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소식 물어보는 친구이야기 쓰신 다른분 글 보고
저도 적어봐요
전2번의 유산을 했어요.
첫번째 유산 당일 회사에서 일은 나올수 있냐는
대표의 전화에 일을 그만둔 이후
두번째 유산 역시 지속적인 피비침으로 한달가량을 집에서 누워만있었어요.
화장실갈때도 의사의 누워있으라는 말에
무서워서 기어다녔고 하루종일 많이 외롭고 힘들었어요.
친한친구가 제가 통화할때마다
누워만있는 목소리로 통화를하니까
자꾸 캐묻더군요
그래서 임신중인데 이번에도 피비침이 있어서 누워있다. 라고 말하자마자
역시나 본인 꿈이 어쩌고저쩌고 내 예감이 어쩌고저쩌고 호들갑떨더라고요.
참고로 친구는 아이가 둘인데
첫째아이는 만삭때 저한테 임신소식을 전했어요
아기 소식은 조심스러웠다나 서프라이즈라나뭐라나
둘째아이도 25주는 훨씬지나서 알려주더군요
남편이 그래도 친구한테 임신소식을 알려줘야한다고 했다면서요
친구가 둘째임신하기 전에 제가 첫번째 유산을 했거든요
임신했다고 말했어도 됐는데
오히려 기분이 좀 불쾌했지만
내 눈치보느라 그랬다고하니 축하한다고하고 넘어갔어요
본인 아기소식은 미리이야기하는거 아니라며 조심스러워서 천천히 숨기다숨기다말하더니
전 다른사람한테 몰라도 본인은 가장친한 베프니까
숨기면안된다고 하더라고요
원래도 오지랖이 있던 친구였고
툭하면 널 위해 기도한다고 하더라고요
굳이 따지자면 전집안이 불교인듯 무교에요
친구는 먼저 결혼 후,
아기 키우면서 길게는 6개월에 한번도 먼저 연락할까말까하더니.
저 두번째 임신 후 피비침으로 누워있다고 말한 이후부터 하루가 멀다하고 오늘하루는 어땠냐며 몸은 어떠냐며 잘있냐며 아기는 건강하냐며 계속 연락이 오더라고요.
나도 모르는데 말이죠.... 나도 지금 아기가 뱃속에서 심장이 잘뛰고 있는지 모르는데 말이지요.....
차마 우리 엄마도 저한테 연락한번 못했어요...
그때는 내가 너무 예민한가 싶었어요. 우울증이었거든요
근데 점점 그 친구의 연락이 굳이굳이 비교를하자면 시어머니의 연락보다도 싫더라고요. 스트레스였어요. 두통이찾아오고. 속이메스꺼웠어요. 널위해 기도한다는 그 소리도 듣기싫었어요. 그러다 9주차때 아기심장이 또 멈췄고 수술실에 들어가려고 핸드폰을 마지막으로 보는데 또 그친구 연락이었어요. 씹었어요. 불쾌했어요. 2~3일이 지났나... 무슨일이 있냐며 왜답장이없냐며 걱정된다며 연락이 왔고 또 씹었어요
내마음이 안추스려진상태로 연락하기 싫었어요.
그건 그 누구의 연락도 마찬가지였을거에요
제가 임신을 했는지 안했는지도 모르는 친구의 안부인사도
답장안했을거에요
보통 그리고 답장을 안해도 독촉하듯 연락하진 않죠....
근데 이 친구는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안부인사가 아닌
본인 느낌이 쎄해서 '뭔데뭔데무슨일이일어난건데,....설마?또?' 하는 느낌이 들었기에 오는 연락이잖아요
그것도 며칠에 걸쳐서 계속...................
며칠후 또 연락이 왔길래 수술을하게 되었고 유산이 왜 일어났는지 검사를해보니 내유전자에 결함이있어서 시험관을 진행해야한다. 라고 덤덤한듯 말하니 호들갑이란호들갑을 떨면서 본인 아이둘을 본인남편 휴가내서 보라고 하고 난임병원을 같이 가주겠다 라고 하더군요..........
