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신랑이랑 한바탕했는데 신랑 말이 너무 속상해서 잊혀지지가 않아요.
곧 저희 외할머니 제사예요.
어릴적에 외할머니랑 같이 살아서 애정이 각별했는데 슬프게도 할머니가 치매에 걸리셨어요.
치매약을 복용하셨지만 진행을 늦춰주기만 할뿐이지 10년 정도 지나니까 많이 심해지셨어요...
결국 요양원 들어가셨고 몇년 지나 요양원에서 돌아가셨어요.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장녀인 저희 엄마가 제사를 지내셨어요.
엄마 아래로 외삼촌이 있긴 한데 저희집안이 성별 따지지 않아서 그냥 엄마가 하셨어요.
근데 저희엄마가 최근에 교통사고를 당하셔서 깁스하고 계세요.
올해에는 저희아빠가 장모님 제삿상을 차리겠다고 하셨는데 아빠는 요리 정말 못하시거든요.
간단한 요리도 주방 초토화시키고 하루 종일 걸리고 그러세요.
그래서 제가 하겠다고 했어요.
엄마가 저한테 너무 고마워하시더라고요.
극구 사양했는데도 상차림비라고 제 계좌로 100만원 보내주셨어요.
제 남편... 위의 사실들 다 인지하고 있는데도, 레시피 체크하고 있는 저한테 대고 그러더라고요.
"근데 할머님 치매셨잖아. 치매 걸리신 분들 제삿밥 드시러 오나?"
와 진짜........... 순간 할말이 없더라고요.
그 말하는 뉘앙스가요, 못마땅함이 잔뜩 묻어나가지고 굳이 제삿상 차려야겠냐는 그런 말투였어요.
남편이 장남이에요. 결혼할때 제가 시가쪽 제사 못지낸다고 선 그었거든요.
제가 그 집안 핏줄 아니잖아요. 남편이 제사 준비하면 도와준다고는 했어요.
그거 싫으면 결혼 안한다고 했더니 남편이 절대 그럴일 없다고 약속해서 결혼했거든요.
지금 결혼한지 2년 됐는데 시가쪽 제사 제가 차린적 없어요.
시어머니가 시누이 끼고 하시는데 갈때마다 음식 재료값 겸 해서 20만원씩 챙겨드려요.
근데 남편 그동안 아무말 안하더니 제가 시댁 제사 안돕는 게 아니꼬왔나봐요.
제가 위에 적은 저 말.... 저거 딱 말하는데 그 표정과 말투에서 다 묻어나오더라고요.
참나 ㅋㅋㅋㅋ 그 말 하자마자 대판 싸우고 계속 냉전중이에요.
그 새 시어머니한테 일렀는지 저한테 전화하셔서는 걔(남편)가 원래 생각없이 말하는 게 좀 있는데 악의는 없대요. 그냥 농담이래요.
치매라서 제삿밥 못드시러 온다는게 할말인가요? 그게 농담인가요?
제가 시어머니한테 농담처럼 안받아들여진다고 저희가 알아서 하겠다고 대꾸했더니 한숨 푹 쉬고 끊으셨어요.
이 글 읽으시는 분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어떤가요?
저게 단순히 웃고 넘어갈 농담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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