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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결시친] 빚 통장 보여주는 부모님,,이해하고 사는게 맞나요?(+추가)

by 이야기NOW 2020.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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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방탈 죄송합니다ㅜ

20대 후반입니다
대학 학부까지 부모님 도움 받았고 이후 대학원 학비 부터 지금까지 용돈 하나 안받고 제가 알바랑 일하면서 지냈어요
친구는 농담으로 저보고 현대인병 걸린거 같다고 할정도로 투잡도 뛰며 열심히 살았어요
(집은 부모님 집에서 지내고 있어요)
돈 벌기 시작하면서 진짜 소액이지만 드리는 행위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소액 자동이체로 드리고 이외에 명절이나 기념일 꼭 봉투해서 드렸구요
20대 중반에 자차 할부 없이 샀고, 부모님 차 사드렸어요.
(차 사드린건 어릴 때부터 제 꿈이었어요..)
그랬더니 20대 후반에 현금은 약 천만원 정도 남았네요

서론이 길었는데..
이번에 제가 평생 하고싶던 일을 하기 위해 퇴사를 결심했어요.
하고싶던 일이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 일이라, 퇴사하고 독서실 다닐 예정이에요. 난 못하겠지 하고 평생 안하고 살면 나중에 후회할까봐 더 늦기 전에 시작해요
계획은1년 단기로 빠짝 하고, 이후는 떨어져도 미련 없이 일 다닐 예정이에요.

제가 독립한 상태가 아니니 당연히 부모님과 상의했구요.
나이 꽉찬 자식이 수입 없이 공부한다고 하면 금전적으로 부담 느끼실까봐 "제가 지금 모은 돈이 약 천만원 있는데 이걸로 강의비랑 생활비 1년 동안은 가능 하니 걱정 하지 마시라.., 도움 안받는다, 그리고 공부 기간도 길게 안잡는다, 1년만 도전 해보고 일 할거니 너무 걱정하진 않으셨음 좋겠다" 말씀드리니 바로 아버지가 빚 통장을 보여주시네요.....진짜 제 말이 끝나자마자..일어나서 나가시더니 통장을 가져와서 직접 보여주셨어요..

그 돈을 빚 갚자고....

 

......
진짜 예상 못한 반응이었어요..
어떻게 대답할지 모르겠어서 그럼 나는 어떻게 공부하냐고 물으니 매달 30만원씩 주시겠대요,,
덧붙여서 제차도 팔자고 하셔요.. 당연히 팔아서 빚 갚자고..


부모님한테 드리기 싫다고 돈으로 막 실랑이 하는 것도 아닌거 같아서 알겠다고 하고 다음날 드렸어여
차는 어차피 1년 후에 다시 일 다니면 필요한데 그때 또 사면 더 손해라고 말씀드리며 차는 안판다고 했습니다..

너무 정신없이 일을 처리했는데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아빠가 빚 통장 가져와서 보여주는 장면이 떠올라서 마음이 괜히 복잡해져요...

저는 퇴사하면 나에대해 금전적으로 부담 느낄까봐 그 부분을 걱정했는데, 어떻게 나한테 통장빚을 보여주지? 하는 서운함도 들구요.
또 갑자기 용돈 받아 생활하려니..그냥 감정이 다운되네요..


자식한테 통장빚 보여주거나
자식이 모은 돈으로 빚 갚자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꺼낸다는게 그냥 좀 놀랐는데..,
부모자식,,이정도는 괜찮은 건가요,,?


요약.
1. 20대 초반부터 일하며 꾸준히 용돈 드렸고 부모님한테 큰 지출한 번함.
2. 20대 후반되니 현금 약 천만원 남았음
3. 하고싶던 일을 위해 퇴사하고 시험준비를 하려고함
4. 부모님과 상의하니 대뜸 천만원은 빚 갚는데 쓰자고함
5. 드림. 드리긴 했으나 자식에게 통장빚을 보여주며 달라고 하시는 모습에 서운하고 마음이 복잡해져서 글을 씀

 

 

(+추가)

댓글 감사합니다.
저는 나름 자식 도리한다고 살았는데 결국은 아둥바둥 .. 남은건 상처뿐입니다.
그냥 돈이 아까운게 아니라 저에게 그 통장을 보여주면서까지 달라고 하시던 모습이 이해가 안되면서도 서운하고 속상해요..

어린시절이 그렇게 좋은 기억만이 아니에요. 지옥이었죠. 고2때는 아버지의 가정폭력에 엄마가 집나가고 저는 울면서 쫓아따라간 일도 있어요. 그냥 길게 얘기 안 해도 어떤 분위기인지 아시겠죠?
이런 환경에서 자라니 자연스럽게 눈치보고 소극적인 성향이 되었고 매 상황에 나의 이득도 고려하며 때론 이기적이고 때론 당당하게 나의 권리 주장하며 살아오질 못했어요

그런데 이번 일이 있고 또 댓글을 다 읽어보니 머리를 망치로 맞은거 같습니다..

학생시절에 부모님 곁에서 못벗어난건 잘못이 아니라 그냥 불행이라 생각했지만 지금 나이 먹어서도 이런 환경에서 못벗어난건 나의 잘못이라 생각되네요
곧 있을 시험에 몰두하고 시험 끝나는 즉시 독립을 구체적으로 실행하려 합니다
댓글로 공감하고 응원과 조언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댓글에 지금까지 키워주신 돈을 계산해서 현실적으로 답글 달아주신 분들도 계신데, 제가 학부까지 지원받은건 상세하게 남기지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이 글을 올린건 천만원에 초점이 맞춰진 "돈"이 아니라, 자식이 공부한다며 모아둔 돈을 보고 빚 갚게 달라고 하시는 "모습"이 저의 마음을 복잡하게 했고, 지금까지 제가 사고하던 "효"의 개념이 흔들려서 글 남긴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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