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가 결혼한 사람들 많은 여기에 쓰라고 해서 씁니다.
결혼 3년차 30대 중반 아이는 없는 부부입니다.
어제 외할아버지가 연락오셔서 이번 어린이날에 막내에게 줄 선물을 같이 골라달라고 하셨고,
옆에서 아내가 듣고는 "아가씨는 어린이도 아닌데 왜 아직도 선물을 받아? 사람들이 보면 손가락질 할걸?"이라고 해서 싸움을 하게 됐습니다.
어린이날 선물을 받는 사람은 제 늦둥이 동생이고 외할아버지 한테는 하나뿐인 손녀입니다.
아들만 셋 키우다가 부모님이 서른 후반에 얻은 딸이라 온가족이 애지중지 키웠죠.
특히나 어머니랑 판박이라 외할아버지가 많이 예뻐하는 아이입니다.
어릴때부터 할아버지가 어린이날을 따로 챙겨주셨는데 막내만 챙겨주기 미안하셨는지 삼형제도 같이 챙겨주셨습니다.
좀 컸을 땐 어린이날 선물 받는게 민망해서 거절했으나 할아버지는 늘 사남매 공평하게 챙겨주셨습니다.
막내 초등학교 입학할 때까지 받은거라 저 23살까지 받았고, 제가 23살까지 받다보니 밑에 동생 두 명도 23살까지 받았습니다.
아마 막내도 23살까지 챙겨주시지 않을까 합니다.
막내가 중학생때까진 저도 선물을 주다가 이후로는 용돈만 20~30만원씩 보내줬고 자기 용돈이랑 같이 적금을 든 막내는 제 결혼식 축의금으로 300 냈습니다.
남은 돈이랑 앞으로 받을 용돈은 모아서 첫 조카 태어나면 주겠다고 합니다.
아무튼 막내는 이번에 성인이 된 거고 대학생이라 할아버지는 막내에게 노트북을 사주고 싶어 하시는데 전자기기를 잘 모르시니 저에게 같이 가서 골라달라고 하셨습니다.

아내는 이런 상황이 결혼 전부터 이해가 되지 않았으나 저를 살아해서 말 못하고 참아왔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졸업 이후로 어린이날 챙기는 집은 없을 거라며 저희 집이 굉장히 특이한거고 스무살 되서도 선물 받는 제 동생이 철 없어 보인다고 합니다.
저는 이제 와서 이렇게 말하는게 더 이해가 안됩니다.
결혼 전에 이런 얘기 했었고, 특히나 막내가 늦둥이 딸이라 가족들에게 특별한 존재다, 막내를 아끼는 만큼 아내의 가족들도 쟁기겠다고 말했고 아내도 동의했습니다.
오히려 어린데 예의 바르다고 결혼 전에는 아내가 막내는 엄청 예뻐했었습니다.
결혼 후에 장모님 안마의자와 백내장 수술비, 장인어른 골프채랑 동남아 여행, 처남 취업 시켜주고 자취방 보증금 1000만원도 축하 기념으로 줬고 해줄만큼 다 해줬습니다.
결혼할 때 할아버지가 보태주셔서 대출없이 아파트 산거나 아내는 거의 빈몸으로 시집왔는데 그래도 첫 손주며느리라고 예뻐하셨고, 아내 첫생일에 현금 100만원 용돈으로 주셨는데 그건 생일 선물이니 괜찮고 늦둥이 손녀한테 어린이날 선물 챙기는건 과하다고 하니 저도 할 말이 없네요.
아내는 어린이날에 선물 주는거 보면 앞으로도 온갖 핑계대고 온 가족이 제 동생을 싸고 돌거 같아서 걱정이라고 합니다.
저 평일은 회사에서 일하고 주말에는 거의 매주 장모님 댁 시골에 내려가서 농사일 거들었고 절대 아내와 아내 가족들에게 소홀하지 않았습니다.
저만 아내에게 소홀하지 않으면 된거 아닙니까.
제 부모님과 할아버지가 막내를 예뻐하는거까지 말려야합니까?
동생이랑 얼굴 볼 일은 두세달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하는데 1년에 한 번 있는 어린이날 챙기는게 그렇게 손가락질 받을 일인지는 도저희 모르겠습니다.
만약 댓글로 제가 문제라고 한다면 아내에게 사과하고 앞으로의 일을 심도이쎅 고민해보겠습니다.
