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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결시친] 2편)(후기)신혼부부 팽팽한 말다툼과 기싸움

by 이야기NOW 2021.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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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이야기➰

네이트판 결시친] 1편)신혼 팽팽한 말다툼과 기싸움. 제가 숙여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제가 글을 올린지가 벌써 일주일도 더 지났네요

먼저 180여개의 댓글을 하나하나 다 읽어보며 너무너무 도움이 많이 됐고 감사했습니다


제가 댓글을 간절히 부탁해서인지 몰라도 정말 제 일처럼 주변사람일처럼 진심으로 걱정해주시고 시간내서 댓글 달아주신분들 모두 너무 감사드려요


댓글에서는 틀린말씀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저보고 바보냐 모지리냐 하는 댓글도 다 이해합니다 오히려 그런 팩폭을 바랬는지도 몰라요

후기를 원하시는 몇분이 계셨고 또 댓글 달아주신 분들께 결말은 알려드리는게 예의라 생각해서 후기를 적으러 왔어요

어디부터 적어야할지 모르겠네요


우선 지난 한주의 저희 일상을 제 입장에서 적어내려볼게요

간추려보려 노력은 하겠으나 상황설명을 위해 글이 길어질수있으니 양해 부탁드려요ㅠㅠ (많이 길 수 있어요..)

 

 

 


저희가 금연 얘기로 대화가 끝났잖아요


그때가 밤이었고 남편 담배가 6가치가 있었고 제가 그걸로 내일까지만 피고 금연하라 했습니다

 

 


그 당시에 남편이 너무 밉기도하고 생각정리를 하고싶어서 남편을 피했어요


남편이 방에 들어오면 제가 쇼파가고 쇼파로 오면 방에 가고 그렇게 피해다녔어요


다음날 남편 얼굴을 보니 화를 낼거같아서 하루종일 투명인간 취급을 저도모르게 하게됐어요


남편은 자기가 싫냐면서 눈치를 살살 보았고요


저는 저도모르게 응 꼴보기싫다고 면박주며 이제 각자 배고플때 알아서 밥 차려먹고 설거지 청소 따로하자 했어요


무조건 밥은 남편과 함께 먹자는 위주였는데 처음으로 그래봤어요

 

생각보다 편하더라고요. 내꺼만 딱 간단히 먹고 설거지 바로 하니까요.


근데 그전날에 만들어둔 반찬이며 볶아둔 고기며 찌개하려고 사다둔 두부,고기 등 아깝다는 생각이 들고 한편으로는 마음이 좀 그랬어요

 

 


무튼 그땐 그렇게 마음을 먹었고


남편은 담배6가치를 참 아껴피더라고요


제가 밥을 안챙겨줘서인지 이제 다이어트 할거라고 하며 1일1식을 한다네요


그래 맘대로 해라… 놔두었더니 라면 먹고 자기그릇은 바로 닦더라고요.

 

몸은 편했어요.

 

 

 

마음은 불편했어요.


저는 하루종일 댓글을 들여다보고, 또 혼자 생각도 해보고, 가장친한친구 딱 한명에게만 제 얘기를 털어놨어요 (남편도 알고 부캐도 받은 정말 친한 친구예요).

 

하루종일 이 관계를 어떻게해야하나에대한 생각에 빠졌던거죠.

원래는 남편과 싸우더라도 가족,친구,타인에게 절대 남편 흉을 보지않았어요.

 

그래서 다양한 시각에서의 판단이 어려웠고요.

댓글의 정말 많은사람들의 의견과.. 그리고 친구의 조언을 토대로 제 핸드폰 메모장에 우리부부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적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저물고 다음날부터 금연과 1일1식을 하는 남편은 금단증상과 공복으로 예민했어요


저는 그 1일1식도 극단적 시위로 보였고 남편은 말할 힘도 없다며 불끄고 잠에도 못들고 한숨쉬고 가끔씩 별안간 자해(자기 머리를 헝클고 쥐어뜯음)를 하거나 음악을 크게 트는 등 불안증세를 보이더라고요.

 

저는 가슴이 콩닥콩닥 했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고 저희는 스킨십도 대화도 없었어요.

 

 

 

저는 그래도 마음 단단히 먹자 하고 그 불편한 공기속에서 내내 메모장을 적었어요


이 메모를 다 적었을때쯤이 4일째되는날 밤이에요


제 딴에는 생각정리가 됐다 생각해서 이 메모들을 대본처럼 보며 차분히 대화를 하기로 마음 먹었어요


늘 대화가 산으로 가는 우리 대화방법을 방지하기 위해서 남편이 받아칠 말들도 다 예상해가며 철저히 적어두었어요

 

 


메모는 단락으로 항목처럼 적었습니다


한 문단씩 각각의 주제를 두었고 제가 적은 메모는 그냥 핵심만 적어둔것이라 음슴체도 있고 무슨글인지 못알아보실수도 있는데 제가 생각하며 적었던거라 저는 제가 알아보기 쉽도록 짤막짤막하게 적었고 대화를하며 말로 풀어서 할 생각이었어요.


