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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결시친] 내가 겪은 흑인 시어머니 에피소드(+뽀너스)

by 이야기NOW 2020.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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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번에 “내가 겪은 외국인 시어머니” 댓글 달았는데 썰? 이야기? 따로 올려달라고 하셔서요.
사실 저 베플 처음 해봐서 가슴 두근거렸어요.
제가 사는 지역은 코로나 때문에 분위기가 유독 안좋아서 정말 조용하게 살아가던 중 저에게 특별한 일이였어요.
저한국말 조금 이상할수 있어요 미안해요 미리.


저는 외국인이랑 결혼했습니다.
남편 가족은 정말 다양한 인종과 종교가 있어요.
일단 시어머니는 제목대로 흑인이시구 코티드부아르? 에 뿌리를 두셔서 불어와 영어를 잘하세요.
저희 피부 색깔 별로 별명있어요. 시어머니 블랙이심.

시아버지는 캐나다 미국 혼혈이신데 영어 악센트에 별 특징이 없으세요. 특징은 천사세요 골든 리트리버 같은 성격이에요 해맑으세요.별명 핑키 (백인이시라)

남편은 브루노마스 정도라서 초콜릿이라고 불러요.
어렸을때부터 말 안들면 시어머니가 건방진 춰컬릿이라고 불렀어요. 생각보다 여기 백인 흑인 혼혈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저도 처음에 남편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어려웠어요.
근데 피부가 뭐 중요한가요. 암튼 저는 옐리 (노랑색 황인)
4명다 색이 다 달르고 존중해서 자격지심이나 민감함 없어요.

어머니가 진짜 특별하신데 우선 평소엔 친구같고 화나면 래퍼시고 술취하시면 개그맨이세요.
시집살이 없어요. 겨울되면 김장도 해주세요.
유튜브에서 김치 배웠다고 너 땅에 묻어서 조금씩 꺼내먹지 않냐고 땅도 파주신다고 했어요. 그런거 도대체 어디서 배운건지 모르겠어요. 고추가루 못구하셔서 페페론치노 넣으셨는데 하도 성격 장난 많아서 몰래카메라인줄 알았어요.매워서 먹지를 못했어요.
가끔 일부러 저 놀리고 저 당황하면 박수치면서 흑인톤으로 숨도 못쉬고 웃어요.저를 며느리가 아니라 친구로 생각하세요. 그래서 저도 의사표현 자유롭게 해요. 심심할때 빵먿으러 오라고 전화해서 마마네 그레이트 케익 하우스 오라고 10분동안 랩하는데 안간다고 하면 30분 뒤에 저희집 문 두드려요. 분명 저희집에서 1시간 거리에요 진짜 과장 아니고 미스테리에요. 이미 출발하고 전화하는건가?

저희집 오면 뭐하냐구요? 그냥 쳐들어와서 낮잠 주무시고 갈때도 있고 한국 드라마 보면서 통역 해달라고 할때도 있고 사실 별로 하는거 없어요. 아맞다 지드래곤 엄청 좋아서 저보고 퍼킹 핫 리를보이 언젠가 킫냅 할거라고 납치한다고 귀에다 속삭이는데 발성 너무 좋아서 귀따가워요.뭔가 배에서 말하는 그거 정말 신기해요.남편 근무지가 멀어서 해 져야 들어오는데 가끔 어머님 덕분에 시간 잘가서 좋아요.

한국 사는 친구들 3명 왔는데 저랑 소통하면서 니가 라는 단어를 썼는데 시어머님이 버럭 하셔서 애들 다 프리즈 되고 식은땀 흘리면서 노노노 아이민 노 블랙 니가 ,아이민 유 코리안 유 니가 이즈 쎄임 암쏘리 암굿ㅋㅋㅋㅋㅋㅋ자기가 니가라는 단어 쓰고 아차 싶어서 안절부절 하는데 왜 시어머니가 저 놀리는가 알것 같아요. 반응이 너무 재밌어요.
사실 시어머니도 니가라는 단어 한국말에도 있는거 다 알아요 근데 재밋어서 저런거에요. 후와...

그리고 시어머니 장난기 정말 많아욬
강아지 키우셔서 집에 쇼파가 없어요( 관절에 안좋다고 들어서 치웠대여) 암튼 그래서 애들이 다 바닥에 자연스럽게 한국식으로 무릎 꿀어서 앉는데 시어머니가 재판장 된거 같다고 너무 좋아하셔서 애들 쥐날때까지 그러고 앉음.
나한테는 훌룡하지만 애들한텐 살짝 챙피스러운거 유노와람쌩? ㅠㅠ

구리고 남편이 너무 순하고 여자 말 잘들어요.
어머님 어렸을때부터 한번도 몸때리면서 혼내는거 안하셨는데 혼나는거 진짜 무서워해요.
한번 화나시면 몸 흔들면서 랩하듯이 제스쳐하고 눈 휜자가 너무 무섭대요. 뭔가 욕은 안하는데 위축된대요.

제가 인종 차별 당하는거 눈앞에서 보시면 그사람 가르키면서 저한테 아는 강아지냐고 물어보세요. 그리고 너 사료는 뭐먹냐 비만 강아지는 절대 ㅇㅇㅇ제품은 피해라 그회사는 기름 성분 많아서 고양이도 안먹을거다 등등 사람 지치게 만드는 뚱딴지 화법 ㅎ..

