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결혼예정인 여자입니다.
요즘 예랑 절친 때문에 진지하게 파혼을 생각 중이라 의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예랑은 약간 허세(?)가 있어요.
(참고로 명품을 휘두른다거나 그런 류의 허세는 없어요)
심한건 아닌데 친구들끼리 커플 모임하면 제가 요리를 해준 것, 제가 이벤트를 해준 것 등을 좀 부풀려서 이야기해요. 반대로 예랑이 저에게 해준 건 잘 말하지 않고요.
저 역시 남자들끼리 있을 때 그러는 거라 이해는 돼서 기분 나쁘거나 그러진 않고 귀여워요..
사실 예랑은 좀 리더 같은 스타일이에요.
대학교 때도 학생회장, 동아리회장, 총학생회 회장 같은 걸 많이 했고 그래서 발도 넓어요.
저도 그런 예랑의 외향적인 면을 매우 좋아했어요.
하루는 예랑과 저 그리고 예랑의 친한친구들 3명과 술자리를 갖게 됐어요. 어쩌다 보니 다들 본인 여친이 자신에게 해준 것들을 열렬히 어필하는 타임이 되었는데 A 오빠는 리액션만 하더라고요.
오~ 그래?
야 맛있었겠다ㅋㅋ
이런 찐 리액션?
그래서 제가
오빠 여자친구분은 뭐 안해줘요? 하니까
A오빠가 하는 말이
나는 내가 다 하는데?
파스타? 그거 내가 해~
난 설거지도 내가 다 해~~
이러는 거예요
(참고로 A 오빠네 커플도 4년차고 곧 결혼합니다)
그래서 다른 오빠가 A에게
그럼 니 여친은 뭐해?
하고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이
움.. 엄청 맛있게 먹어주지
하면서 본인이 빵터지는 바람에 다들 웃고 말았는데 저는 뭔가 웃지를 못하겠더라구요.
A 오빠는 커플 여행 갔을 때도 집안일 많이 해본 티가 났지만 평소에도 그럴 거라고는 별로 생각을 안했어요. 아마 예랑과 저의 관계에서는 제가 대부분 요리하고 정리하고 그런 일들을 해서 으레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살 거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그렇다고 A 오빠가 못생겼고 그 여친이 엄청 예쁘다거나 그렇지도 않아요. 객관적으로 외모는 둘 다 평범하고 A 오빠는 집안도 능력도 좋은 편이에요. 숨은 1등 신랑감 같은? 남자들 사이에서도 A만큼 괜찮은 남자는 없다며 그들 사이에서도 암묵적으로 인정을 받는 것 같았어요.
이게 생각을 할수록 정신이 복잡해지더라고요.
세상엔 A오빠 같은 사람이 정말 존재하는구나,
나도 저 정도는 아니지만 비슷한 정도의 남자는 만나야 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자꾸 들어요ㅠ 참 못됐죠..
무엇보다 그런 분위기에서 당당하게 저런 이야기를 하는 A 오빠의 그런 자존감은 인간 대 인간으로 참 부러웠어요. 그 여친은 얼마나 행복할까, 나도 그런 여자가 되고싶다 이런 생각마저 들었고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ㅠㅠ
A 오빠 같은 사람이 진짜 드물다는 건 알지만 자꾸 이런 마음이 드네요.. 오해하지는 마셔야 할게 그분께 어떠한 감정이 있는 건 절대 아닙니다!!
그리고 A오빠의 저 말들은 모두 사실이에요. 오랫동안 지켜봐 와서 잘 알고 커플 모임 때도 제가 종종 그 여친분께 은근히 물어봐서 잘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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