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이야기➰
이어쓰기 하는법을 모르겠네요
상대 아이 엄마가 먼저 연락주셔서
하원 30분전에 근처 공원에서 만났습니다
저한테 묻지도 않고 번호를 건내어 선생님께 기분이 많이 상한 상태로 약속장소로 갔습니다.
혹시 몰라 녹음까지 켜고 만났어요.
커피까지 사서 먼저 도착해 계셨는데
저를 바로 알아보시곤
곧바로 허리를 꾸벅 숙이시며 죄송하다고 해주셨어요.
핑계를 대자면 아이 누나가 고3이라 신경을 많이 못썼고
늦둥이라 너무 오냐오냐만 했다고요.
남자아이라 그런지 집에와서 원에 있었던 일을
미주알 고주알 얘기하지 않기에
그저 좋아하는 아이가 같이 놀아주지 않아 속상해한다 정도로만 알고 계셨다네요.
저와 딸 아이에게 사과하도록 따끔하게 훈육하셨다고 해요
진심이 느껴지게 사과해주셨고
저도 고개숙여 폭력을 가르친것이 경솔했다고
사과 드렸습니다.
낙서 당해와서 버린옷만 수벌,
미끄럼틀에서 밀어서 넘어져 자잘하게 다친 일 같은건 모르고 계시더라고요.
대인기피증이 온것 같아 마음이라도 치유하려고 강하게 가르친것이 이렇게 빨리 사고가 생길 지 몰랐다고요.
병원비를 여쭈었더니 다행히 이상이 전혀 없고
얼마 나오지 않았다시네요.
그리고 먼저 한번 더 이런 일이 있으면 원을 그만두겠다고 말해주셨어요.
제 아이가 먼저 폭력을 휘두르면 어찌해드릴까 여쭸더니
자기아이가 괴롭히지 않았으면 맞을 일도 없을테니
오히려 그런걱정은 하지말라시더라고요.
1지금 고3인 딸아이도 10년쯤 전에
같은반 남자아이와 비슷하게 몸싸움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 상대방 부모가 본인처럼 처리해주길 바랐다시면서요.
하원하면서 상대 아이가 제 딸아이에게 괴롭혀서 미안하다, 이제 괴롭히지 않겠다고 제 앞에서 사과했고
저에게도 속상하게 해드려서 죄송하다 말하고 울먹이는걸 보니
7살 아이가 단박에 훈육이 되겠나, 좀 더 기다려줘야겠다 싶은 마음까지 들었어요.
제 아이는 자신의 행동이 정당방위라고 생각 중이니 오늘 다시 가르치고 내일 사과하도록 하겠다 했고요.
원장님, 담임선생님이랑 함께 면담도 했는데
아이가 가르치면 가르치는대로 따라오는 아이라서
좋아서 그렇단말이 오히려 상처받지 않고 받아들일거라 생각하셨다네요.
원장님이 바로 꾸짖어 주셨고,
경력이 얼마 안된 젊은 선생님이시라 한번만 더 이해하기로 했습니다. 젊으신만큼 열정은 또 있으신것 같더라고요.
무엇보다 딸아이가 반을 바꾸거나 퇴소를 원치 않아서..
집에 와서 아이들 앉혀두고
어떠한 상황에서든지 폭력은 나쁜것이니 하면 안된다고,
무조건 그 상황을 피하고
딸아이는 선생님 중재가 부족할 시 저에게 전화하면
당장 달려갈것을 약속했고, 내일 그 친구에게 사과도 하기로 했습니다.
단 하나, 죽을것 같은 위협을 느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다시 일어서지 못하도록 응징하라고 했네요.
(차마 강간 같은 예를 들 순 없었습니다만..)
다만 첫째가 이제것 약자는 보호하고 불의에 참지 않도록 가르쳐 왔는데다,
최근에 히어로물에 빠져있는터라
최대한 사건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고 죽을 위기가 아니면 어떠한 상황에도 폭력은 안된단 말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네요..
사실 제 마음은 베댓분들과 같아서,
괴롭히지 않으면 맞을 일도 없거니와
아이들이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좋아한다고
괴롭히진 않을것 같아
고자킥 날릴 일도 없을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폭력은 어떠한 상황에도 안된단 말은 맞으니까요.
그리고 댓글에서 꽤 많은 분들이
어설프게 때렸다가 부산 지하상가사건 꼴이 난다,
그러다가 성인되기전에 제 딸아이가 맞아죽는다는 말에
남편이랑도 대화를 해서 내린 결론인데..
남편이 처음에는 크면서 그런 일은 사라질것이라고 얘기하다가
제 글과 댓글을 보여주었더니
남들이 다 내맘같을순 없다는걸 인정하고
우리 아이들이 극단적인 상황이 안올거란 보장이 없으니
죽을것 같은 위협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못일어나게 만들라는 교육을 하게 되네요.
아직 어린 자식들에게 이런 비겁하고 험하고 실질적인것을 가르쳐야 한다니 속이 찢어집니다.
또한 좀 크기전까진 운동은 안시키고 싶었는데
세상이 험하니
담달부터 MMA 어린이반에 보내려고 합니다
(제가 직접 배워본 결과 태권도는 심신의 체력을 기르는데에 좋고
실전에는 킥복싱이나 주짓수가 좋습니다..)
아들과는 며칠 더 고민해보고 다시 얘기하자고 마무리 지었네요.
똑같은 조건의 아들을 키우면서 해본적 없던 고민을
똑같은 조건의 딸을 키우면서 하고 있자니
피눈물이 납니다..
과잉대응이란 댓글이 많았는데
엉덩이라도 움켜쥐어야 성희롱인건지..
본의아니게 남녀편가르기 하고
과한 관심도 받았네요.
어찌됐건 이번 사건은 원만하게 해결되었습니다.
많은 의견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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