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이야기➰
[네이트판 결시친] 1편)악랄했던 새엄마 옆에 더 사악했던 우리아빠
[네이트판 결시친] 2편)악랄했던 새엄마 옆에 더 사악했던 우리 아빠
하루에 세 편 쓰려니 뒷목이 사알짝 뻐근하기도 하네요 -_-;;
거북목 알림 ㅋㅋ
그래도 남은 주말동안 더 쓸수 있을지 없을지 몰라 또 한편 호다닥 써보려구요.
가을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 없으므로 음슴체.
백수가 되어 들어앉은 아빠덕에 나는 중딩때 집안 살림 고수 까진 아니어도 중수는 되었음
아침밥은 그래도 새엄마가 대충이라도 차려줘서 다같이 먹고 점심은 내가 학교 가있으니까 지가 알아서 먹고 저녁은 오롯이 내담당이었음
나는 학교 끝나고 학원 이런거 절대 없이 집으로 곧장 튀어와서 집안일을 하고 바로 저녁을 차렸음
친구들이랑 수다라도 좀 떨다가 귀가시간이 20분이라도 늦어지면 나안리를 쳤음
이새키 집에서 할일 없으니까 나 집에오는 시간 재고 안쟈씀
일단 집에 오자마자 나는 내 교복을 손빨래 했음
다른건 드라이를 맡겼지만 항상 와이셔츠랑 하복 상의는 내가 직접 손빨래 했음
세탁기로 빨면 다림질을 해야하는데 누가 해줄사람도 없고 내가 하기엔 자신이 없었음
짝퉁 메이커 신발에 가방은 매고 다닐지언정 교복만큼은 항상 깔끔하게 입고 다니고팠음
손빨래 마치면 세탁기돌리고 주방에가서 저녁 준비를 했음
아빠는 그날 그날 먹고싶은 메뉴도 달랐음
처음에는 콩나물국 된장찌개 김치찌개정도 하던 내가 중3이 되니 수제비 잔치국수 오징어두루치기이런것 까지 다 하게됨
새엄마는 요리를 더럽게 못했음
나는 그래도 큰엄마랑 살면서 어깨 넘어로 봐둔게 있어서 기억 더듬어 음식을 하곤 했음
처음엔 음식이 맛이 없어도 괜찮다 하다보면 는다 하더니 시간이 갈수록 점점 어려운 메뉴를 요구하고 맛이 없으면 인상 팍 쓰며 한마디씩 던져댔음
라면을 끓이는 날엔 더 바짝 긴장함
조금이라도 불어있는 라면을 갖다 바치면 욕을 하기도 했으니까.
아빠랑 나랑 동생이랑 셋이 저녁을 먹고나면 누가 뭐래도 설거지는 내몫이었음
초딩이었던 내동생은 지가 혼자 씨리얼에 우유 말아먹으면 그마저도 특급칭찬이었음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널고 또 개키고 하다보면 새엄마가 퇴근하고 집에옴
장을 봐오면 쫓아가서 받아다가 부지런히 냉장고에 착착 정리를 했음
그리고나서 겨우 내방으로 들어가 카세트 테이프 노래 틀고 한숨 돌리고 숙제를 시작하면 어김없이 나를 불러댐
아빠랑 새엄마는 고스톱 판이 벌어졌고 나보고 과일을 깎아오라는 거임
과일 깎아다 바치면 셋이 냐금냐금 먹으면서 즐거운시간을 보냄
나는 걍 깎으면서 한두개 집어먹고 말았음
일분이라도 더 내방에 혼자있고싶었으니깐
그렇게 숙제도 하고 일기도 쓰고 하다보면 나를 또 불러냄
이제는 야식 타임-
어느날은 찐만두 어느날은 열무국수 어느날은 김치쌈밥 또 어느날은 김치말이 국수... 메뉴를 정해주기도 하고 내가 알아서 만들기도함
숙제가 막 밀려있는 날에는 날 자꾸 불러내는게 미치도록 짜증이 났음
그러다 어느날 주방에서 과일을 깎다가 나도모르게 으아악 소리를 질렀음
장동민 목소리로ㅡㅡ
그게 생각보다 너무 컸음
아빠가 그날따라 새엄마한테 돈을 많이 잃었나봄
나를 부르더니 너 방금 소리질렀냐고 미쳤냐고 어쩌구 저쩌구 쌍욕 우어어어어
고스톱 판이 깨지고 나는 그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았음
아빠는 너 지금 반항하는거냐 죽고싶냐 하길래 걍 암말 안했음
잘못했어요 소리가 죽어도 안나오는 거임
그래서 뭐.. 결국엔 리모콘이 날라왔음
광대뼈를 빗겨 맞고 나는 놀라서 그제서야 잘못했다했지만 이미 늦었음