제 성격에 니남편휴가내서 애둘보라고하고 난임병원 같이가자.
라고 하지않을꺼 뻔히 알았을텐데요..
그리고 난임병원을 무슨 친구랑가...남편이랑가죠
됐다고 하고 쉬고싶다고 연락을 끊었는데...
너무 기분이 그랬어요.
내가... 난임병원이란 곳을 생각조차 아직 전혀 못해봤고...
아직 마음을 추스리지 못했어요......
너무 막막하고 앞이 보이지 않고....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어요
하루가 다르게 남편하고 싸웠고 머리도 쥐어뜯고 벽에 머리도 박고 미친년같았어요
유산이후 매일같이 연락오던 그 친구의 연락은 뜸하게 왔고
전 답장을 아주 무의미하게 아주 뒤늦게 답장을 했어요
참고로 이친구랑 전 지하철로 두정거장에 살고 있었음에도
카톡으로만 오로지 무한정 걱정을 했고
그때 당시 금천에 살던 또 다른 친구는..
서울에 사는 엄마집 올라온 김에 들렀다며
너 맨날 커텐도 닫고 잠만자고 힘들어 할것 같아서
너 좋아하는 군것질하라고 왔다며
저희집 앞에 아장아장걷는 아기 손잡고 와서 '이모 맛있게드시고 힘내요' 하곤 케이크랑 쉐이크를 현관앞에서 주고만 가더군요 본인 바쁘다며...
명절에 시댁에서 전붙이다말고 1시간이상 거리를 몰래 빠져나와선 전냄새를 아주 풍풍 풍기며 저희시댁앞 주차장까지 와서 본인이 홍삼사다가 다린거라며 빨리다시 가서 전붙여야하다며 1분도 안있다 가더군요..
물질적인걸 바라는건 아니지만...
비교가 되더군요...
물질적인걸 떠나서 그 누구도 저에게 아기는 어떠냐며 물어온 사람은 이 오지랖친구밖에 없었어요
1년이 지나서야 난임병원을 갈 용기가 생겼고
우여곡절끝에 한번에 임신이 성공해서 지금 아기가 태어난지 13개월이에요
아기 안정기에 들어서고 배도 부르고 저도 그 친구에게 말했죠
임신잘됐고 지금 임신 몇주됐다.
그러니 대뜸 본인이 그동안 절 위해 기도를 했고
어제도 절 위해 기도를 했고
본인이 어제 제 꿈을 꿔서 그렇지않아도 너 생각을 했는데 마침 너가 지금 딱 연락이왔다며
하느님 감사합니다 어쩌고하는데.....
아............... 이 빡침은....뭐지
내 임신성공이 뭐 지 기도로 된거마냥 느껴지면서
또 불쾌하더라고요.....
내가 어떤마음으로 마음고생 몸고생을 하면서 임신한아기를...
내 임신과정을 지가 뭘안다고...........
기도....? 그쯤부터 급격히 마음이 식어내려갔어요
아기 낳고나서 50일쯤 됐나...
친구가 아기사진좀 보내달라고 연락이 오더군요
태어날때 아기사진 한번보내주고 굳이 안보냈거든요
음... 내가 너무 했나 싶은마음에
갓난쟁이 시절부터 나름 시간텀을 주고 50일까지 우리 아기 자란사진을 10장정도 보냈어요
너무다 이쁘고 더 보내주고 싶지만 추스린게 그랬어요
근데 한다는소리가...... '사진열라많이찍었네ㅋㅋㅋ' 더군요
음.... 그 이후로 전 그냥 아무말없이
그 친구를 차단했어요
무려 중학교때부터 알고지낸 가장 오래된 친구였고
너무나 제가 아끼고 좋아했던 친구지만....
