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네이트판 썰BOX/네이트판 [베스트]썰

[네이트판 결시친] 예랑이 개털알레르기가 있대요

by 이야기NOW 2021. 1. 6.
728x170


화력 쎈 곳에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11월에 청혼받아서 결혼준비를 하고있어요.
문제는 저는 개를 키우는데 예랑이 털알레르기가 있대요.

예랑은 대학때부터 9년 가까이 만났고 지금 키우는 강아지를 데려온건 2년 남짓이에요. 봉사다니던 유기견보호소에서 데려왔고 그때부터 서로 결혼생각은 있었기 때문에 마음쓰이는 강아지가 있다, 데려오면 우리 결혼해서도 데리고 살아야하는데 괜찮냐 등 충분히 상의했어요.
예랑은 특별히 강아지를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고 한번도 반려동물을 키워본적이 없어요. 제가 원하면 데려와서 키우고 만약 결혼하면 자기도 예뻐하겠다 정도로 얘기했어요.

저희는 집데이트를 잘안하기 때문에 예랑은 강아지 처음 데려오던 날, 초반에 접종하던 며칠만 강아지를 만났고 이후로는 강아지를 마주칠 일이 없었어요.
문제는 작년에 처음 사회적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여름에 2주-3주정도 집데이트를 했는데(5번정도,7시간이상) 콧물을 동반한 재채기를 계속해서 코로나 검사도 받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알레르기의 시작아니었나 싶어요.

그리고 최근에 계속 확진자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집에서 결혼에 필요한 상의를 했는데 병원다녀왔는데 털알레르기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몰랐는데 저희집에 왔다가면 목이 붓고 온몸이 간지러웠대요. 그때부터 저는 멘붕이에요. 더이상 결혼얘기는 진행된게 없고 혼자 머리싸매고 있어요.

예랑은 평생 약먹으면서 강아지랑 함께 살기는 어려울 것 같대요. 돌려말하는데 강아지를 어디든 환경 좋은 집에 보내자는 입장이에요. 저는 동물을 사랑하고 유기견 봉사도 오래 했어요. 솔직히 무책임하게 보내고 싶지 않아요. 부모님은 이미 세마리의 반려견을 키우고 계셔서 그 이상은 무리일 것 같고 더 먼 사람에게 보내고 싶지는 않아요.

내가 데리온 강아지를 책임지고 싶다, 다른 곳에 보내고 싶지 않다고 하니 그럼 자기는 뭐녜요.
저도 제가 이기적이고 욕심 많다는걸 알아요. 알레르기약을 먹어가면서 키우는건 저처럼 강아지를 사랑할때나 가능한 일이고 그걸 강요할 수는 없지만 속으론 그러길 바랐나봐요.
강아지 인생이 오롯이 내 손에 달렸고, 버리고 싶지 않다고 하니 그럼 강아지때문에 자기가 버려지는거라고, 내인생도 너한테 달렸지않냐 이러는데 미치겠어요
강아지 데려온다 했을때는 괜찮았지만 자기 몸이 아플 줄은 몰랐으니 어쩔 수 없는 경우라고 하네요

저도 이성적으로는 둘 중에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는걸 알아요. 저는 별이가 두번 버려지는 꼴은 못보겠고 두번째 버리는게 저라는건 더더욱 용납못하겠어요.


근데 예랑은 알고지낸 기간까지 합치면 10년이 훌쩍 넘고 당연히 이사람과 결혼할거라고 의심치 않았어요. 둘중에 누가 바람이 난 것도 아니고 집안문제도 아니고 제가 데려온 강아지가 문제된다는게 마음이 너무 안좋아요. 예랑은 자기도 강아지 책임안지고 함부로 버리는거 나쁘다고 생각하는데 이건 경우가 다르다고, 둘중에 하나를 고르자면 자기여야하는거 아니냐고 합니다.

제가 나쁜건진 몰라도 마음은 솔직히 예랑을 더 사랑하는 것 같아요. 근데 한 쪽을 택해야한다면 강아지를 택하고 싶어요. 그사람은 저랑 헤어져도 또 다른 여자를 만날 수 있지만 강아지는 입양될만한 나이도 아니고 온전히 저를 받아들이는데에도 시간이 오래걸렸어요. 근데 또 이렇게 쓰고보면 예랑이 다른 사람을 만나는 상상은 하고싶지 않아요.
강아지를 좋은 집에 보낼까 싶다가도 주변에 믿을만한데가 없다 싶고 그냥 제가 데리고있고싶어요. 근데 입장바꿔 생각하면 저같아도 근10년 만난 사람한테 2년전에 데려온 강아지때문에 차이면 화날 것 같아요. 욕심으론 당연히 결혼도 하고싶어요. 저도 나이 적지 않구요. 근데 뭐가 현명한건지 모르겠어요.

그리드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