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큰며느리고 딸하나 키우고있습니다.
동서는 저보다 늦게 결혼했고 저희딸보다 한살어린 아들키우고 있어요. (둘다 유치원생 입니다.)
어제 저녁 동서가 오늘 시조카를 반나절만 봐달라고 부탁하기에 알겠다고 했어요. 동서네 친정쪽 행사가있는데 시조카를 데리고가기 찝찝해서 저한테 맡긴다고 하기에 어차피 신랑도 시댁에 가야되고 해서 딸이랑 같이 놀면되니 흔쾌히 알겠다고 했어요.
오늘 아침에 7시반쯤 카톡와서 지금 출발한다고 했고 8시못되서 전화왔길래 받으니 공동현관입구까지 내려와달라고 해서 급하게 마스크만 쓰고 내려가서 조카데리고 올라왔어요. 조카한테 아침먹었냐고 물어보니 안먹었다고해서 딸이랑 같이 뭐먹을래 하니 빵먹고싶대서 빵이랑 계란후라이하고 요플레랑 줬더니 둘이서 잘 먹더라고요.
오늘 워낙 더워서 그런지 에어컨을 풀가동시켜고 애들은 땀범벅. 안되겠다 싶어서 베란다 미니풀장에 물받아서 담궜어요.
여벌옷을 따로 안들고왔기에 다 벗길순 없어서 위에 입고온 티+팬티입혀서 물놀이시키고 점심먹을때 되서 한명씩 데리고 나와서 목욕시키고 옷이 없어서 팬티는 안입히고 딸아이꺼 민소매 실내복 상하의 입혔어요. 아침에 입고온 바지 입힐까했지만 청반바지를 입고와서 너무 더울꺼같아서 다시 못입히겠더라고요.
점심때 뭐먹고 싶냐니깐 딸은 곰국에 밥말아 먹고싶다하고 조카는 치킨먹고싶대서 치킨시켜서 곰국이랑 줬어요. 밥다먹고 아이스크림 하나씩먹고 또 물놀이 하고싶대서 입은 그대로 다시 물에 또 들어가서 놀고 동서가 이제 출발한다고 카톡하길래 다시 애들 데리고 나와서 한명씩 샤워시키고 또 딸아이 옷 입혔어요. (연보라색 베이스에 노란스마일 그려져있는 민소매+3부바지 상하복, 팬티는 안입힘)
그때 시간이 3시쯤이였어요.
동서가 제가 올라갈까요? 근데 저도 외출해서 형님도 찝찝하시죠? 하길래 그래요. 제가 데리고 내려갈께요 했어요.
(동서는 빠른생일이라서 저랑 학년은 같고 년도는 제가 1년 빨라요. 근데 자꾸 같은학번이다 어쩌다 강조하길래 서로 맞존대합니다.)
지하주차장이라길래 데리고 갔더니 보자마자 표정이 싹 변하더니 옷이 이게뭐냐고 조카한테 물어보네요. 조카가 어푸어푸하고 ##누나옷 입었엉 그래서 제가 입고온옷은 다 땀에젖고 물놀이하고 씻기고 여벌옷이 없어서 딸꺼 입혔다. 팬티는 안입히고 새로빨아둔 깨끗한옷 입혔다 했더니 동서가 "형님..여자애는 남자애옷 물려받아입고 해도 남자애한테는 여자옷 입히는거 아니에요" 이러더라고요. 저도 그말 들으니깐 기분상해서 여벌옷도 없는데 그럼 깨벗겨서 데리고 나올까요? 했더니 아니에요. 가볼께요 하더니 애태워서 가더라고요.
애돌보고 있는 중간중간 카톡와서 무슨 키즈카페 애맡긴 사람마냥 우리**뭐해요? 사진쫌 보여주세요. 이따구로 말하길래 그때부터 살짝 뭐지? 했는데 보자마자 저딴소리하니깐 저도 짜증나서 한마디 했네요. 빈말이라도 애본다고 수고했다고 인사라도 먼저했으면 이렇게 기분상하진 않을텐데 제가 속이 좁나봅니다.
아까 시동생한테 오늘 고생하셨다고 조카가 오늘 물놀이도하고 누나랑 완전 재미났다고 계속 말했다며 하길래 그랬냐고 다행이다하고 입고간 옷은 어차피 작아져서 여름지나면 못입는옷이니 다시 안돌려줘도 된다 그냥 버려도 괜찮아요 하고 톡보냈어요. (아침에는 시동생과 같이왔고 오후에 올땐 동서혼자옴)
남자아이한테 여자아이옷입히면 안된다는 그런 미신이라도 있나요? 진짜 몰라서 그래요..
날더운데 뒤치닥거리 한다고 쪼금 힘들긴했지만 둘이서 어찌나 재미나게 노는지 힘든거 잊고 같이 시간보냈는데 뭔가 씁쓸하네요....
후기는 매너인곳에 후기를 쓰고팠으나
후기라고 할것도 없고 무슨이유인지 노트북으로 글을쓰려고하니
자꾸 지맘대로 뒤로가기가 되서 포기했다가
그래도 인사차 이렇게 글남겨봅니다..
동서한테는 따고 연락은 없었어요.
연락이 없는거보니 제가 쓴 글을 읽은거같아요.
제가 네이트판이란곳을 눈팅만하다 생전 첨으로
글을 쓰게된것도 동서가 판을 잘 본다는걸 알아서에요.
동서가 상위랭크되는 글있으면 종종 카톡링크로 보내주곤했는데
제 글도 댓글많이 달리고해서 링크보내줄만도 한데
조용한거보니 제 예상으로는 읽은듯하네요.
그리고 그날 조카가 제 딸아이 장난감중에 하나가
마음에 드는지 계속 가지고 놀고 저한테 와서
큰엄마 이거는 몇만원 있으면 살수있냐고 몇번이나 묻기에
제가 로켓배송으로 주문해주고 다음날 도착했다는
업체측 사진까지 받았는데 아무런 연락없는거 보니
더더욱 글을 읽었다는 확신이 드네요.
많은분들이 단톡에 까발려라고 하시던데
저/남편/동서/시동생넷이 있는 단톡은 폭파된지 몇년이고
시부모님이랑은 애초에 첨부터 단톡방이 없었어요.
아들가진 유세인가 혼자 생각하다가
아냐 내가 자격지심이겠지 했는데
이번일로 여태했던 말들이 유세였단걸 알게됐네요..
이번일 있기전까지는 쌔하다? 하는 일들이 있어도
괜히 내가 확대해석 하는거겠지..집에 며느리 둘밖에없는데
그 둘이 어긋나면 시부모님이 얼마나 불편하실까 하고
멍청한생각을 하고 지냈는데 이번일 계기로
잘알게되서 저도 이제 손해안보고 제 밥그릇챙기고
살려고합니다. (시부모님들은 매우 좋으신분들입니다.)
하나하나 다 쓰고싶지만
그것 또한 제 얼굴에 침 뱉기이기에
저도 더이상은 좋은게 좋은거란 생각은 버리고
야무지게 할려고요.
조언해주시고 같이 화내주셔서 감사해요.
글쓰면서도 예민하게군다는 말 들을까봐
노심초사했는데 제 쪽에서 많이 말씀해주셔서
유치하지만 기분좋은것도 있었네요.
다들 비피해, 태풍피해 없으시길
바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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