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선에 밥버거 소개팅 글에 대댓달았던 사람입니다.
말도 안되는 일이라 생각하시겠지만..
한솥에서 소개팅을 한 저도 있는데요 뭐ㅋㅋㅋㅋ
몇년 전 신입생때 일이네요
신입생이라 OT, MT 등 여기저기 과행사 다니면서 얼굴도장 찍고 몰려다니던 중 과 선배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오다가다 얼굴은 봤지만 한번도 말은 안해본 과선배(4살 위) 선배가 저한테 관심이 있다고 밥 한번 먹고 싶다구요.
솔직히 키도 작으시고..
크게 제 타입은 아니었지만 사람이 좋을 수도 있고 친한 선배 소개기도 했고 연애를 하고싶었던 저는 소개팅을 수락했어요.
그런데 ... 만나자마자 눈을 의심했습니다.
그래도 저는 나름 소개팅이라고 예쁘게 차려입고 힐까지 신었는데
그분은 다리털 수북히 보이는 무릎 위 오는 남색 체육복 반바지에 초딩도 안입을법한 쨍한 물색? 청록색 후드짚업을 뒤집어쓰고 나타나셨습니다.
솔직히 같이 다니기도 민망할 정도의 모습이었지만 같은 과 선배이니 밥이나 한번 먹고 말자 하는 마음으로 빨리 식당을 들어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뭐때문인지,
한 20분을 대학식당가를 뱅뱅 돌면서 뭐 먹지 뭐먹지 하면서도 들어가질 않더라구요
힐도 신어서 발이 아프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해서 그냥 주위에 식당 아무데나 말하면서 들어가자고 해도
저건 어제먹었고 이건 안좋아하고 변명을 하면서 들어가질 않더라구요.
참고로 비싼 식당도 아니었어요.
대학가라 거의 1만원 이하였고,
제가 말한곳은 7~8천원하는 파스타, 덮밥, 돈까스 정도였어요.
그러다가 자기가 갑자기 생각났다는 것처럼 생각나는거 없으면(ㅋㅋㅋㅋㅋ제가 말한곳은 다 거절해놓고) 자기가 좋아하는 집 있는데 가겠냐고 묻더라구요.
지친 저는 아무데나 좋다고 대답했지요.
그리고.. 제가 가게 된 곳은
... 네 한솥 도시락이었습니다.
자포자기의 마음으로 들어가서
그와중에 그 많고 많은 메뉴 중에 고르려는데,,,
그분은 들어가자마자 치킨마요를 고르시더라구요.
그러면서 저는 뭘 먹을거냐고 묻는데
느낌이 더 비싼거 먹으면 안될 것 같은 느낌에.. 저는 참치마요를 시켰습니다
밥 먹으면서 제가 예쁘느니 어쩌니 입에 발린말을 하길래
그냥 네네하면서 대답만 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음식 얘기가 나오더니..
제가 가자고 했던 가게들 언급하면서
"너 되게 비싼거 먹고 다니는구나?" 라고 하더라구요....
마치 제가 사치라도 부리고 다니는 사람인냥..
그뒤로는 대답도 잘 안하고 먹는둥 마는둥하고
바로 가려는 걸 주위 스타벅스 가자길래
얻어먹기만 했다는 소리 들을까봐 들어가서 밥보다 더 비싼 커피 제가 긁고..
동노 가자는걸 바쁘다하고 도망치듯 왔습니다.
제가 원해서 밥 먹자는 것도 아니었고
제가 좋다고 만나자는 것도 아니었는데
저는 왜 소개팅 자리에서 한솥도시락을 먹게 된거였을까요..
이후로 연락 계속 왔지만 빙빙 돌려서 연락 피하고 늦게하고 했더니 거기서 연락은 끊겼습니다.
주작 아닙니다..
백프로 실제경험입니다..
저같은 사람도 있으니 밥버거도 있을법은 하네여ㅎㅎ
옷은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저것보다 훨씬 헐렁거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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