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방탈 죄송합니다 근데 여기가 제일 활성화된 곳인 것 같아 실례를 무릅쓰고 글재주도 없지만 적게 되었어요 너무 어이가 없는데 내가 쪼잔한가 싶어 친구들에게는 말을 못 하겠는데 누군가에게라도 이야기를 하고 싶더라고요 ㅋㅋㅋ ㅠㅠ
일단 전 스물세 살 대학생이에요 집이 유복한 편이 아니라 알바로 제 생활비랑 용돈 벌어 쓰고 있어요 엄마께서 보험료는 내 주시고 다른 건 다 제가 벌어 쓰는 상황이고 남친은 저보다 두 살 많습니다 마찬가지로 대학생인데 취업 준비한다고 알바할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집에서 용돈 받아 써요
어쨌든 남친에게는 띠동갑인 여동생이 하나 있어요 저도 몇 번 봤었는데 너무 귀엽고 예의도 바른 거예요 제가 외동이라 어릴 때부터 동생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했기 때문에 언니 언니 이러면서 따르면 그게 그렇게 좋을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후로도 데이트 때 남친 동생을 자주 만나곤 했어요
그러다 일이 터졌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간식이 하나 있는데 바로 구슬 아이스크림이에요
근데 요즘엔 편의점에서 하나에 삼천 원 가까이 하잖아요 그렇게 비싼 건 아니지만 그래도 집에서 용돈 하나 안 받는 입장에서 매일 하나씩 사 먹기엔 좀 부담스러워서 인터넷에서 20개에 이만 원 조금 안 되는 그런 거 아시죠 그런 걸로 사서 냉장고에 두고 먹고 있어요 남친도 이걸 알고 있고요 전에 좀 많이 사서 동생 가져다 주라고 몇 개 줬었는데 동생이 되게 좋아했대요 그래서 아예 제 거 사는 김에 하나 더 사서 남친에게 전해 줬어요 동생 가져다 주라고요
근데 한 이 주 지났나 남친이랑 얘기하다 그 아이스크림 사 줬던 게 생각나 물어보니 그걸 다 먹었다는 거예요 근데 초등학교 6학년 짜리가 스무 개를 벌써? 이런 생각이 들어서 물어보니 어머니 아버지도 좋아하셔서 같이 먹다 보니 다 먹었대요 그럴 수 있다 생각했어요 저희 엄마만 해도 아이스크림을 좋아하시거든요 그러면서 동생이 너무 좋아하는데 하나만 더 사 줄 수 있냐 해서 흔쾌히 그러겠다 했어요 근데 이게 한두 번 사 주다 보니 계속 원하는 눈치더라고요 그때 눈치챘어야 하는 건데... 지금 생각해 보니 왜 몰랐는지 모르겠어요 저도 제가 호구 같아요 ㅠㅠ
그렇게 한 다섯 번 정도를 사 줬나 싶을 때 남친이랑 동생을 같이 보게 됐는데 잠시 남친이 화장실 간 사이에 동생한테 저번에 언니가 사 준 아이스크림 잘 먹었어? 이렇게 물어봤어요 근데 애가 무슨 아이스크림이냐 되묻는 거예요 그때부터 ??? 이 상태로 저번에 언니가 구슬 아이스크림 사 줬잖아~ 오빠 말로는 ㅇㅇ이가 엄청 좋아한다 그래서 언니가 다섯 번도 넘게 사 줬는데? 이랬어요 근데 동생이 자긴 그걸 먹은 적이 없대요 (남친 본가랑 학교랑 같은 지역인데 거리가 좀 있어서 남친이 학교 근처에서 자취 중) 오빠가 집에 아이스크림 들고 온 적 없다고...
그래서 동생 집에 데려다주고 추궁했어요 내가 사 준 아이스크림들 다 어쨌냐고요 솔직히 큰 돈은 아니지만 알바하는 대학생한테는 십만 원 가까이 되는 거 적은 돈은 아니라 생각해서 ㅠㅠ 그랬더니 남친이 처음엔 부인하다가 결국 실토하더라고요 자기 자취방에 두고 다 먹었대요 그 많은 걸... 처음에 몇 개만 자기가 먹고 가져다 주려고 했는데 먹다 보니 맛있어서 계속 먹었다는 거예요 그거 듣는데 너무 어이가 없어서 할 말이 없더라고요 매번 사달라 하는 거 이상하긴 했지만 그래도 친동생처럼 아끼는 동생이 먹고 싶다 그런 거라 사 준 건데 그걸 정작 당사자한테는 하나 안 주고 자기가 다 처먹었다는 게 ㅋㅋㅋㅋ...
그거 듣는 순간 정이 다 떨어져서 헤어지자 하고 내 계좌로 아이스크림 값 보내라 하고 집에 왔는데 지금 계속 전화 오고 카톡 오고 난리네요 잘못했다 한 번만 봐달라 이러면서요... 이거 제가 이상한 거 아니죠? 저도 제가 호구 같았다는 거 인정합니다 근데 정말 이런 걸로 거짓말할 줄 몰랐어요 ㅠㅠ
추가) 댓글들 찬찬히 다 읽어봤습니다 당연히 헤어질 거니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제가 글에서 남친이라 칭한 것 때문에 다들 오해하신 것 같아 죄송합니다 ㅠㅠ 그리고 아이스크림을 어떻게 옮겼냐 궁금해하시는 분이 있어 간략하게 적자면 제가 두 개를 다 받아 옮긴 게 아닌 하나를 아예 남친 집으로 보내려고 집 주소 좀 알려줄 수 있냐 했더니 본인 자취방으로 보내면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본가 갈 때 아이스박스에 넣어 가겠다고 해서 자취방으로 보냈었어요 그 말을 믿은 제가 호구죠... 댓글들 감사합니다 헤어져야겠단 결심이 더 굳어졌어요 잘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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