새엄마도 말리는듯 아닌듯하다가 일이커지니까 아빠보고 진정해라 넌 앞으로 절대 그러지 마라 블라블라 함
아빠는 나를 몇대 때리더니 이집에서 당장 나갓- 함
그때 한겨울이었음
츄리닝 바람에 신발도 못신고 쫓겨났음
다행이도 평소에 집이 워낙 추웠던지라 덧신은 신고 있었음
하지만 얼음까지 얼어있을만큼 추운날이었고 한밤중 이었고 그래서 나는 그상태로 십분을 버티기가 힘들었음
한 이십분쯤 지나고 발끝이 시렵다못해 너무 아파올때쯤 새엄마가 아빠 몰래 자기 패딩이랑 아빠 운동화를 가지고 나왔음
그리고 빨리 뒤에 보일러실에 가서 숨어있으라 함
눈치를 보아하니 아직 집에 들어갈수 있는 때는 아니겠다 싶어 보일러실에 들어가서 숨어있었음
말이 보일러실이지 사람한명 옆으로 간신히 들어가있을 공간 겨우 있었음
쭈구려 앉을수도 없을만큼 좁아서 그냥 서서 숨어있었음
보일러실은 깜깜하고 바닥에 쥐도 돌아다니고.. 바람만 막아주는 정도라 밖에 온도랑 똑같았음
근데 아무리 기다려도 새엄마가 나를 데리러 오지 않는거임
그렇게 한시간을 더 기다렸나
아빠가 잠들었다며 새엄마가 조용히 들어오라함
추운데 있다가 실내로 들어오니 오줌이 너무너무 마려웠음
근데 화장실을 가다가 아빠한테 걸리면 또 죽을까봐..
이건 챙피한 얘기지만 내방 휴지통에 쉬- 했음.. 이건 쉬-잇
아빠는 그 이후로 띨받기만 하면 나를 혼내고 때리고 내쫓았음
중딩때 제일 많이 쫓겨났었는데 어느날은 새벽 한시에 쫓겨나서 동네는 컴컴하고 어디 갈데도 없고 너무 무서웠음
그럴때는 친구에게 전화했음 나는 핸드폰이 없던 시절이므로 1541 콜렉트콜..
그 친구는 나 생리대사러 갈때 같이 가준 베프임
다행이도 친구는 핸드폰이 있었고 바로 달려나와 주었음
친구가 한시간 정도 같이 있어주다가 집에 데려다 줌
그 아이도 밤길이 무서웠을텐데.. 날 안아주고 집에 들어가는것까지 보고 자기 집으로 돌아감
그런게 한 세네번 됨
어느날은 입술이 터져서 나가고 또 어느날은 신발 짝짝이로 신고 나가고.. 빨리 안나가면 더 때리니까 도망치듯 나왔어서 항상 꼴은 말이 아니었음
나는 힘든 중딩시절을 보내며 집에서는 점점 말이 없어졌음
항상 무표정이었음
재밌는 예능은 아빠있을땐 같이 보지도 않았음
집에서는 그럴망정 그래도 학교가서는 엄청 밝게 지냈음
뭐 대부분 힘든 가정사 있는 아이들이 밖에서는 늘 밝고 명랑 이렇게 지내는듯 함..
우리반 애들 사이에서 나는 좀 웃긴 아이였음
개그맨 성대모사하고 깨방정 춤도 잘추고
아빠집으로 전학와서는 엄마가 계모인것도 숨기고 이런저런 가정사를 아무리 친한 친구여도 절대 말하지 않았음
그러다 처음 말했던게 그 중딩때 베프..
처음에는 무덤덤하게 쿨하게 말했음
나는 우리반에서 아주 유쾌한 아이이므로-
그친구는 더 쿨하게 표정변화 없이 무덤덤하게 잘 들어줬음
그리고 마지막에 나는 대성통곡하며 책상에 엎드려 펑펑 울고 그 친구는 말없이 한참을 토닥토닥 해줌
그 친구를 제외하고 나중에 또 친해진 친구들에게는 집 얘기를 할때는 웃으며 별일 아니라는듯 하곤 했었음 절대 울지 않았음
중3때 나는 평소 내가 친해지고싶어하던 공부잘하고 예쁘고 닮고싶던 친구랑 짝궁이되어서 너무 좋았었음
짝궁이 되고 이틀째 되던날 그날은 하필 새엄마가 아침을 안차리고 나가서 내가 차려야만 했음
사골국에 포기김치를 썰어서 정신없이 먹고 나왔는데 아침 자습 시간에 노트위에 올려져있는 내손을 보니 뻘겋게 김치물이 들어있고 고춧가루가 덕지덕지 붙어있는거임
아침에 정신이 없어서 비닐장갑도 못끼고 맨손으로 김치를 썰었더니 그만 ㅜㅜ
내 짝궁이 이걸 봤을까봐 너무 챙피했음
그냥 최대한 티안나게 손등까지 마이 소매를 최대한 잡아당겨서 가렸음
화장실 가서 손을 닦는데 내 스스로 참 비참했음
요즘세상에 아침에 등교하기전에 포기김치 썰고 오는 애는 나밖에 없을거란 생각에..
