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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결시친] 맞벌이도 아닌데 애봐주시는 시모...(+추가)

by 이야기NOW 2020.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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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 말씀처럼 제가 나쁜 며느리인지요.
저도 일하고 싶고, 집값 차값 대출에 살림 쪼들리지만 나름 뜻이 있어 두 아이 36개월까지 가정 보육중입니다.

그런데 시어머님께서 아이를 4박 5일씩 데려가십니다.

25개월 큰 아이는 할머니 집이 자기 집이고, 저희 집은 엄마 집이랍니다.

종일 티비, 스마트폰, (양치없이) 초콜렛, 사탕, 빵, 라면 그야말로 아이가 바라고 원하는 것이 다 있으니
아이는 저희 집에 안 온다고 울며 불며 악을 씁니다. 그럴 때마다 시아버지는 제가 아이한테 소홀해 그런거다. 시어머니는 애가 제 애미를 싫어하니 내가 키워야겠다...

 

한번도! 잠깐이라도!! 먼저 봐달라고 한 적도 없는데 그렇게 본인이 와서 데려가셔 놓고는 친구들, 식구들한테는 늙어서(58세) 애보느라 죽겠답니다. 며느리가 애 맡겨 놓고 안부 전화도 없고 지자식 밥 먹었는지 똥 쌌는지 묻지도 않는 천하의 인정머리 없는 못된 애미라고 얼마나 욕을 하시는지, 시외숙모가 남편에게 전화해서 와이프 집에 있는데 왜 시어머니께 애 맡기냐 시이모가 남편에게 전화해서 너는 엄마 힘든데 애 좀 맡기지 마라...


저도 안 맡기고 싶어요!!! 남편과 얼마나 싸웠는지 모릅니다. 시어머님 면전에도 직접 말씀드렸구요. 끊임없이 생사람잡는 통에 정신과, 육아종합지원센터 상담, 정신건강센터 상담, 부부상담소, 양육상담 안 가본 곳이 없어요. 그런데 안 변하십니다. 저 진짜 죽고 싶을 정도로 우울해요.

좋은 학교 나와서 남편보다 더 벌었고 정말 밝은 사람이었습니다... 내가 내 아이 키우고 싶어서, 제가 어릴 때 엄마가 안 계셔서, 더 잘해주고 싶어서, 그래서 직장도 관뒀는데.... 분노와 억울함에 사무쳐서 허무해요. 저렇게 할머니 손에 크라고 내 생활 포기한게 아닌데...

남편이요? 시어머니한테 대놓고 간섭 말라고 했다가 그날 시모가 응급실에 가셨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자 잘못 들어와서 효자 아들이 눈깔 뒤집혔다고. 시아버지가 쳐들어오셔서 시어머니한테 사과하라고. 저희 부부 무릎까지 꿇었네요.

 

둘째는 데려가지도 않으세요. 말이 안 통한다구요.

제게는 두 아이 모두 너무너무 소중해요.

 

감히 시어머님께서 애봐주시는데 그 감사함도 모르는 복터져서 배부른 소리하는 한심한 며느리인가요 제가.

저는 봐달라고 한적도 없는데 애 보느라 아프다 힘들다. 과자값 얼마 썼다, 니 자식 내가 봐주니까 효도해라.

이런 소리 계속 들어도 분란 일으키니 참아야 합니까.
정작 제가 아파서 병원 가야 할 때는 본인 친구랑 점심 약속있다고 못 봐준다고 하시는 시어머니신데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큰 아이가 시댁에 안 갈 수 있을까요.
꼭 조언 부탁드립니다.

오늘 하늘이 아주 맑았잖아요.
저는 죽고 싶었어요...
사람 하나 살린다 생각하시고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 눈물이 너무 펑펑나서 댓글 주신 것에 댓글 쓰다가 본문에 수정합니다.

상담만 받았지 지인한테도 못한 이야기라 이렇게 솔직하게 피드백 받은 게 처음이어서 너무 감사하고 고맙고 제가 바보같고 여러 생각이 듭니다.

이상하다, 내 목소리 내야한다 생각했지만 번번히 좌절되고 애들 생각하면 이혼하지 말아야지, 그러려면 그냥 살아야지 하다가 오늘처럼 날씨가 좋은 날은 쓸데없이 감정에 북받쳐서 변명이라시니 너무 부끄럽고요.

 

그래도 주절거리길 잘했어요. 이렇게라도 남과 소통하는게 너무 오랜만이라 정말 눈물이 철철 나요.......


너무 감사해요. 댓글 말씀처럼 다 해볼게요.


어젯밤에는 보름이 지났는데 달이 예뻐서 그냥 또 하늘보며 울다가, 아침에 댓글 다시 읽었습니다.
댓글 보는데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가락이 떨리고 무서웠네요.

친정은 서울이고 시댁은 지방 소도시입니다. 아버지가 반대하신 결혼이라 돌아갈 친정이 없습니다. 여기는 차가 없으면 이동하기 불편한 곳, 둘째 낳기 전까진 버스타고 택시타고 돌아다녔지만 일년 정도 못한 것 같습니다.

시어머니와 남편이 저에게 했던 폭언, 행동 녹음 하다가 남편이 제 핸드폰 부순 것도 두 번이고 시어머니와 제가 언성 높여 싸울 때 남편이 제게 입 닥치고 엄마한테 빌라고 했었고 남편이 상담 솔루션을 말씀드리면, 그저 말씀만 드려도 시아버지가 나서서 엄마한테 뭐하는 짓이냐며 날뛰셨고 그때마다 옆에서 쟤 때문에 이게 뭐냐, 너 오고 맨날 싸운다, 전문가 개나 줘라, 내가 뭘 했다고 손주 사랑한게 죄냐.

누가봐도 이혼해야 정상인가, 혹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남은 건 아닐까. 남편 친가와 외가,시아버지쪽, 시어머니쪽 형제자매들 다 모여사는 이 동네에서 쭉 그렇게 혼자서만 끙끙 앓았어요. 자기애성 성격장애 찾아보고 맞는 것 같아서 정말 놀랐습니다. 저는 큰소리 나고 싸우는 것이 싫어서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제가 조금 피해 입더라도 넘기고 참고 살았습니다.

한때 윗집 아랫집 이웃들이 새댁은 얼굴에서 빛이 난다고 그렇게 인사성 밝고 살면서 싫은 소리 들어본적 없었는데 시집와서 저라는 사람이 다 무너져 썩어버린 것 같습니다.

왜 말 못 하냐, 왜 행동 안 하냐, 답답하다. 제가 말하면 더 크게 말하고, 제가 행동하면 더 크게 난리치는 시어머니. 똥 무서워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 했는데 자식 망친다는 말에야 정신차립니다.

시간내서 댓글 써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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