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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결시친] 내일 파혼한 전남친 어머님이 만나재요

by 이야기NOW 2020.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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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어제 파혼한(그냥 결혼얘기 오간 1년 조금 넘게 사귀다 헤어진) 30초반 여자입니다.
파혼하게 된 경위부터 간단히 적을게요.

어제 전남친 어머님 생신이었는데 퇴근 후 저녁 함께 먹자고 해서 처음 찾아뵙는 자리였음.
도착하니 전남친 부모님, 누님네가족 있었고. 상은 다 차려져 있어서 도착하자마자 바로 식사를 함.
식사 중 전남친에게 물 한잔만 가져다 달라 부탁했는데 남친이 아버님 눈치를 살핌. 어머님이 냉장고에서 물 한잔 따라오시며
우리 집은 식사 중 물을 안마시고 식사 후에 마신다고 함.
그런가보다 하고 식사를 마침.
식사하며 아버님이 내가 마음에 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심.
특히 부모님이 귀농하시며 그 전에 살던 아파트를 신혼집으로 하고 싶다는 것에서 폭풍 칭찬.
식사 후 남친 어머니와 누나가 그릇들을 정리함. 누나가 설거지 하겠지... 싶었는데 어머니가 설거지 하심.

 


남친에게 어머니 생신인데 다른 가족들이 해야 하지 않냐니
아버님 이
"예비며느리가 하면 되겠네." 라고 하심.
남친 어머니 손사래 치심. 누나도 손님한테 무슨 설거지를 하래?
라며 소파에 앉음.
결국 남친 어머니 혼자 싱크대에 산더미같은 설거지를 하시길레 옆에서 말상대 해드림.
커피포트에 물을 데우더니 고기기름 가득한 접시, 냄비에 부으시길레 보일러 온수 틀고 올까요?
물으니 주방은 온수가 안나온다고 하심.
서울에 온수 안나오는 집이 있다는 것에 놀랐지만 오래된 주택이라 그런가보다 함.
설거지가 끝나고 전남친과 그의 아버지의 말에 파혼 결심.
주방에서의 대화를 들으셨는지
"며느리 들어오기 전에 보일러 손봐야지. 남의 집 귀한 딸 손에 찬물 묻히면 쓰나?"
"와, 아빠 엄마가 보일러 고쳐달랄때는 들은 척도 안하고.
ㅇㅇ야 좋겠다. 역시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지."

그 후에는 마음이 착 가라앉아서 전남친 어머니가 타주신 커피와 과일을 대충 먹고. 자고 가라는 거 겨우겨우 뿌리치고(원래 여자친구가 남자친구 방 청소도 해주고 그러는 거라는 전남친 아버지 말 무시하고) 나왔어요.
전남친새ㄲ가 배웅한다고 따라 나오길레 헤어지자 했어요.

새벽 내내 오늘 하루종일 카톡하고 전화오는 거. 어머니가 집에서 받는 대우를 보니 너랑 결혼해서 내 처지가 어찌될지 훤히 보인다. 너네 가족과 나는 안맞는다. 전화하지 말아라.
엄마는 전업주부니까 엄마 일을 한 거고, 너는 맞벌이할건데 설마 그렇게 대우를 하겠나. 오해다.

결국 헤어지는 걸로 마무리했는데.
모르는 번호 전화오는 거 안받았더니 전남친 어머니가 내일 회사로 찾아오시겠다는 문자를 보냈어요.
본인때문에 헤어지게 되어 미안하다면서 얘기 좀 하자고요.
오시지 말라고. 오셔도 안만난다고 문자했는데 잠깐만 보자고요.
전 안만난다고 했습니다. 하고 차단했는데. 진짜 올 거 같아요.
전남친이나 그 아버지가 닥달을 한 모양...

업무시간에 사무실까지 들어오지는 않겠죠?
어머님 덕분에 헤어지게 되었으니 만나서 정중히 말씀드리는 게 나을까요?
하루아침에 이렇게 정이 뚝 떨어질 수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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