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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대학생 딸을 태우려던 검은 차 (+추가)

by 이야기NOW 2020.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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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분들 의견이 듣고싶어, 평소 자주 눈팅하던 이 채널에 글 써봅니다.

방탈 죄송합니다.

 

지난주 월요일 늦은 밤, 잠이 오지않아 학교 앞으로 운동 겸 산책갔던 딸을

검은색 차량이 태우려고 했습니다. (대학교 2학년, 21살 입니다.)

도로에서 학교 정문까지 가로수길이 길게 뻗어 있는데,

그 길을 따라 학교까지 올라갔다가 별구경하며 기분좋게 내려오고 있는데,

검은색 차량이 속도를 줄이며 따라오더니 데려다줄테니 타라고 하였고,

딸이 두어차례 거부하니,

"야 타라니까" 하고 반말로 소리지르며 윽박질러,

겁에 질린 딸이 도망치자 급발진하여 따라왔으나, 다행히 그냥 지나쳐 내려갔다고 합니다.

지들끼리 낄낄거리며 크게 웃으면서요.

시각은 자정 직전 즈음이었습니다.

 

놀란 딸이 인근 편의점으로 도망갔다가,

그들에게 뒤 밟힐까 무서워 자취방에  못가고 저에게 전화해서,

남동생에게 부탁해서 본가로 데리고 왔습니다.

(학교에서 본가까지 자차로 1시간 남짓 거리)

아침에 학교 측에 연락하니 명절 연휴 지나고 월요일에 CCTV 같이 확인하자 하여,

어제 딸과 함께 경찰 입회 하에 CCTV를 확인한 결과,

특정할 수 있는 차량의 번호판 중 한글 한 글자는 깨지고, 숫자부분은 식별 가능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학교 학생처에서 112로 신고한 게 아니라 담당 지구대 지역번호로 연락을 취한 것이라,

정식 신고가 들어간 것이 아니고,(기록은 남는다고 함)

개인정보보호때문에 담당 지구대에서는 차량조회도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차량조회를 통해 범인을 찾아내더라도 처벌은 경범죄 정도로 가볍게 이루어질 것이라 하네요.

또, 같은 날 비슷한 시각에 학교 인근에서 

차에 탄 남자들이 차를 멈추고 욕설을 하며 배회하고 있어서 무섭다는 내용의 신고가 여러차례 들어와서 출동했으나,  그 차를 찾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지구대에서 학교까지 차로 10 여분 거리이며, 같은 사람들의 소행이 아닐까 추측됩니다.)

 

경범죄로 끝나더라도, 경찰에 신고해서 범인을 잡아야할까요?
아니면, 치기어린 남자들의 한 때 장난으로 넘기고 우리가 조심해야할까요.

(젊은? 20대 초반 정도 돼 보였고, 조수석 뒷자리 남자가 말을 건 것으로 보아 일행은 최소 2~3인 이상으로 보임)

 

편의점에서 외삼촌을 기다리는 동안,

편의점에 들어오는 남자손님이 그들이 아닐까 겁에 질려있던 딸을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고,

그 날 이후 딸도 저도 자꾸 불안해지곤 합니다.

...

 

만약 신고해서 잡더라도,

우리가 들이는 불편에 비해, 처벌이 너무 미약할 것 같아 망설여집니다.

저는 회사 다니느라 평일에 자유롭게 시간을 빼기 힘들고,
딸아이는 비대면수업때문에 자취방과 본가에 있는 시간이 반반 정도 됩니다.

본가에서 학교까지 대중교통편이 잘 돼있지 않아, 자차 없이는 편도 서너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학교는 경기도 한 시골 마을에 있고,

범인이 인근 주민일 경우,

향후 마주치면 보복을 하지는 않을까 그것도 사실 염려되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이면, 신고를 해야할까요 아니면 그만하길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밤길 조심해야할까요.

딱. 신고 못하고 망설이고 있는 소심한 제 모습도 실망스럽긴 하네요.

 

(CCTV는 경찰 요청 시 제출할 수 있도록 백업받아둔다고 했습니다.)
(CCTV화면 폰으로 찍은 사진, 차 번호판 가리고 첨부합니다.)

 

 


어제 늦은 시간에 폰으로 글 추가하려고 수정버튼 누르니,

PC에서 작성한거라 PC에서만 수정 가능하다고 나와서 댓글로 달았다가 이제야 글에 추가합니다.

 

댓글하나하나 다 읽어봤고,

많은 생각이 들고, 진심어린 걱정에 너무나 감사하고,

아직도 112신고는 못 하고있는 모습이 부끄럽습니다.

(학교에서 따로 공문으로 강력수사요청했고,

진행과정 꼼꼼하게 모니터링해서 공유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교내에도 널리 알리구요. )

MBC실화탐사대에는 제보했습니다..

사건 당일 당사자가 학교 커뮤니티에 올렸던 글과 댓글들 (그간 이런 일이 자주 있어 불안하다는 내용이 많네요) 모두 캡쳐해서 제보했고요. 

 

차량번호 가린 건, 출동 당시 경찰들이,

커뮤니티에 번호판 나오게 올리면 명예훼손 등으로 오히려 제가 처벌받을 수 있다고 조심하라고 조언해주셔서 그랬고요,

제가 받을 불이익이 크지 않다면, 댓글들 말씀대로 차번호 오픈해서 온라인 뭇매라도 실컷 맞게하고 싶네요..

(명예훼손 벌금이 얼마나 되는지, 합의금 따로 줘야하는지 아는 분 좀 알려주세요..)

 

CCTV 확인하면서 경찰분들이

앞으로 순찰 강화하려 노력하겠지만, 현실적인 제약도 이해 좀 해달라고 하시더라구요.
(관할 지구대에 순찰차가 1대밖에 없고, 인력도 한계도 있는데다,

관할구역이 넓어서 학교근처에 순찰돌다가 타지역에 사건터지면

출동시간이 너무 오래걸려서 이쪽에만 자주 오기도 힘들다고..)

(학교에서 그 동안, 학교 인근에 출장소라도 마련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었다고 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은가 봅니다. 당연하겠지만요...)

 

딸에게, 우리가 불편하더라도 신고를 하는 게 옳은 일인 것 같다고 했는데,

신고해도 처벌 안될 것 같다고.. ㅠㅠ

제 생각도 그래서 강력하게 밀고 나가기도 애매합니다. (죄송합니다.)

 

처음 글 올릴 때, 야심한 밤에 겁도 없이 돌아다녔다고 탓하는 글이 많을 걸로 예상하고,

뼈아픈 말 각오하고 올렸는데, 의외로 그 말씀이 많이 없으셔서 놀라웠습니다.

성범죄 관련해서는 유독 피해자 잘못으로 몰아가던 사회 분위기가 좀 개선됐나하는 마음에,

천천히라도, 세상이 변하고있긴 하구나 싶네요...
(제 주변에서는,

왜 그시간에 돌아다니냐 등등의 질타와

신고했을 때 생길 일들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들이 훨씬 많았습니다.)

(CCTV 차량 옆면 사진 추가합니다. 제 지인분들도 K5라고 하시네요..)

사이다 후기가 아니라서 정말 죄송합니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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