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반결혼, 시가 친정 도움 거의 없이 둘이서 힘들게 시작.
집 대출금 갚느라 정말 허리띠 졸라매며 계속 맞벌이 하다 아이 돌봄 부재로(코로나) 퇴직함.
회사일 하느라 아이와 보낸 시간이 없었던지라 남들은 집에 있는게 힘들다 하지만, 쿠키도 굽고 케익도 굽고 미술도 하며 꽁냥꽁냥 즐겁게 보내고 있음.
원래 우리 부부는 아이를 늦게 가질 생각이었음.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허나 시아버지가 아들아들 종손 타령 하시며 종용하셨고, 미련하게도 봐주시려나보다 하며 바라시던 손자를 낳았지만 시누네 애 보느라 여유가 없었던 시부모님들은 내 육아휴직 1년간 단 한번도 방문하여 아이를 봐주지 않음.
복직후에도 마찬가지,
8살이된 지금까지도 시누네 아이만 자기들 막둥이마냥 끼고 키워주심, 시누이 전업주부.
본인들 딸 고생하는게 싫으시다는데.
내가 낳은 내새끼 내가 거둬야지 했지만 종종 울컥하는 순간들은 수도 없었음.
배경을 설명하자면,
우리 결혼얘기가 오갈쯤 시누 혼전임신함.
먼저 결혼시키느라 우리 결혼 밀림.
시누 결혼시키며 집 해주심(시댁에서)
시누의 아이는 잘못 됐고, 내가 아이를 가지자 나에게 히스테리를 부림.
곧 아이가 생겨 우리아이와 2개월 차이였는데, 조산하여 출산이 비슷해짐.
암튼 등등의 이유로 나는 시누를 철부지에 심술이 그득한 사람, 그 이상으로는 오빠부부(우리네) 앞길 막는 동생 정도로 생각하고 살고 있음. 감정이 좋진 않단 말임.
오늘 저녁밥을 먹으면서 설날얘기가 나왔는데,
시댁은 종가라 최소 20명 정도의 친척분들이 오심.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얘기에 나와 아이는 가지않겠으며, 당신은 갔다가 2주 시가에 머물다 오너라 라고 얘기함.
남편은 아들만이라도 데리고 간다 함, 종손인데 차례를 빠질수 있냐 되묻길래 나는 어이가 없었음.
나는 남편을 만나고 사랑하여 결혼했으므로 며느리의 도리를 하는것이지만, 내 자식에겐 이 집안의 도리 지워줄 생각 1도 없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음.
남편은 나를 재산 물려주지 않고, 애를 봐주지 않는 시댁이라 도리를 하기 싫은거냐며 나를 시가덕 보고 살고 싶은 여자라는 식으로 후려침.
나는 재산과 돌봄을 바라는것이 아니라 동등한 대우와 권리를 얻고자 하는것이라 말 함.
덧붙여 의무에는 권리가 따르고 받았으면 행하는 것이라 나는 아가씨네 첫째가 도리 하고 살줄 알았다고 함.
남편은 이제와서 자기여동생 애를 봐주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집을 내놓으라 할 수도 없잖냐며 그건 가정에 분란을 일으키는 일이라 우리만 참고 살면 된다고 함.
나는 바라는것이 없으니 그쪽에서도 우리에게 안 바라면 된다고 암튼 결혼하고 이렇게 크게 싸운적이 없을정도로 서로 게거품 물고 싸웠네요..
친정은 귀농하셨어요,
남편은 친정에 못하지도 잘하지도 않아요.
내 돈으로 용돈 드리고, 내 돈으로 홈쇼핑 물건 필요하다시면 사드리고, 어쩌다 한번 내려가면 같이 가고 그런정도예요.
두분 다 선생님이셨어서 노후는 뭐 문제가 없지요.
시가는 한동네 살아요.
이번 코로나때도 시누네 애 봐주는 날에만 시누집으로 오라고 해서 같이 봐주셨어요.
그거에 진짜 상처받고, 아이도 시가가면 눈치보고 해서 20년 다닌 회사 꽃목걸이 걸고 퇴사했네요.
정말 머리가 터질정도로 울었어요..
딱히 시집살이는 없으나 종가다 보니 기본적으로 할 일이 있어요.
볼멘소리 없이 했으나 일하는 며느리다 보니 완벽하진 못했죠.
그래도 할 도리는 다 하면서 살았다 생각합니다.
한창 싸우고 아이방에 들어와 사과하고 같이 누웠는데, 이렇게 착하고 귀한 아이 두고서 내가 욕심내고 못된 생각하는 엄마인가, 아내인가.. 그냥 나만 참으면 화목한건가, 내 아들을 도리 안하는 불효자로 만드는가.. 하는 생각에 잠이 안와 글 올려봅니다.
남편에게 이 글을 보여줄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한번씩 여기 글을 보면서 댓글들에 현명한 답변들을 많이 봤던지라 의견을 나누어주십사 하고 올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추가)
안녕하세요.
새벽에 답답해서 쓴글에 너무 많은 분들이 보시고 의견 주셔서ㅜ 확인했다가 놀랐네요..
한편 아는 사람이 볼까봐 걱정도 되고요.
지울까 고민하다가 댓글 달아주신 분들 계셔서 추가만 조금 할게요.
종갓집에 관해서, 저희 친정은 제사나 이런 문화 자체가 없어서 몰랐는데 댓글보고 찾아보니 종가라기 보단 손귀한 집 장손이네요. 몇대손 이렇거든요.
친정지원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부모님이 꼭 도와줘야된다는건 아닌데..
