주지말지ㅋ

생각해보니 말로만 들었었지 친구의 남편도 저에게 한번을 소개시켜 준적없었어요. 4년동안요. 부케받고 사진찍는데 참 어색어색ㅋ 저도 딱히 궁금하지도 않았지만 제 친구는 남자친구가 여자사람친구랑 가뭄에 콩나듯 안부카톡하는것조차 엄청나게 스트레스 받아하는 성격이고 그 여자사람친구를 아주 남친를 꾀려는 꼬리달린 불여시 보듯하며 울고불고..그걸 몇번 봐서 제가 오히려 불필요한 오해살까봐 친구남친에 대한 말을 더더욱 안했기도 했어요.
남편될사람이고 저도 유부녀니 속시원히 말해줄법도 한데 직업도 비밀 다 비밀 ㅋ 북파공작원일까요?.. 제 결혼식때도 둘이 와놓고 얼굴도 안비추고 돈만주고 가버렸... 둘이 동시에 설사가 마려웠을까요..?

전에 친구가 연애할때 남친와 통화하는걸 본적이 있는데
완전히 다른사람 말투더라구요. 앞서 말한 배우 김희애씨가 아닌 개그맨 홍윤화씨? "우리 자기야ㅜ보고싶어요옹.. 이따 만나서 손잡고 이야기 많이 해요" 뭐 이런식. 제가 15년 동안 봐온 친구가 맞나 싶을정도로 달라서 뇌리에 박혔어요. 뭐, 남자친구한테 애교 당연히 부릴수 있죠. 그리고 정말 제 친구는 남친에게 모든걸 올인했어요. 참기도 많이 참고. 하지만 막상 김희애가 혀짧은소리로 애교떠는걸 보니 좀 띵하긴 하더라구요ㅋㅋ

저에게는 그렇게 엄격하고 냉정했던, (제가 독립하기 전까지.. 큰오빠에게 심하게 두들겨 맞고 자랐고 엄마는 무조건 큰오빠편이었어요.) 엄마랑 연을 끊을만큼 힘들어하고 우울해할때.. 천륜운운하며 저를 나무랐던 친구가 저렇게 누군가에겐 한없이 자애로운 사람이구나ㅋ

결혼후 연락을 딱 끊고 달달한 신혼스타그램에 푹빠진 그친구는...
저를 뭐라고 생각했을까요? 결혼식에 와줄 1인?
15년동안 저는..
참 궁금한것도 많은 그 친구에게 치부를 다 보여줬는데
생각해보니 너무 부끄럽고 한심하고ㅋ 제가 너무 없어보이네요.
왜 남의 이야기는 다 듣고싶어하고 자기 이야기는 숨기는거죠?
그 친구가 몇년전에 제 친구들과 친해지고 싶다고 해서
제가 어차피 몇번봤고 다 아는사이라 확 친해질겸 제주도 여행을 주도한적이 있었는데 제 친구들이 불편하대서 결국 흐지부지 되긴했거든요. 왜 자기친구들은 보여준적 없는데 제 친구들은 보고싶어하는걸까요?
전 이제 그 친구 번호를 지우면 되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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