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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결시친] 음식으로 SNS에 집착하고 위선적인 아내.. 힘듭니다(빡침주의)

by 이야기NOW 2020.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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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절절 글솜씨 없이 쓰느라 길어질 수 있으나 조언 부탁드립니다.

 

30 초반 동갑내기인 아내와는 지인 소개로 만나 1년 반 연애 뒤에 결혼했고 지금 신혼 6개월 차입니다.

저는 규모있는 수학 학원에 강사로 일하고 있고 수입이 뭐가 중요하겠습니까만은 최소 월 5백, 특강 시즌엔 월 천까지도 집에 갖다 줍니다.

아내는 평범한 지방대 출신이고 직장일을 하다 저와 만났습니다.

연애를 하며 본인 나이도 많고 전업주부, 현모양처가 꿈이었다 말하는...

요즘 보기 드문 여자였죠.

제가 워낙 일정치 않은 생활을 하는지라 여자에게 그런 가정적인 부분을 원한 건 아니었지만 집에서 살림하며 내조가 꿈이라 말하는 여자가 싫을리는 없지 않겠습니까?

 

저는 출근이 오후 3시까지이고 퇴근은 11시입니다.

아내가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고 맛집 탐방을 좋아하고 저도 먹는 걸 낙으로 여기고 사는 사람이라 함께 평일 점심시간에도 맛집을 다니며 데이트를 많이 했습니다.

이때는 가끔 집에서(아내는 부모님과 살았습니다) 요리했다며 SNS에 올린 사진 링크도 보내줬는데 요리도 스튜, 스테이크, 쌀국수 등 손이 많이 가는 서양식이더군요.

게다가 상차림?이라 하나요?

담음새도 어찌나 정갈하고 예쁜지 잡지에 나오는 사진같았습니다.

"우리 결혼하면 매일 이런거 해줄게^^" 하고 톡 보내오면 참 사랑스럽더라고요.

요리를 잘하고 좋아하는 구나.... 생각했습니다.

솔직히 그런 면이 매력적으로 보이기도 했고요.

 

결혼까지는 순탄했고,

아내가 크게 모아둔 돈은 없었지만 제가 일찍 일을 시작해 집과 혼수를 마련했습니다.

아내도 적당한 선에서 본인 능력껏 해왔고 이에 불만은 없습니다.

같이 혼수를 보러 다니면서 특이한 점이 주방 관련 물건에 다소 집착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수저가 제겐 매한가지 같은데 굳이 수입 고급 커틀러리를 세트로 구매하고, 접시 등 식기류도 영국제인가 브랜드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화려하고 예쁜걸로 특별히 주문해서 구입했습니다.

수세미부터 세세 담는 도자기 용기, 식칼, 도마도 최고급으로, 가전제품도 예쁜 걸로 아주 비싼 것만 골랐더군요.

그래도 기꺼이 주방 일을 좋아하는 여자니 이게 낙이겠거니 이해했습니다.

비싼 명품 가방을 원한다거나 그런건 아니었으니까요.

 

 

문제는 결혼 후입니다.

저는 출근이 늦은 오후인지라 점심즈음 되어 일어납니다.

아내도 저처럼 올빼미 스타일인지라 제가 퇴근하면 같이 새벽 두세시까지 티비도 보며 시간을 보내다 함께 잠들어 저와 같이 일어나 밥을 차려줍니다.

아내는 결혼 후 거의 매일 SNS에 그날 먹을 밥상을 올리는데요.

문제는 이겁니다.

 

아내가 한 음식은 하나도 없습니다.

 

요리를 좋아하고 가정적이라는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모두 끓이기만 하면 되는 국, 찌개, 반찬가게에서 산 반찬, 햇반(밥은 왜 안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가끔 특식이라며 스파게티를 해주면 면에 시판 소스를 얹어 줍니다.

예 압니다. 이것도 사실 감지덕지죠.

 

하지만 제가 마음에 걸리는 점은 이렇게 시판 제품으로만 100% 차려놓고 그릇에 예쁘게만 담아 놓고 사진을 찍어 올린다는 겁니다.

SNS에 날짜 쓰고 "오늘 남표니 밥상~" 뭐 이런식으로 올립니다.

그리고 쓴 내용은 죄다 만드느라 진땀 뺐다는 말,

이렇게 열심히 차려줬으니 든든히 먹고 힘내라는 말입니다.

 

그래도 아무 소리 않고 맛있게 고맙다며 먹어오던 제가 충격먹었던 사건이 있는데...

전날 저녁 집앞 김밥천국에서 사온 순두부 찌개를 뚝배기에 끓여놓고 노른자만 얹어준 때입니다.

같이 가서 사먹은 적도 있고 제가 순두부 찌개가 맛있더라 칭찬한 적도 있어 맛을 잘 알죠.

저는 모르느 척 맛있게 먹었고 아내도 별말 없이 식사했습니다.

그리고 어김없이 그날 오후에

"보글보글 남편 위해 끓인 순두부 찌개"

"역시 순두부는 직접 끓여먹어야 보들보들...!#$#$%"

뒤에는 기억도 안나네요.

아무튼 본인이 만든 척을 해놨길래 좀 어이가 없더라고요.

 

 

뭐 그 이후에도 사건은 많습니다.

쌀국수를 포장해와서 직접 육수낸 척 한 일,

시판 스테이크(수비드로 조리했다는데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에 시판 소스, 빵집 마늘빵을 주고 하루종일 특실 준비했다고 한 일,

월남쌈을 통째로 사와서 상차림 한 일,

심지어 치킨을 주문해서 예쁜 그릇에 담고 오븐에서 조리한 척 글 올린 일 등등

 

 

아내는 제가 이런 사실을 다 안다는 걸 모르는 눈치인지

아니면 SNS가 거짓이라는 데에 별 생각이 없는지 아무 얘기가 없습니다.

저 역시 지적하면 부끄러울까봐 아무말 않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을 몇개월째 보아 오니...

뭐랄까 좀 정떨어진다 할까요?

요리 잘하는 아내, 내조, 살림왕 이런거 바란적 절대 없습니다.

같이 인스턴트만 먹고 살아도 행복한 신혼 아닙니까?

더군다나 저는 부모님도 일찍 안계시고 친척도 별로 없어 사실상 저희만 행복하면 되는 상황입니다.

 

 

왜이렇게 거짓된 삶을 사는지...

도저히 이해도 안가고 가끔은 너무 위선적으로 보여 조금 정이 떨어집니다.

저는 정말 일하는 동안 외식을 매일처럼 어쩔 수 없이 하며 산 사람이라 전날 먹다 남은 찌개 대충 끓여서 김에 밥만 먹어도 행복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상차림만 화려하고...

수저 받침만 예쁘고 테이블보에 고급 도자기 식기에 담은 시판 음식이 짜증납니다.

 

 

상태가 악화되기 전에 뭔가 얘기를 했으면 하는데요,

니가 한 밥을 대령하라는 것도 아니고

SNS를 하지 말라는 것도 아니라

그저 우리 솔직하게 살자, 남 시선 의식하지 말고 살자... 이게 제 요지입니다.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요?

 

참고로 하루나 한끼 정도를 차려주고 있고

빨래, 청소 등 집안일은 제가 쉬는 날에 나눠서 하고

아내는 낮엔 주로 쉬거나 취미생활을 합니다.

절대로 가사로 압박을 주거나 한 일은 없습니다.

 

지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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