뭔가 같이 있으면 재밌는데 막상 말하라고 하니까 몇개 안떠올라요. 점점 더 추가할게요^^ 글 보신거 감사합니다

 


…...........보너스.................

어머님이 한국 드라마 너무 좋아하세요.
지금 넷플릭스로 달의연인 넷플릭스로 정주행 하고있어요.제가 왕자 누가 제일 핫하냐고 물어봤는데 대답을 한참 안하세요. 다보면 그때 토킹어바웃 하자고함.
그리고 아이유가 메이크업을 안했다고 생각하심.
한국은 색조보다는 피부 위주로 화장해서 잘 못알아보심.
암튼 ost 따라부르는데 예상하신대로 소울이 넘침.
그 그랙이 보고싶다 부르는 느낌이에요.
가사도 다틀리고 영어로 지어내고 하시는데 너무 당당해서 저도 헷갈려요.

마마 그레이트 케익하우스 (시댁) 이거 남편이 지은건데 시어머님이 요리를 진짜 못하시는데 케익은 수준급이라 그렇게 지음.레시피 안보고 밀가루랑 계란 양 때려맞혀서 만들 정도로 엄청 전문가이심.자칭 블랙매직임.
대신 요리 너무 못하셔서 오늘 뭐먹었냐고 물어보면 10중 7번은 피자 드심.

아버님 짜장면 환장하시는데 진짜 조용하고 나이스 하신 분이 한국요리만 해드리면 어머님이랑 똑같은 흑 리액션 햐서 마음이 아픔. 우리집에서 유일하게 남이 볼때 나이스 하신분인데 같이 살아서 닮나봐요. 뭔가 욕을 안해도 찰진 표현들을 쓰시는데 그게 너무 웃김.
가끔 케익 가지고 저희집 오시는데 그거 물물교환 하자는 거에요ㅋㅋㅋㅋㅋㅋ 짜장면이랑 단무지 내어드리면 면을 스파게티처럼 포크로 돌돌 말아서 드심.
한입먹고 파불러스. 또 한입먹고 댓츠마이걸. 또 한입 먹고 베스트 에버. 한입먹꼬 오뫄갓~디스~이즈~언~~~빌리버블!(휜자또나옴) 맛표현 귀여우심.
그리고 댓글에 피클 얘기 있는데 여기는 시고 짭짤한 오이 피클만 있어요. 단무지 한인마트에서 사는데 우리 시부모님은 불쌍한 무한테 색소 테러했냐고 설탕테러도 했냐고 별로 안좋아하심.꼭 김치 드셔야함.
아니 진짜 신기한게 한식만 해드리면 김치 찾아요.
그리고 현지 식당 음식 너무 오일리하면 꼭 한마디 해요.
김치가 나설 차례라고.

근데 흑인 특유의 강약조절 특이한 말투 있는데 가끔은 저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어머님 표정 풍부해서 아이건 내가 잘했구나 또는 아 이건 뭔가 잘못된 상황이구나 알아챔. 일단 흰자가 많이 보일수록 좋은일 아님.

시어머니 남편이랑 나이차 21살나서 아직 젊으심.
자기 죽을날 멀었으니까 아기 천천히 낳으라고 권장하심.
손녀는 라이트 춰컬릿 나올거라고 또 숨도 못쉬고 웃음.

어느날 강아지 키우기 시작하셨는데 저희는 모르는 상태에서 마마집 방문함.
새끼 랍라도르 리트리버 (털없는 흰색 골댕이) 한마리가 튀어나와서 남편이 후이짓 이거 누구냐고 하니까 어머님이 니동생이라고 소개하심.
남편이 털 색만봐도 입양한거 알겠네~ 하니까 어머님이 건방진 춰컬릿 니동생한태 애티튜드 지키라고 흰자 보이심.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강아지 이름 지디임...
정확히는 쥐디.
얼마전에 개 목줄 풀러놓고 산책하는거 싫다는 글 봤는데 만약 여기서 오프리쉬 개 보면 어머님 그냥 한손으로 강아지 들어서 주인팔에 안겨줌. 니네 작고 예쁜 선물 다치지 않게 조심히라고. 말은 젠틀하게 하시는데 그사람 눈 노려보심. 저는 목줄 안하고 남개 물고 사람한테 짖는거 실례라고 생각해요. 토론할것도 없이 일단 불법..

처음에 시댁 만났을때 벌벌 떨었는데 시어머님 보자마자 엑스트라 라지 품으로 꽉 안아주시고 제가 아시아인이고 어떻게 생겼고 보지도 않고 바로 안아주셨어요.
처음 본날 울었어요. 이유는 아직도 모르겠어요.

요새 어머님 못봐서 아쉬운데 여기 동네가 워낙 분위기가 안좋아서 외출 못해요 ㅠ
어머님 전화로 방문해도 되냐고 하는데 20번은 거절한거 같아요, 어머님 전화로 저한테 꼭 자기눈에 블랙 사파이어가 흐르는걸 원하냐고 쪼르심.
블랙 사파이어 한국에서는 과일이름인데 원래는 보석 이름임 ㅎ

떡 들어간 빙수 먹고싶다....
빨리 코로나 무사히 끝나면 한국도 가고 어머님도 보고싶어요. 여러분도 건강하세요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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