이런글이 있어서 조금 씁쓸했어요ㅠ
결혼준비 중에 시가에서 먼저 집을 해주겠다 했었고, 세 준 집이라 1년 뒤로 해주겠다 해서 우선 오피스텔을 계약해서 살았어요.
집 들어가는 시점에 친정에서 전세금 절반과 혼수를 해준다고 구두로 약속된거죠 결국.
근데 본글에 썼듯 시누이가 먼저 결혼하면서 그 집이 시누에게 갔다는걸 나중에 알았어요.
친정에서 돈 준다고 보태라고 했지만 염치가 없었는지 남편이 한사코 거절했어요.
결국 양가 지원은 없는게 됐죠.
시가에 한게 없으니 안봐주시는거다?
이건 주관적인거라 제가 며느리로서 충실했다 안했다 말하긴 어려울것 같아요.
다만 일년에 차례포함 6번의 제사와 김장 가족생일 등은 휴가 써가며 수행 잘 했습니다.
본글에도 적었듯이 내 남편에게 탑재된 옵션이라 생각했으므로 불만없이 한겁니다.
시가 재산을 왜 바라고 사느냐.. 하는 댓글이 있던데, 적었듯 재산 바란게 아닙니다.
이 집안 제사 네번 중 두번은 두메산골인 시골에서 지내는데, 결혼생활 10년중 단 한번도 시누이네는 참석한 적이 없어요.
집안의 풍속인지? 고모들이 그리 드글드글 한데, 누구하나 손에 물 묻히는 꼴을 못 봤구요.
첫 제사 지낸후에 차례는 각자 집에서 하고, 제사땐 도우미 이모님 세명이상 불러주든 고모들 세명이상 일 하든 하라고 해서 조금 편해지긴 했지만, 술판 1박2일 벌이는 고모부들 모시기가 쉬운 일 아닙니다.
이 꼬라지를 내 자식에겐 물려주고 싶지 않다 라는거구요.
댓글에 남편이 젤 불쌍한 사람이다 하는 글 있던데,
네.. 맞아요. 젤 불쌍한 사람이죠.
행사마다 고모들이 불러다 왜 니네엄마아빠는 너한테 집 안해줬냐고 하세요.
고모들이 뒤에서 말해서 남편도 부모님한테 말 안해본것도 아니죠.
근데 저희 부모님+시누이 특성, 일단 저자세로 미안하다, 힘들지, 내가 못나서, 나때문에...로 시작해서 결국 서로 자기들 집 빼준다고 난리로 끝납니다.
그러니 남편도 질려버리죠..
차라리 독하게 굴면서 죽어도 못해준다고 악을 지르면 밉기라도 할텐데, 지 부모 동생 거리로 내모는것 같고 하다고 이간질 하는 고모들 만나고 싶지 않다고도 수없이 말했었어요.
개인적으로 저도 이말 저말 옮기는 고모님들도 별로고, 시가식구들에 비해 맘약하고 바보같은 남편이 이겨먹지도 못할거 알아서, 내가 나서지 않는 이상은 답 없는데 즈럽고 치사하기도, 또 내 돈도 아니라 우리끼리 열심히 살자 하고 으쌰으쌰 살았네요.
다만 시누애들은 그렇게 끼고 살면서 우리애 나몰라라 하는건 울컥울컥 했었어요.
긴급돌봄 하면되지 왜 관뒀냐 하시던데,
아이를 몇년간 어린이집 1등으로 등원하고, 꼴지로 하원 시켰어요.
그래도 아기때부터 다니던 어린이집은 그나마 샘들도 이모같고 좋았는데 학교가서 시터이모님이 두번 바뀌는데, 둘 다 편찮으셔서 관두신거고 그 중 한분은 위중하신 병이었어서 애가 다 알고는 마음에 멍이 들었어요..
코로나로 제가 재택을 한달간 한적이 있는데 다시 출퇴근 하는 일주일전부터 아이가 불안증세를 호소하고, 문제행동을 하더라구요.
너무 겁나고 놀라서 상의 끝에 퇴직했습니다.
이 모든일의 원인이 시가에 있다?
그것 아니었어요.
이 글의 요지는 내 남편이 장손의 자리를 놓지 않는한 나는 장손며느리로서 묵묵히 내 일을 하겠으나, 내 아들에게는 장손의 무거운 자리를 주지 않겠다는 거지요.
받은게 있었으면 했을거다?
그건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저는 차라리 내가 안받은게, 도움 안준게 다행이다 싶기까지 해요.
절대로 그 치사스러운 자리 안 물려줄거거든요.
글 올리고 남편은 계속 눈치를 보는 중입니다.
이렇게까지 강하게 나간적은 처음이라 당황한 기색이고요.
지난 추석에 앞으로 차례는 안지내겠다 선언한 상태인데 이번에도 지내겠다 하시면 뭉뚱그려 말씀 드려 보려구요.
대충 알겠다 하고 넘어갔다가 언제 그랬냐는듯 그냥 해버리는 분들이라 이번 설에도 지내자고 하실것 같으네요.
댓글들 보니 알고는 있었는데, 한대 맞은듯이 나의 답답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게 되었어요.
좋은게 좋은거고, 딸만 가지신 친정부모님은 시집간 딸이 집안의 분란을 일으키는 장본인이 되길 원치 않으셔서 늘 저를 단속 시키셔서 그저 참고만 살았는데.
합리적이고 공평하게 이것저것 나눠볼까 합니다.
깊은 생각들 나누어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제 글이 답답한 일상에 더 답답함을 전했을까ㅠ
괜히 죄송한 마음이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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