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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현재 남편과 별거중이며 이혼까지 생각 중인데 남편은 제가 오바하는 거라며 이해를 못하길래 제가 지나치게 감정적인건가 싶어 글 써봅니다.
4개월 전, 동생의 생일이 있었습니다.
동생은 생일선물로 맥북이 갖고 싶다고 하였고 200만원이 넘는 가격대였지만 올해 20살이 된 동생이 코로나로 새내기 기분조차 못내보는 게 안타까워서 남편과 상의 끝에 사주기로 했습니다.
생일이 있던 주의 주말에 친정으로 가기로 했는데, 저는 퇴근하고 가야하고 남편은 집에서 출발하는 거라 따로 가서 친정에서 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먼저 친정으로 내려가던 길에 동생이 사고를 당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너무 놀라서 병원으로 정신없이 갔는데 부모님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계셨고 의사선생님은 수술 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출혈이 많고 외상이 심해서 의식을 찾는다는 보장은 못한다고 하셨습니다.
남편에게 전화해 엉엉 울면서 상황을 얘기하였고 남편은 자기도 병원으로 가겠다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무교였으나 그날만큼은 존재하는 신이란 신에게는 기도하며 수술실 앞에서 날을 샜습니다. 뒤늦게 남편이 도착했지만 그땐 남편이 늦게 왔다고 생각할 겨를도 없었습니다.
후에 수술은 잘 끝났지만 예후가 안좋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들었고 동생 의식이 돌아오길 기도하며 지옥같던 3주가 지나 동생은 의식을 찾았습니다. (다행히 현재는 약간의 후유증이 있으나 일상생활은 가능합니다.)
생일보다도 2달이 지나서야 점차 부모님과 저희를 알아보며 말을 알아듣고 대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서야 동생 생일이 기억나 남편에게 그때 샀던 맥북을 주자며 좋아할 동생 표정에 신이 나서 얘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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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남편이 우물쭈물하더니 환불을 했다더라구요. 조금 당황해서 언제? 하고 물었는데 기억이 잘 안나는데 동생 깨어나면 더 최신 노트북이 나와있을 수도 있으니까 환불 가능할때 했다고 하더라구요.
환불은 구매 후 일주일 내로 가능한걸로 알고있는데 동생이 의식도 못찾고 누워있을 시기에 동생 생일선물을 환불할 생각을 했다는 것에 조금 충격 받았습니다.
그래도 남편은 저만큼이나 패닉상태일 이유도 없고 언제라도 깨어나면 더 좋은 걸로 사주려고 그랬다니까 이해하려 했습니다.
근데 알고보니까 사고를 당했다고 연락 받고, 그날 바로 환불한거더라구요ㅎ생각해보니 바로 온다던 사람이 좀 늦게 왔다 싶었는데 제 전화를 받고, 맥북을 환불하고 병원에 온거더라구요. 이게 이해가 되세요?
소시오패스냐고 그와중에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냐며 화냈더니 처음엔 듣고만 있다가 나중엔 다들 정신 나가있길래 자기라도 이성적으로 생각한거라면서, 200만원이 누구집 개이름도 아니고 처제가 살수있다는 보장도 없었고 그러다 잘못됐으면 200만원은 헛돈 쓴거 아니겠나면서, 처제만 잃었어도 슬플 일에 돈까지 잃을 필요는 없지않냐며 자기라도 이성적이고 현실적으로 생각한거라네요.
평소엔 그냥 남자라서 무뚝뚝한거라고만 생각했는데..공감능력이 없는거였다는 생각과 그와중에 200만원 아깝단 생각을 한거에 섬뜩하더라구요. 얼굴만 봐도 소름끼쳐서 당분간 친정에서 지내겠다며 집을 나와 지금까지 별거중입니다.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가 되지 않고 생각할수록 분하고 어이가 없어서 어제는 이혼얘기를 꺼냈는데 남편은 제가 지나치게 감정적인거라며, 하나만 보고 둘은 못본다며 생각 짧은 사람 취급합니다.
남편에겐 친가족도 아닌데 제가 많은걸 기대한건가요? 여러분들이라면 그와중에 돈 생각부터 날거같나요?
부모님이 알면 뒷목 잡으실까봐 사실대로 얘기도 못하고 그냥 심하게 싸웠다고만 해서, 부모님은 제가 별거기간이 길어지니까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바람핀거만 아니면 그냥 져주고 화해하라 하네요.
가만히 있다가도 갑자기 열 뻗쳐서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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