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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썰BOX/네이트판 [레전드]썰

[네이트판 사이다 레전드] 맥북 훔쳐간 도둑년놈들 잡았어요ㅋㅋㅋㅋ(feat. 엽떡)

by 이야기NOW 2021.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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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저는 택배를 도난 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알바를 하던 때에 택배가 와서 '집 앞에 놔두고 가주세요'라고 한게 화근이었습니다.

 

[경비실 없는 5층 빌라입니다.]

 

 

 

하필이면 그 택배가 알바비를 모아샀던 '맥북'이었고,

 

알바를 끝내고 신난다 둥가둥가 집으로 향한 저를 맞이한 것은 황량한 현관이었습니다.

 

분명 그 앞에 놓여있어야 할 택배가 없어진거에요!

 

나의 맥북이!

 

어화 둥둥 내 새끼 내 새끼가!

 

 

 

 

 

분노에 찬 저는 당연히 신고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1차로 기사님께 확인전화를 해봤고 2차로 경할에 전화했죠.

 

의외로 경찰분들 빨리 와주시더라구요.

 

 

 

그런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복도에 CCTV가 없다는 거였어요ㅠㅠ!

 

유일하게 있는 빌하 현관 CCTV는 심지어 가짜였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월세 40만원 받으면서 CCTV 하나 제대로 없다니ㅋㅋㅋ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당연히 범인은 못잡았구요.

 

저는 또 당연히 앓아누웠고... 그렇게 맥북을 날렸습니다.

 

어쟀든 집 앞에 놔달라고 한건 저니까요..

 

그렇게 잊혀지나 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일이 하나 또 터진겁니다.

 

15일이 바로 제 월급날이었거든요.

 

편의점 알바라 쥐똥만큼 작은 월급이긴 하지만 저는 월급날이면 꼭 엽떡을 시켜먹습니다.

 

떡볶이를 만원 이상 주고 사먹는다는게 너무 사치같아서 한달에 한 번만 먹죠ㅠㅠ

 

[맛있어서 더 짜증나 힝훙행]

 

 

 

저는 일 끝나자마자 가서 먹고 싶어 미리 주문을 했고

 

뒷타임이 늦게 오는 바람에 배달 시간에 맞춰 집에 도착을 못했습니다.

 

집까지 한 2분? 정도 남은 시점에 도착하셨다고 전화가 왔거든요.

 

뭐 어쩔수 있나요?

 

바쁘실텐데 기달려 달라고 할 수도 없고

 

좀 찜찜했지만 문 앞에 놔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맥북은 비싼거라 훔쳐갈만 해도 설마ㅋㅋㅋㅋ

 

떡볶이를 훔쳐갈까? 싶었던거죠.

 

 

 

근데 설마가 일어났습니다.

 

지벵 도착하니까 떡ㅋ폭ㅋ잌 가 없는겁니다.

 

고작 2분 사이에요ㅋㅋㅋㅋㅋ 

 

떡볶이 냄새는 스멀스멀 나는데 또 사라지니 진짜 너무 화나더라구요.

 

근데 잠자코 생각해보니 2분이면 누가 훔쳐갔겠습니까?

 

이건 분명 같은 층에 사는 사람 짓이다라고 확신했습니다.

 

 

 

그래서 301호부터 벨을 누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302호 사니까 저 빼구요.

 

301호 답이 없었습니다.

 

현관문에 귀를 가져다대니까 아무소리가 안들렸어요.

 

빈집이구나 하고 303호로 넘어갔습니다.

 

여기서는 머저 귀를 대보고 벨을 눌렀습니다.

 

현관 너머로 사람 말소리가 들리더군요.

 

 

 

띵-동. 눌렀습니다.

 

어라? 대답이 없네요?

 

띵-동 두번 눌렀습니다.

 

또 대답 없네요.

 

다시 한 번 귀를 가져다대봅니다.

 

TV소리가 사라졌고 조용하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새끼들이...?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눌렀습니다.

 

 

띵-동, 저기요 저 302호인데요. 안에 계신거 알고 있어요. 잠깐 나와보세요. 라고 하면서요.

 

그제야 부스럭 소리가 나더니 문이 열렸습니다.

 

얼굴만 빼꼼 보여주면서 왜 그러시는데요? 라는 말과 함께요.

 

근데ㅋㅋㅋ 너무 웃긴게 문이 열리는데 떡볶이 냄새가 확 나더라구요.

 

이건 진짜 누가봐도 이 집안에 있는거였습니다.

 

그래서 물었죠.

 

302호 사람인데, 제가 주문한 떡볶이가 사라졌다. 혹시 저희 집 문 앞에 있던거 착각하고 드신거 아니냐구요.

 

 

 

아우, 근데 뻔뻔하시더라구요.

 

아니랍니다. 떡볶이 본 적도 없다고 벨 누르지 말래요ㅋㅋ

 

누가봐도 냄새가 엽떡이었는데 발뺌하는게 너무 짜증났습니다.

 

그렇다고 강제적으로 문을 열고 볼 수도 없고..

 

결국 문을 닫으려는 남자를 막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몰랐을겁니다.

 

제가 상 도라이라는 걸요.

 

안 그래도 바로 며칠 전에 맥북이 없어졌는데 떡볶이도 사라졌다? 근데 범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눈 앞에 있네?

 

 

 

저는 즉각 경찰에 전화했습니다.

 

이번에는 더 빨리 오셨더라구요.

