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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썰BOX/네이트판 [식탐]썰

[판 레전드 죽사발 식탐남편] (원본지킴이)아픈아이 죽 뺏어 먹은 남편

by 이야기NOW 2020.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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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가 4살인데 8개월 조산으로 태어나 소아천식으로 굉장히 고생을 많이 합니다.

감기가 조금만 심해져도 폐렴으로 바로 진행되기도 하고 곁에 누가 아프기만 해도 여과없이 바로 진행돼요.

면역자체가 약해 늘 노심초사 해요.

다른 아이들 삼사일이면 퇴원한다는 폐렴도 열흘 넘게 고생하기도 하고 천식발작이 심해 대학병원서 중환자실을 드나든적도 있어요.

 

지난주 저녁에 배가 아프다더니 그날 밤부터 고열과 발작적인 기침으로 아이가 삼일째 수액과 미지근한 물로만 버텼어요.

기침때문에 10분이상을 잠을 못자고 끊어오르는 열로 얼굴이 시커멓게 변하는데 아픈 아이를 붙잡고 가슴 조마조마하다 안돼겠어서 아침에 입원을 시키던가 해야 될거 같아 차를 놓고 가라 했는데 병원 가려고 차키를 찾으니 없네요.

 

남편한테 전화 했더니 추워서 차 가지고 출근했다네요. ㅋㅋㅋㅋ

남편 회사 걸어서 10분 이예요.

애가 며칠째 숨이 넘어가라 기침하다 토하는데 추워서 가져 갔데요.

이때부터 화가 날데로 났죠.

 

처희 지방이라 입원 시킬려면 1시간 40분을 가야해요.

의료원이나 조금 큰 병원도 있지만 소아과 전문의도 없고 애가 워낙 아프다보니 급박한 일에 대비할 수 있게 다니는 소아과에서 늘 대학병원을 잡아줬죠.

 

급한데로 택시 타고 다니던 소아과가서 해열주사와 병원 소개받고 소견서 첨부하고 주사서 세그릇으로 소분해서 왔어요.

집에서 부랴부랴 짐싸고 큰아이 부탁한다고 친정에 전화하고 둘째 죽이라도 한술 먹이려는데 남편이 왔더라고요.

 

얼굴보자마자 화는 나는데 애가 급해 꾹 참고 있는데 애 괜찮냐는 말은 안하고 전날 친구가 한그릇가져다준 단팥죽 다 처먹더니 저보고 어서 일보라길래 죽만 부탁한다고 몇수저라도 먹여달라고 하곤 나머지 짐을 싸고 있는데 애는 한숫갈 먹고 기침하다 토하고 한숫갈 먹고 기침하다 토하고를 몇번 반복하다 안먹는다고 입을 닫아 버리니 남편새끼가 aa야 먹어야 낫지. 한숫갈 먹어봐 몇번 하더니 그릇채 들어 남편 주둥이로 쏟아붓네요.

그리고 다음 그릇 뚜껑 열어 aa야 아빠처럼 먹어야지 몇번 하더니 그걸 또 지 주중이에 그릇째 쏟아 넣는데 저게 미친놈이지 싶었어요.

 

다른것도 아니고 애가 사흘넘게 제대로 먹은 것도 없이 저렇게 아프기만 한데 그걸 뺏어 먹는데 이해가 되나요?

10분이면 걸어갈 회사를 지 춥다고 차를 가져간게 이해가 되나요?

여기 지방이라 택시도 없어요. 콜택시도 전화하고 한참 기대려야 되요.

그나마도 눈내리는 요즘같은 계절엔 안올 때도 있고요.

택시탄다 해도 소아과까지 택시비 만오천원 나와요. 그만큼 멀죠.

 

세번째 그릇 뚜껑따는데 저도 눈이 돌았는지 그릇 뺏어서 죽그릇을 남편 머리에 쏟아부었습니다.

 

다처먹어라 다처먹어 넌 이게 처먹고 싶냐?

애가 넘어가게 생겼는데 처먹고 싶냐?

니가 그지새끼냐? 아픈애 죽을 뺏어 처먹냐?

아주 상스럽게 욕했습니다.

 

결혼 7년동안 애들 입보다 지입에 먼저 넣고 보는 인간.

지좋아하는 반찬 내가 많이 먹을까봐 허겁지겁 처먹는 것도.

친정가서 부모님보다도 숟가락 먼저들고 우적우적 처먹는거.

모두 잠든 밤에 혼자 처먹던거.

다 밥상머리 교육 못 받아서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알려주면 고쳐살줄 알았습니다.

7년을 해봤는데 고칠수 없는 인간이네요.

 

야!!!!하고 소리 지르는데 마저 처먹어라 난 병원간다고 애안고 짐가방 질질 끌고 나오는데 친정부모님 오셔서 부모님차로 큰병원에 입원시켜서 지금 병원이예요.

 

벌써 입원 5일째네요.

입원 첫날 시어머니 전화하셨더라고요.

애 아프단 말 듣고 집에 왔는데 둘이 싸웠냐고 무슨일이냐길래 있는 그대로 말했습니다.

남편은 말 안했는지 모르시길래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있던일 그래도 한참 말이 없던 어머님 그래도 뜨거운 죽을 끼얹으면 어쩌냐고 한소리 하시길래 다 식어서 그런가 잘만 먹더라요 하고 끊어버렸어요.

 

시누도 그날밤에 애보다 죽얘기 듣고 전화했길래 이만저말하고 나 애 아파서 그런데 신경쓰고 싶지 않다했더니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둘째날 시부모님, 시누, 도련님 문병왔는데 여직 입원했어도 이렇게 다 온적이 없었어요.

속으로 벼르고 오셨나보다 했어요.

 

아이는 산소 마스크 끼고 숨이 너머가게 기침을 하고 있어 하루종일 안고있었죠.

누운것보단 일어나 있는게 기침이 덜하거든요.

너무 아파서 안겨 눈물만 주루륵 흘리는 아일 보시더니 아버님이 애가 이지경이 될때까지 병원엘 안오고 애를 이렇게 만들었다고 역정내시는 틈에 아니나 다를까 어머님이 너 어디 남편 머리에 죽을 끼얹냐고 하시길래.

 

이렇게 아파서 울기만 하는 애 죽을 두그릇 뺏어 먹었다.

어머님은 어머님 아들 챙기세요. 전 제 아들 챙길께요.

지 춥다고 10분이면 걸어가는 회사를 꾸역꾸역 차끌고가고 그날도 단팥죽 먹으러 집에 왔더라.

애가 이렇게 아프면 옆집사람도 그렇게 안한다.

내새끼 아플 때 그사람 아무것도 안했어요.

한밤중 응급실도 나혼자 애데리고 다녀왔고 애 약한번 먹인적도 없다.

하다못해 큰애도 동생 아프다고 친구가 준 젤리 안먹고 들고 왓더라.

따따따따 쏘아 붙혔어요.

그동안 한번도 말대꾸한적 없고 시키면 시키는데로 살았는데 못참겠더라고요.

 

남들이 들으면 웃겠지만 이혼하려고요.

비단 이번 일 때문만은 아니지만 이번 일이 계기가 됐네요.

남들한텐 먹는걸로 그런다는게 어찌보면 소소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지밖에 모르는 인간하곤 못살겠네요.

 

지금 입원 5일째 인데 아이도 조금씩 괜찮아지고 남편에게도 이혼하자 했습니다.

시댁에도 친정에도 이만저만해서 못살겠다 했습니다.

남편은 잘못했다. 시댁은 무슨 그런걸로 이혼하냐. 친정은 침묵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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