(+아내 의견 추가)
댓글 보고 너무 억울해서 제 입장 추가해요.
결혼할 때 빈 몸으로 시집 온 얘기는 왜 쓰는지 모르겠네요??ㅋㅋ
합의하에 결혼한건데 그게 불만이면 결혼 전에 얘기했어갸지 그땐 괜찮다고 신경 안쓴다고 해놓고 이러는건 저 욕먹으라고 쓴건가요?
제가 아가씨를 질투해서 ㅋㅋ 그런다는 댓글 보고 한참 웃었네요.
아이 어린 시누있는 집에 시집갈 여자라면 안 좋아하고 좀 꺼리는 분위기죠?
아마 결혼한 분들은 공감하실거에요.
근데 전 아가씨 미워한적 없고 오히려 친동생 이상으로 귀여워했어요.
데이트 때 불러서 같이 놀기도 했었고 되게 예뻐라 했는데 제가 만약 글 썼으면 반응이 정반대였을거라 생각해요.
할아버님이 아가씨를 예뻐하는걸 질투하는게 아니라 상식적으로 20살까지 어린이날을 챙기는 집이 몇이나 되겠냐구요.
100가구 중에 1가구 있을까말까 아닌가요?
가족끼리 화목한걸 넘어서 다 큰 성인을 어린이 취급하며 챙겨주는게 이상하다는거지 선물 주는걸로 문제 삼은게 아닌데 남편이 글을 이상하게 썼에요.
남편이 23살까지 선물 받았으니 아가씨도 23살까지 받는게 맞다?? 이건 그렇다고 쳐요.
근데 결혼 후 어버이날에 처음 뵀을 때 다같이 있는 자리에서 아가씨만 선물 챙겨주셨고 제가 저는 12살 이후로 어린이날 선물 받아본적 없다고 했을 때 우리집 애들은 늦게까지 준다고 자랑하듯이 얘기하셨어요.
저는 그집 애가 아니니 혼자 이방인처럼 뻘쭘한 기분이였고 저를 배려하셨다면 그렇게 말 안하셨겠죠.
어머님도 아버님도 저를 두둔해주는 분은 한 분도 안계셨고 아가씨한테 선물 뭐냐고 뜯어보라고 그러셨죠.
결혼 후에 처음 맞는 어버이날이었는데 시부모님이 주인공이 아니라 아가씨가 주인공이었고 외부인인 저는 이방인임을 더 각인시키는 분위기가 제겐 너무 상처였어요.
그리고 제가 똑똑히 기억하는데 할아버님이 눈감는 날까지 아가씨 어린이날 챙겨주고 싶다 하셨어요ㅋㅋ
다들 웃기만 하고 말리는 살마 하나 없었구요.
23살이면 여자인 경우엔 학교 졸업하고 취업해서 직장 다닐 나이에요.
23살을 넘어서 평생을 애 취급하며 키우겠다는게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되고 보편적으로 이상하잖아요??
비단 어린이날만 문제 삼는게 아니라 어린이날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는거죠.
오냐오냐 키우면 아가씨가 이 거친 세상에서 어떻게 살겠어요.
저도 가족이고 아가씨를 친동생으로 예뻐하는 언니로써 걱정이되서 남편한테 투정하듯이 한 말을 이렇게 싸움으로 만든건 제 남편님ㅎㅎ^^
제가 첨부터 글 썼다면 이런 반응 아니었을텐데 첨부터 제가 쓸걸 그랬어요ㅎㅎ
남편이 객관적으로 쓰겠다 해서 그러라 했는데 안써도 될 말까지 써서 저를 욕먹이고 있었네요.
남편은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하니 저는 믿는 수 밖에 없겠죠?
고작 이런 일로 삐지고 싸우고 이게 뭔지ㅎㅎㅎ 이렇게 싸움이 되니까 더욱더 이해를 못하는겠는거에요.
23살에 어린이날 선물 바든 어른은 제 주변에 하나도 없거든요.
그냥 용돈은 줄 수 있지만 어린이날은 어린이가 선물 받는 날이에요.
어린이를 위한 날이지 어른을 위한 날이 아닌데 제가 선물 자체를 문제 삼는다고 하는 댓글은 논점을 이해 못하시는거 같아요.
그냥 선물 그냥 용돈은 아직 취업 전이고 학생이니 가끔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제 제 말을 이해하셨길 바랍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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