더이상 친구로 느껴지지도 않았으며
그 친구의 연락이 지속적으로 불쾌했으며
즐겁지도 위로가되지도 그 무엇도 안되는 사이라면
더이상 제 지인으로 두고 싶지 않았어요
카톡이 차단되니
그 친구는 문자메세지로 너의 연락을기다린다며
너가 답장을 안해도 본인은 하고싶으니 하는거라며
그냥 본인은 하겠다며 연락이 오더군요
씹었어요
그래요.... 한마디정도는 제가 뭐라고 했어야했나
너무 인연을 쉽게 끊었나 싶은 맘이 지금도 찜찜하게 남아있어요
적어도 니가 이래이래해서 난 기분이 안좋았다고
말을 하고 개선을 했어야했나..
너무 한마디 말도 없이 차단을했나...
근데.... 어디서부터 뭘 말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신발정리좀 잘해라 치약은 밑에서부터짜라
밥먹었으면 그릇은 싱크대에 넣어놔라
뭐.... 예를들어 이런 특정행동이 싫은게아니라
이건 그냥 그 친구자체의 언행 배려심 생각 그 모든게 별로인지라... 뭘말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뭔가 찜찜하지만
연락안해요...
그냥 어딘가에 말하고 싶었던 부분이었는데...
누가 이 글을 읽든안읽든
주절주절 다른분 글에 공감되서 써봤어요
(추가글)
앗...생각보다 많은 분이 읽어주셨네요
괜히 우울했던 당시의 제 감정에 이입해서
혹여나 우연찮게 이 글을 읽으신 분들중
괜히 우울한하루가 되진 않았을까 하여 추가글 올려요
현재 전 굉장히 장난끼 넘치고 깨발랄하게 잘 지내요
아기낳고 많이 싸운다는데
거짓말안보태고 좀 투덜투덜 티격태격한적은 있어도
싸운적없이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요^^ㅋㅋ
육아가 힘들긴 진짜 힘든데
아기가 너무 이쁘네요 ㅋㅋ
그냥 문득문득 찜찜한 마음에 그 친구가 생각났던 것뿐이에요
오늘부터 남편이랑 다이어트 한답시고 샐러드를 샀는데
얼마나갈지 모르겠어요 ㅋ
좋은하루 보내세용~
(한번더 추가글)
의외로 저랑 비슷한 친구를 두신 분들이 꽤 되나봐요..
음.. 저도 제가 유산으로 인해 그리고 그 여파로 인해
아직도 그 친구의 연락에 대한 기억이 너무 안좋게 남아있는건가 싶어서 A라는 다른친구에게 그 친구 소식을 물어보곤 했어요. A라는 친구랑 셋이서 친했거든요
근데...A라는 친구한테도 오지랖을 부렸더군요...
아직 결혼을 안한 친구이기도 하고 이런저런 한 일들로 결혼생각이 없다고 수차례 말을 했음에도 10번중에 9번은 기승전결혼이야기로 끝난다고 하네요.
'너 축의금 줘야하는데 결혼언제할꺼야?'
'누구누구가 너 결혼했냐고 물어보드라 결혼언제할꺼야?'
'넌 아직도 아가씨라 몸매도 좋고 좋겠다 밥 좀 많이 먹어라 결혼언제할꺼야?'
'고양이 키우는 것보다 애를 키워야지 아기가 더 이뻐. 결혼은?'
A라는 친구도 묘하게 기분이 그랬다네요
밥먹으라고 챙겨주는건지
먹고 살찌라는건지
그렇게 친구 결혼이 걱정되면 소개라도 한번 해주면서 말하든가
음... 그리고 제가 답장을 안하니 너무 걱정된다며
저희 엄마 번호를 마침 알고있으니
저희 엄마한테 연락을 해봐야겠다고 하는거
A친구가 말렸다네요....
하.............
그 이야기를 듣곤
A라는 친구를 통해서도 그 친구 소식은 묻지도 않고
알고싶지도 않더라고요
음...
이렇게 글로 쓰고나니
새삼 더 명확해지네요
넌 진짜 별로다...
⬇️⬇️⬇️다른 이야기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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