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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결시친] 결혼할 남친이 전여친 이름을 부른 이유가 뭘까요

by 이야기NOW 2020.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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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신입생때부터 9년을 만났어요
20대를 쭉 함께했죠
당연히 군대도 기다렸구요

그러다 서로의 잘못과 오해로 작년 초에 헤어지게 됐어요
이미 서로 집안에서 결혼할것이라고 알고 있던 사이라
예비 시부모님들도 걱정스러워 하셨고
우리 부모님도 김서방만한 남자없다고 당장 다시 잡으라고
제 등짝을 때리며 혼낼만큼
서로의 사이는 깊고 가까웠어요

서로가 서로에게 첫사랑이고 첫연애여서 더 그랬던거 같아요

남들처럼 싸운적도 있지만 헤어지는건 처음이라
저는 헤어지고 나서도 다른 사람을 만날수 없었어요

그런데 남자친구는 같은과 후배였던 친구와 사귀더라구요

 


그 친구
저도 기억하고 있어요

이미 저희 커플은 과에서 유명한 cc였기에
그 친구도 제 존재를 잘 알고 있었죠
제 남자친구 앞에서 혀가 짧아지고 웃음이 많아지던 그 친구는
제가 아무리 잘해줘도 저를 없는 사람 취급하고 무시해서
선배들에게 혼난적도 많은 그런 친구에요

그래도 제 기억속에 그 후배는
귀엽고 새침한게 매력인, 생각보다 마음이 여리고 눈물 많은
표현이 서툰 친구였어요

그래서 그 두사람이 만난다 했을때
배신감은 들었지만 그리 큰 충격은 아니였던거 같아요
사실 헤어지고 만난거니 제가 뭐라할 입장은 안됐지만요

그렇게 반년이 좀 넘게 흐르고 우연히 예비 시부모님을
만나게 됐는데 절 보자마자
펑펑 우시며 보고싶었다고
우린 널 딸처럼 생각했고 당연히 며느리가
될거라 생각했다 하셨어요
만약 아직 제 마음이 변치않았다면 다시 한번
아들을 잡아주면 안되겠냐는 그 말에
저는 흔들렸어요

네 맞아요
사랑하니까 흔들린거죠
아직도 사랑하니까
여전히 좋아하니까 흔들렸어요

그날 술을 많이 마시고 밤에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했어요

한시간 가량 통화했는데 무슨 얘기했는지
술에 취해 정확히 기억은 안나요

그냥 보고싶다고 울었던거 같아요

다음날 술 깨고 많이 후회했어요
남자친구는 묵묵히 듣기만 할뿐 별다른
말이 없었거든요

그렇게 우리는 정말 끝났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일주일뒤에 남자친구가 만나자고 연락이 왔어요
헤어지고 한 7개월만에 만나는거였는데
보자마자 저는 눈물이 터졌고
남자친구는 저를 아무말없이 끌어안아주더라구요
그리고 서로 두시간동안 손만 잡고 아무말 없이 앉아있었어요

그렇게 집에 저를 데려다주면서 한달만 시간을달라 했어요
후배를 정리하고 오겠대요

그렇게 한달이 아니라 세달이 지난 뒤 다시 만나게 됐어요

저랑 헤어지고 바로 다른 여자를 만난 남자친구에게
배신감을 느꼈기 때문에
저 역시 그리하면 그 후배가 상처받을걸 알아서
정리하고 온 남자친구를 바로 만나진 못하겠더라구요
남자친구도 동의해서
서로 다시 한번 서로의 존재에 대해 생각해보자 하고
두달간 연락을 안했어요


그렇게 세달 후 다시 재회했고 우리는 양가집안에
정식으로 인사를 드렸어요
그간 걱정끼쳐 죄송하고 앞으로는 평생 함께할 미래를
그리며 만나겠다고 약속했어요

그렇게 양가 부모님 모시고 함께 식사도 몇번 했고
자연스레 결혼 얘기도 나오게 됐고
아마 내년초에 결혼 하게 될거 같아요

그런데 제 마음이 왜 이런지 모르겠어요

그렇게 시작하고 얼마 안되서 남자친구가 저를
그 후배 이름으로 부른적이 있어요

근데 남자친구가 바로 사과하며 정말 실수라고
생각없이 나온거라고 해서
기분은 상했지만 그냥 넘어갔어요

근데 최근에 또 후배의 이름으로 저를 불렀어요
이번엔 자기가 후배 이름으로 저를 불렀는지도 모르더라구요

제가 너무 놀라서 멍 하니 있는데
갑자기 왜 그래? 어디아파? 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쳐다보더라구요

이름이 비슷하냐구요? 아뇨 완전히 달라요
초성조차도 완전 달라요

그때 기분이란
전여친 이름을 무의식적으로 부르고도 모르는
남자친구 때문에 비참했어요

아무렇지 않게
그거 내 이름 아니잖아! 너 또 그럴래? 하고
혼내면 되는건데
저도 왜 아무말 못했는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이건 제가 예민한걸수도 있는데
남자친구가 특정음식을 싫어했어요

저도 그 음식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 먹기 때문에
9년 연애하며 두어번 권해본적이 있어요
그런데 자기는 그 음식이 이상하게 싫다며
한번도 안먹었던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저랑 다시 시작하고
그 음식을 먹으러 가자고 하더라구요

놀라서
그 음식 싫어하잖아
했더니

우연히 먹어봤는데 소스 많이 뿌리니까 괜찮더라고ㅎㅎ
사실 소스맛에 중독된거 같기도 해
그래서 그런가 가끔 생각나더라고~

라고 하네요

그 후배 sns에 그 음식을 먹으러 간 사진이 있어요
태그에 맛집, 너무 좋아 등등 적혀있구요


이게 무슨 기분인지

그냥 우리는 그때 정리했어야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힘들게 다시 만났고 20대 전체를 함께 했으며
서로에게 너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이제 백년해로 결혼까지 준비하고 있는데
평생을 살 자신이 없어졌다고 하면
제가 이제와서 너무 비겁하게 행동하는걸까요?

남자친구와 진솔하게 대화를 해봐야겠지만
그 전에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글 작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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