그래도 나는 아무에게도 티내지 않았음
아빠한테 맞아서 얼굴에 멍이 들고 입술이 터져서 학교를 가기도했었지만 지에닉 파우더로 열심히 커버하고 입술은 열공하느라 피곤해서 터진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음
나도 여잔데.. 우리아빠는 왜그렇게 내 얼굴을 때려댔는지 원.
중3때였음
주말에 새엄마가 점심을 차렸는데 쭈꾸미를 데쳐서 초장에 찍어먹는게 메인 반찬이었음
근데 밥먹기 바로 직전에 어느 포인트에서 아빠가 또 빡이 쳤는지 새엄마한테 지랄을 해댔음
쌍욕을 하고 지 밥안먹는다고 방으로 들어가버리고 새엄마는 또 들어가서 사정사정하고
나랑 동생은 밥상에 앉아서 그냥 말없이 고개 푹 숙이고 기다렸음
그러다 막 언성이 더 높아지고 새엄마를 밀쳐대고 하는것 같길래 슬쩍 방안을 들여다 봤음
그때 내 머리가 커튼친 단발머리였음
고음불가 이수근마냥
고개를 45도쯤 들어올려서 머리 커튼이 살짝 열려진 사이로 쳐다보다가 아빠랑 눈이 딱 마주쳤음
아차 싶었으나 이미 늦었음
뭘 째려보고 지랄이야 이 상년아 하면서 지 방에 있던 크고 두꺼운 무슨 법률책을 한권 들고오더니 내 얼굴을 후려치고 그 책은 내동댕이 쳐졌음
아 저놈의 법률 책.. 꼴에 사시공부 하겠다고 사다 나른 책이 방 한쪽면을 가득 채웠음
그중 제일 두껍고 튼실한 놈을 골라 나를 갈겨댄거임
나는 옆으로 쓰러지면서 아. 하고 그냥 그자리에 얼음처럼 굳어버림
왜 째려봤냐고 계속 똑같은 말을 해대는데 나는 째려본적이 없었음 그냥 쳐다본거임
내 눈이 무쌍인데다가 웃지 않으면 시비가 잘 붙는.. 내가 원래 그런 인상이었음
지금은 쌍수를 하여 아주 자연스럽고 인자한 눈으로 변한건 안비밀
안째려 봤는데...라고 개미목소리로 말했지만 뭐 씨알도 안먹힘
그 망할놈의 법률책 주워다가 다시 두대 더 갈기고 당장 나갓-함
그때는 아파트 살때였는데 내쫓기면서 쓰레빠 한짝 간신히 걸치고 나와 도저히 어디로 갈수가 없었음
그래서 우리집 맨 꼭대기층 옥상 문 바로 앞 계단에 앉아 6시간을 기다렸음
꼭대기층 아저씨가 담배피러 올라왔다가 나를 보고 흠칫 놀라 다시 내려가버렸던 기억이 남
다행이도 그때는 내게 핸드폰이 생겨서 새엄마가 들어오라고 문자보내주면 몰래 살금살금 들어갔음
점심때부터 아무것도 못먹고 너무 배가 고팠는데 먹을게 그 쭈꾸미 데친거 밖에 없었음
내방에 몰래 가지고 들어와 초장을 푹 찍어 허겁지겁 한입 먹는데 입 안쪽 볼떼기 있는 쪽이 미친듯이 쓰라린거임
아까 처음에 맞을때 제대로 강타하는 바람에 입 안이 터졌던 거였음
너무 쓰라리고 아픈데 배는 고프니까 훌쩍훌쩍대며 그 쭈꾸미를 초장 안찍고 다 먹었음
난 원래 쭈꾸미 되게 좋아하는데 지금도 데친 쭈꾸미는 절대 안먹음
모니터 옆에 있는 탁상 거울에 내얼굴이 비쳐서 잠깐 봤는데 오늘따라 왜케 쭈꾸미 같음?
오늘만 그런거임
팩이라도 붙이고 자야겠음
아이고 모가지야.. 거북이 목좀 피러 가야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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