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 어그로 죄송합니다. 방탈 죄송합니다.
안녕하세요. 자폐 1급 장애인 동생을 둔 학생입니다.
톡선에 이런저런 얘기들이 많은데 도저히 지나칠 수가 없어서 이렇게 글 적어봐요.
장애인을 일반학교에 보내지 말아 달라는 의견들, 백번 이해합니다.
저 역시도 자폐 1급 장애인을 동생으로 두었으면서도 같은 반 특수학급 친구들을 마냥 감싸주지는 못했던 것 같거든요.
하지만 우리 같은 장애인 가족들이 장애인을 특수학교로 보내고 싶지 않아서 일반학교를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적습니다.
도대체 왜 '아이를 특수학교에 보내지 않고 일반학교에 방치하냐'는 질문에 장애인 가족의 억장이 무너집니다..
일단은 장애인에게 필요한 특수학교의 수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을 제발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장애인에게는 해당 장애에 맞는 교육이 매우 중요합니다.
장애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일반학교에서의 특별한 대우가 아니라 꼭 필요한 교육을 받게 해 줄 특수학교라는 것은 장애인 부모들이 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특수학교의 설립 뿐만 아니라 일반학교의 특수학급 조차도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애초에... 특수학교로 갈 수 있는 인원자체가 너무 너무 적습니다.
자폐 1급의 장애를 가지고 있는 저희 동생도 발달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에 지원했지만 상대적으로 증상이 가볍다는 이유로 입학을 거절당했습니다.
도대체 어느 정도의 중증 장애인이 특수학교에 들어가는 걸까.... 라고 생각할 정도입니다.
장애인을 일반학교로 일부러 보내는 게 아니라 등 떠밀려 일반학교로 가는 거예요. 정말로요...
장애인 교육이 설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습니다.
특수교육 대상자 중 30%만 특수학교에 갈 수 있고 교육받을 수 있어요.
나머지 70%는 특수학교에 들어갈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고 이로 인해 여러 글과 댓글들의 사례들처럼 정말 심한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특수학교로 가지못하고 일반학교로 보내지고 있습니다.
결국 이게 특수학교의 처절한 현실이고 교육을 희망하는 장애인 가족들이 절망하는 이유입니다.
특수학교는 언감생심이고 겨우겨우 일반고 특수학급에 배치되어도 장애 종류가 전혀 다른 지체장애 학생과 같은 반에 묶입니다.
일반고에 보내졌을 때 일반학생과의 갈등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장애인 학생은 골칫덩이가 되었을 뿐입니다.
골칫덩이가 되는 이유는 발달장애, 지체장애 등 장애 종류에 맞춰 교원을 전부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에요.
게다가 현재 교육목표가 '공존'이 아닌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기 때문에 장애학생과 같이 수업을 받는 것은 더욱 더 환영할 수 없습니다.
냉정하게 통합교육이랍시고 특수학급을 열어놓으면 뭐하나요?
말마따나 학생들한테 장애인 학생을 돌보도록 떠넘기기 바쁜 학교가 대다수입니다.
특수학교가 일반학교처럼 있다면 그 누가 일반학교로 아이를 보내고 싶어하겠습니까...
장애인이 입학했다고 하면 이기적으로 일부러 일반학교에 보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대다수인데요.
정말 속상해서 적어봅니다.
답답한 마음에 두서 없이 적어내린 점 죄송합니다.
하지만 모든 장애인 가족과 장애인 학생들이 일반학교에 가고 싶어서 가는 게 아닌 경우도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어서 적습니다.
장애인을 특별대우하는 것은 원하지 않습니다.
장애인이 불편하고 덜 떨어진 상태로 격리해야할 존재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야하는 존재로 조금이나마 인식이 나아지길 간곡히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3줄요약
1. 특수학교의 숫자는 턱없이 부족하다.
2. 특수학교에 오티조차도 턱없이 부족하다.
3. 일반학교에 보내고 싶어서 보내는 것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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