 

지난 번과 같은 경찰분이셨습니다.

 

기억도 하고 계셨구요.

 

그래서 지체없이 설명해드렸습니다.

 

 

떡볶이 왈라왈라, 303호 샬라샬라~~ 

 

그리고 덧붙여서 제가 어플을 이용해 배달 주문한거라 배달봉지에 저희 집 영수증이 붙어있을거다. 그거 확인해보시면 도둑놈들인거 아실거다 라구요.

 

 

 

매달 시켜먹던 엽떡이니 알고 있던거였습니다.

 

떡볶이 하나에 치밀한 대처를 하지도 않았을 테니까요.

 

 

 

바로 경찰분들이 벨을 눌렀고 이번에는 어째 한번에 나오더라구요.

 

역시나 빼꼼하고요ㅋㅋ

 

그런데 경찰인거 보시고 적잖이 당황한 얼굴을 하시더라구요.

 

떡볶이 냄새는 여전히 달콤했구요.

 

 

 

경찰분들은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신고가 들어와서요. 라는 말과 함께 남자가 잡고 있던 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근데 왠걸?

 

엽떡의 커다란 흰 색 통이 바로 보였습니다.

 

원룸이라 문을 열면 신발장 앞이 바로 주방이었고 그 앞이 방이었거든요.

 

그 중심에서 떡볶이 드시고 계시더라구요^^

 

 

 

근데 더 웃긴건 뭔지 아세요?

 

TV소리라고 생각했던게 TV가 아니였습니다.

 

노트북이었어요.

 

노트북을 앞에다 두고 예능 보시며 식사 중이시더라구요.

 

진짜 혹시 했습니다.

 

 

 

설마...? 하고요.

 

 

근데 설마가 사람잡는거 맞아요.

 

맥북이었으니까요. 내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맥북이요..

 

맥북에 엽떡이라.. 바로 상황 파악이 됐습니다.

 

경찰분들도 어? 하시는 표정이셨구요.

 

우선은 먼저 경찰분들이 303호 분들한테 설명을 하셨습니다.

 

이러이러한 신고가 들어왔고 잠깐 확인하겠다구요.

 

혹시 드시고 계신 떡볶이 어디서 주문하셨고 배달 받으신 봉투는 어디있냐구요.

 

 

 

남자는 당황하면서 봉투는 이미 버렸고 나가서 자기가 포장해온거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신발장 바로 옆에 있던 분리수거 박스에 흰색 엽떡 봉투가 제 눈에 들어온거에요ㅋㅋㅋ

 

 

바로 옆에 있던 경찰분께 말씀드렸고 경찰분이 박스에 걸쳐있던 봉투 휙 낚아채셨습니다.

 

그제야 앉아있던 여자가 나오더니 아니 왜 맘대로 그러세요! 이러더라구요.

 

 

 

근데 이미 늦었죠.

 

봉투에 길게 매달린 영수증에는 302호가 표기되어있었으니까요.

 

진짜 황당했습니다.

 

떡볶이 도둑은 난생 처음 봐서요ㅋㅋㅋㅋ

 

그것도 성인 남년가 떡볶이 하나를 훔쳐서 먹고 있다는게..

 

이어서 바로 경찰분들 저 맥북에 대해서도 여쭤봤습니다.

 

이분(저)이 바로 며칠 전에 맥북 하나 도난당하셨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모르시냐구요.

 

 

근데 그건 정말 열과 성을 다해서 모른다고 잡아떼더라구요.

 

떡볶이는 죄송하다고, 실수했다고 돈 드릴테니 나가라면서요ㅋㅋ

 

 

 

하지만 어쩌나요.

 

페이퍼라 적혀진 연두색 분리수거통이 또 제 눈에 들어온걸요..

 

박스가 곱게 겹겹히 쌓여있더라구요.

 

저 정도 양이면 분리수거 한지 꽤 된거다.. 싶어서 이번에는 제가 뒤졌습니다.

 

남자분이 뭐하는거냐고 신고(?)하겠다고 하시는 걸 무시하구요..

 

 

 

 

결론적으로..

 

제 이름이 적힌 운송장과 맥북 포장 박스가 나왔습니다.

 

도둑년놈 한꺼번에 잡은거죠.

 

진짜 어이가 없더라구요.

 

나같으면 흔적 안남게 팔거나 증거 싹 버릴텐데 참 멍청하다 싶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러시면 안됩니다.]

 

 

 

물론 남자는 아직 상황파악 못하고 계속 발뺌했지만 증거가 나온 이상 이야기는 훨씬 쉽게 풀렸습니다.

 

저는 절대 쓰던 맥북 그대로 받을 생각도 없으며, 이미 먹은 엽떡의 값도 지불 받아야한다 생각했고 이런저런 상황으로 봐서 고소를 결정했습니다.

 

경찰 두 분과 고소 어쩌고 저쩌고 하니 그제야 여자분이 와서 죄송하네 어쩌네 했지만 그대로 전 경찰서 다녀왔구요.

 

고소장도 바로 접수했습니다.

 

십년 묵은 체증이 확 내려가는 느낌을 받았달까요....?

 

비록 아직 맥북이 제 손에 들어온건 아니지만..

 

유쾌상쾌통쾌치통잇몸통에는 이가탄! 이 나이고

 

유쾌상쾌통쾌했습니다!

 

 

 

호호호호홓 경찰서에서 문자오고 그러면 나중에 덧 붙여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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