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뭐 결시친에 올라오는 수많은 막장 사연들에 비하면
좀 별거 아닌 사연이긴한데 나름대로 고민입니다..
결혼한지 4달 조금 넘었고요
저는 사무직 직장인이고 남편은 디자인쪽인데
외주 프리랜서라서 집에서 근무합니다.
바쁠땐 바쁘기는 한데 시간조율이 자유롭다보니
남편이 대부분 식사를 준비하는데요
진짜 정말로 심각하게 맛이 없어요....
이 세상 맛이 아닙니다..
근데 본인은 그걸 몰라요...뭐가 맛있는지 맛없는지를 몰라요....
진짜 미각을 잃은거같아요..
연애할때는 뭐든 잘 먹는거 보고 그냥 좋다 생각했는데
보통 연애때는 제가 만들어준 음식이나
밖에서 외식을 해서 몰랐어요
저 정도로 심각한줄...
일단 대충 몇개 예를 들어드리자면
감바스랍시고 만들은건데
손질도 안하고 수염도 안떼고 껍질채로 올리브유도 아니고 식용유에ㅠㅠ
그리고 마늘이 없다고 집에 있던 간마늘을..넣어서.. 밑에 간마늘이 다 타서 가라앉았어요..
거기다가 새우가 짤거라고 생각해서 소금간을 안했대요.. 결국 초장 찍어 먹었어요..
떡볶이인데요...
진짜 이건 無맛이었어요.
고추장맛+멸치육수 비린맛 말고 맛이 전혀..
설탕이나 물엿도 안넣고 오로치 고추장+멸치육수+간장으로 간을 했대요
그 와중에 어디서 봤다고 냉장고에 있던 멸치육수로 했는데 우웨엑.... 떡이 비리더라고요...
저 아프다고 해준 단호박 스프였는데...
호박+물+간장+우유+메이플 시럽+닭고기로 만드셨습니다...
호박이랑 메이플 시럽이 잘 어울린다는 블로그 기사를 보셨대나...
진짜 상상 이상의 맛이었어요......
간장과 메이플 시럽과 우유가 만나서... 형용할 수 없는 맛입니다.
진짜 10명 불러다가 먹이면 10명 모두 이게 뭔 맛이야? 라고 설명 못할 맛이예요 진짜로
심지어 단백질 섭취해야한다고 닭고기를 같이 갈아넣었는데
생닭도 아니고 자기 먹던 닭가슴살... 그 냉동 닭가슴살 녹인거..ㅠㅠ
이게 뭐냐면 그 통인시장 기름떡볶이+마라샹궈 콜라보레이션이래요
티비에서 나오는거 보고는 마라샹궈소스를 사다가 만든건데
ㅠㅠ 마라샹궈 소스가 없어서 마라탕 소스를 사온거예요....
같은 맛이라고... 근데 또 마라탕 소스는 진짜 미친듯이 짜고 기름져서..
먹으니까 진짜 혀를 고문하는 그런 맛... 맵고 얼얼한데 짠맛이
혀를 후드러 패는 맛...
이건 돼지고기 두부찌개인데
보기엔 멀쩡해보이죠..
전날 먹다 남은 소곱창을...심지어 깻잎 한 팩을 전부 꼭지도 안떼고 통으로..
그리고 국물에 상추도 넣었어요...
신기하게도 온갖 재료의 맛은 나는데 맛은 없는 이 기현상...
진짜 너무 억울한게..
사진찍어서 보여주면 다들 맛있어보인다고ㅠㅠ
남편 요리 잘한다고...
근데 진짜 생긴거랑 맛이랑 매치가 전혀 안돼요....
무슨 맛이 나올지 예상이 안가요
그리고 본인은 이게 맛이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요
짜건 싱겁건 비리건 그냥 그대로 먹어요 재료의 맛 그대로
매운거도 잘 모르고
그리고 자꾸 방송같은데에 달인 비법 이런거나
인터넷 레시피를 보고 따라하는데
그럴거면 그 레시피만 보고 똑같이 따라 해야지
자기가 자꾸 뭘 더 넣거나 빼거나 재료를 대체하고
불은 늘 그냥 맨날 뭘 하든 지옥불 마냥 활활 타는 센불에다가
찌개나 뭐 끓이면 95%의 확률로 바닥은 타고 위는 안 익어요
본인이 뭐가 맛있고 맛없고 주관이 없으니까
걍 주는대로 다 먹는데..
제가 예민한 사람 같이 느낄까봐 뭐라고 자꾸 하기도 뭐하고..
자기도 저 챙겨주려고 나름 그래도 하려고 하는데
결과물이..
심지어 지난번에 카레할때는 어디서 보니까 사골육수로 끓이면 진하다고그래서
그걸 물에 희석해서 끓여야하는데
친정어머니가 주신 사골곰탕 5키로를 전부 녹여서 카레육수로ㅠㅠ
어우 세상에 카레가 느끼한건 태어나서 처음이었어요..
김치볶음밥을 하면 진짜 김치 햄 김치국물만 넣고..
오뎅탕은 오뎅+간장+무+멸치육수 끝
매일 저녁 밥상이 놀라워요.. 무슨 맛이 날지 1도 예상이 안가서...
이걸 어떻게 해야 고칠까요....
⬇️⬇️⬇️다음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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