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기 전 일입니다.
친구랑 저는 같이 살고 있습니다.
항상 음식을 만들어 먹던 배달을 시켜 먹던 비용을 반반 부담했습니다.
만약 안 먹는다면 제 것만 주문하면 되니 친구는 돈을 안 내고요.
이번에 있었던 일은 조금 다릅니다.
제가 친구보다 한 시간 정도 먼저 퇴근해서 집에 와 있었고,
한 시간 뒤에 친구가 왔습니다.
저는 퇴근해서 이래저래 일보다가 친구 와서 같이 저녁을 먹을 겸 배달 어플을 켰는데..
친구가 위염 때문에 뭐 별로 안 당긴다면서 편의점에서 사 온 죽을 먹는다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연히 제 것만 주문하려 하는데 대뜸 거기 뭐 파는데 대신 시켜 달라면서 돈을 주겠다 했습니다.
그리고 배달이 와서 먹으려는데 친구가 갑자기 생각이 없어졌다는 겁니다.
저는 제 것만 시켜도 되는 걸 굳이 친구 거까지 시켰고만 안 먹는다고 해서 그럼 냉장고에 넣어놓을 테니 내일이라도 먹으라고 하면서 돈을 달라고 하니 안 먹었는데 왜 자기가 돈을 줘야 하냐고 화를 냈습니다.
내일도 안 먹을 거고 그냥 먹고 싶지 않아진 음식값을 내가 왜 내야 하냐면서 화를 내더군요.
친구가 시킨 음식은 제가 못 먹는 음식이어서 저는 먹지도 못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친구는 끝까지 돈을 줄 수 없다 하고 저는 내놓으라고 하는데 돈을 받는 게 맞는 거 아닌가요?
저는 집에 일이 있어서 당분간 본집에서 출퇴근합니다.
친구도 본집에 있다가 간만에 와서 있었던 일입니다.
(댓글 밑에 후기글 gogo)
[후기]
(후기 올려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실 줄 몰랐는데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친구도 이 글 봤습니다.
자기 거 배달비를 저한테 계좌로 보내놓고 톡으로 재수 없는 년이라고 하더라고요.
더 상대하기 싫어서 그냥 답 안 했고요.
집 문제 관련으로 친구가 이딴 일로 부딪힐 바엔 자기가 나가겠다고 해서 나가라 했습니다.
아픈 친구를 왜 내쫓냐고 하시겠죠?
둘이사는 이집 100% 중에 80%를 제가 냈습니다.
친구가 한동안 퇴사하고 쉬면서 백수로 지내는 동안 돈이 없다고 울고불고 난리 쳐서 제가 그냥 바보같이 부담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니 친구가 나가는 게 맞겠죠?
나간다는 친구가 보증금에 일부를 자기한테 달라는데 원래대로 라면 주는 게 맞지만 여태 제가 지불한 금액들을 생각하면 또 그러기 싫고..
막막합니다.
그리고 댓글에 친구가 아픈데 챙겨주지는 못할망정 너무하다는 댓글이 보여서 말씀드릴게요.
저도 위가 안 좋은 적이 있었습니다.
2020년이니 재작년 19년도 여름에 위경련으로 힘들어서 한 달을 끙끙 앓을 때 친구는 자기 회사친구 데려와서 술 마시고 놀았습니다.
제가 그때 너무 힘들어서 조용히 좀 해달라는 말에 욕을 하고 자기 친구랑 나갔습니다.
저보다 더했죠.
친구가 위염으로 고생하는 동안 저 죽도 끓여주고 다 해줬습니다.
물론 친구는 불편했는지 편했는지 모르겠지만요.
같이 살면서 부딪히는 거라곤 거의 없던 저희가 이렇게 배달비로 싸우니 분명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을 것이다 하고 생각을 해봤지만 없더라고요.
친구도 이딴 일로 싸우는 자기도 나도 한심하다 했고요.
친구가 당장은 집을 못 구하니 집구하는 동안 짐만 집에 맡겨 놓고 본집에서 출퇴근한다고 합니다.
저도 당분간은 본집에서 출퇴근해야 할 것 같아서 자취 집은 빈집으로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친구랑 같이 안 살려고요.
친구가 주문한 음식은 버렸습니다.
아깝지만 먹을 수가 없으니 그냥 버렸습니다.
+추가+
집 비밀번호 어제저녁에 바꿨습니다.
보증금 + 공과금 다 받을 예정이고요.
생활용품은 친구가 자기 물건은 만지지 말고 내버려 두라면서 주말에 제가 보는 눈앞에서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다들 댓글 달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