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잠도 안오고 심란해서 글 씁니다.
이곳에는 결혼하신 여자분들 많을테니 객관적인 의견을 듣고자 합니다.
저는 40초 남자이고 결혼한지는 10년 조금 넘었고 아이셋 키우고 있습니다.
처음 사귈때부터 처갓집이 가난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결혼할때쯤에는 처갓집이 기초생활수급자라는걸 알게 되었고(처갓집은 장인어른이 일찍 돌아가시고 장모님, 처제, 아내 이렇게 3명이서 살고 있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너무 가난한거 아니냐고 걱정하셨지만 그래도 아내를 많이 사랑했기에 결혼했습니다.
결혼하고서 주변 유부남들이 전부 경제권을 아내에게 주길래 당연히 그런건가보다 하고 아내에게 전부 월급을 맡겼습니다.
가난하게 살아서 알뜰하고 착실하게 살림할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결혼생활 하는동안 낭비도 심하고 무계획적이고 즉흥적으로 돈쓰는것에 좀 실망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다 3년 전쯤에 아내한테 그동안 모아둔돈 보여달라 했습니다.
그동안 모아둔 돈이랑 대출 좀 받아서 큰 집으로 이사가려고 계획했었습니다.
근데 아내가 차일피일 미루더니 사실은 전부 친정 도와줬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때 충격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처갓집 갈때마다 조금 이상한걸 느끼긴 했습니다.
최신형 냉장고, 에어컨이 갑자기 처갓집에 있고, 몇백만원짜리 안마의자가 있기도 하고, 명품가방이 처제 카톡사진에 올라오고, 유럽여행을 처제랑 장모님이 다녀오고.. 등등,
장모님은 일을 안하시고 처제도 일을 몇달하고 한동안 쉬고 그러길 반복했기에 어디서 돈이 났을까 궁금하긴 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계속 일하지 않는 이유가 소득이 있으면 기초생활수급자에서 탈락하기에 일부러 일을 안하는거라 하더라구요)
그때 이혼을 심각하게 고민했지만 아이들때문에 결심을 못했습니다.
엄마없이 커야하는 아이들을 생각하니 차마 이혼은 못하겠더라구요.
결국 경제권만 제가 다시 가져왔는데 아내가 그후로 자기가 벌어서 친정 도와준다면서 일을 다녔습니다.
자기말로는 아이들 학교다니는 시간에만 잠깐 나가서 일할거고 애들 보살피고 집안일하는것에는 지장안줄테니 걱정말라고 하더라구요.
아내가 일다니고 나서부터 저는 아침밥도 못얻어먹고 빨래도 제대로 안된옷 입고 출근했지만 그래도 아이들만 잘챙기면 상관없다 생각했기에 참았습니다.
그러다 제가 지난달말에 열흘로 지방 출장 계획이 생겨서 다녀오겠다 했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일이 빨리 끝나서 그저께 저녁에 집에 왔는데 둘째아이가 식은땀을 흘리면서 새파랗게 질려서 배가 아프다고 데굴데굴 구르고 있었습니다.
급히 응급실에 데려가서 치료받고 물어보니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가공식품을 먹었다고 하더라구요.
아이들한테 왜 밥을 안먹고 그걸 먹었냐고 물어봤습니다.
알고보니 아내는 제가 출장가있는동안 야근하느라 (야근하면 야근수당을 주니까 그걸받으려고) 애들 제대로 챙겨주지도 않았고 퇴근하면 피곤하다고 그냥자고 집안청소도 안하고 애들한테는 배고프면 라면 끓여먹으라고 했답니다.
그러다 애들이 라면도 다 떨어져서 먹을거 찾다가 유통기한이 1년도 훨씬지난 음식 먹고 탈이 난겁니다.
그말을 듣고 너무 화가나서 집에온 아내한테 너같은것도 엄마냐고 했습니다.
그동안 일하면서 번돈 전부 친정에 가져다 주고, 자식들은 나몰라라하고, 친정식구만 챙기는 너같은건 필요없다 했습니다.
그러니 아내가 유통기한도 제대로 확인안한 애들 잘못이지 그게 왜 내 잘못이냐고 오히려 적반하장입니다.
아내한테는 이혼하자고 했고 아이들은 제가 키우겠다 했습니다.
그러니까 아내는 그냥은 절대 이혼못해준답니다.
이혼하려면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내놓고 저보고 몸만 나가래요.
그러면서 자기가 그동안 청춘바쳐 제 아이낳아서 키워주고 뒷바라지한 갚은 내놓으라고 합니다.
+추가)
댓글들 읽어보았습니다. 근데 몇가지 댓글들이 주작이라고 하길래 반박합니다.
해외여행 가면 수급자 탈락이라고요?
[기초생활수급자 해외여행] 네이버에 검색만해봐도 수급자 백만명이 넘게 해외여행 간다고 기사가 나옵니다.
그리고 결혼하면 세대 분리가 되지 왜 세대분리가 안됩니까?
주민등록등본 떼어보면 저, 와이프, 아이셋 이렇게 다섯명 나옵니다.
기초적인 상식은 갖고 주작이라고 의심하세요
아내가 지금까지 얼마나 처가에 줬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결혼후 7년 동안 제가 번 돈 저희 가족 생활비 빼고는 남는거 전부 줬으니 어림잡아 2억은 넘는거 같아요.
그리고 아내가 일 나가면서 버는돈 한푼도 구경 못했습니다.
생활은 전부 제 월급에서 하구요.
자기가 번 돈은 전부 친정에 줍니다.
이혼은 할 겁니다.
다만 아이들때문에 마음에 걸리는거지요.
아이들이 엄마 껌딱지인데 과연 엄마없이 잘 클 수 있을지..
지금도 그것만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나려고 합니다.
제가 너무 이기적으로 저만 생각하는건 아닌지..
좀 더 심사숙고해서 결정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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