그냥 이런식으로 댓글들도 많이 참고가 됐다는걸 보여드리기위해 캡쳐 올려드릴게요.

 

나머지 부분들은 너무 구체적이고 사생활도 섞여있기에 가장 단순한 문단만 따와서 예시를 올려드릴게요.

대화 시작 전에 나는 싸우는게 아니라 대화가 목적이다 하는 뉘앙스를 전하기위해 오빠를 내가 왜 만났는지에 대해 칭찬먼저하고 시작했어요.

 

댓글에서 그남자랑 왜 결혼했냐는 궁금증에 대답이 될수도 있을거 같아요 ㅋㅋ



이 외에도 여러분들이 지적해주신 남편의 대화방식

 

예를들어서 1보후퇴 2보전진, 복수심, 배려, 극단적성향 등등에 대해서도 다 정리를 해서 적었어요.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대화해야하는지 제 스스로의 문제점도 인정하며 짚어갔고요

 

 


가장 중요한 부분들을 우선적으로 얘기했어요


먼저 독립심을 위해 양가 부모님에게 지원받는걸 일절 끊기로 했어요.

 

남편에게 간섭 걱정을 잘 하시는 시어머님께는 조만간 연락이나 경제간섭을 자제해달라 좋게 부탁할 예정이라고 말했고요


우리가 다 맞춰가고 안정 될때까진 절대 임신하지 않게 피임 철저히 하자 말했습니다

 

 


이렇게 적은 글을 토대로 금연으로 머리아프다고 예민해진 남편을 식탁으로 어르고 달래와서 냉수 마시며 힘들게 대화를 마쳤습니다


반정도는 얘기했고 반정도는 남았지만 다음에 하기로 했어요


한 두어시간 걸린 것 같아요.

 

 


그렇게 평정심을 유지하며 대화를 다 했는데도 참 웃긴게 사람 쉽게 안변한다고 대화는 차분히 잘 해놓고 다음날에 자꾸 문득 문득 어이가 없어서 남편에게 짜증이나 신경질을 좀 냈어요.

 

그러다가 자잘하게 또 몇번 싸웠고요..

sns 끊으라는거에 대해서 반박글을 문단으로 적어놨었는데 그건 다음에 차분히 얘기하려 했으나 제어가 안돼서 누워서 게임하는 남편에게 다가가 다다다다 쏘아붙이기도 하고


가스라이팅 당하냐는 댓글이 생각나서 가스라이팅 하지말라고 별안간 소리도 지르고 참


남편도 이제 평정심을 찾았는지 그리고 제 말에 반막할것이 없어서인진 모르겠으나 다 받아줬고요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어요

 

 


이제 병원(손치료)도 가기로 했으니 밤낮을 바꿔보자는 의미, 그리고 마저 남은 단락들을 대화하려면 마주보고 밥은 한번 먹어야 할것 같아서 그제 외식을 했어요

저녁6시에 밖에나가 밥도먹고 장도 보고 들어와서 밤에 자자는 계획이었어요


밤새는게 익숙한 남편은 새벽2시에 깨서 뜬눈으로 저녁6시까지 버티더라고요 중간에 잠들면 못일어난다면서.


제가 한숨 자라고해도 안자길래 안자는김에 청소,설거지,분리수거를 부탁했는데 (이때까지 내가 다 했으니 당신도 좀 해달라는 의미로) 원래는 어버이날도 종일 자던 남편이 내 노력이 통했는지 청소도 다 하고 약속한 시간에 맞춰서 씻고 기다리더라고요

그 1주일간의 어둡고 칙칙하고 지옥같고 갑갑하던 시간을 집에서만 보내고 정말 오랜만에 옷도 차려입고 화장도 하고 밖에 나오니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밖에서 연애때처럼 챙겨주는 모습과 유머코드 잘통하는모습,, 서로 언제 싸웠냐는듯이 그순간을 서로 평화롭게 넘기고싶어하는듯 했어요

커피도 마시고 밤10시쯤 집에 들어와 남편은 넷플릭스를 보고 저는 바로 곯아떨어졌어요

새벽에 깬 저는 또 생각의 늪에 빠지다가 답답해서 집앞 공원으로 혼자 나갔어요


저희 집앞에는 저수지가 있거든요


거기서 2시간정도 숨을 고르며 생각에 잠겼는데

 

문득 남편 눈에서 바라본 내 모습은 어떨까 생각하게 됐어요


제 눈에는 쇼파에 누워서 게임하는 남편이 한심해 보였는데, 남편의 눈에는 자기를 위에서 내려다보며 한심하단듯 면박주는 제 짜증어린 얼굴을 매일 보며 어떤 마음이었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생각의 꼬리를 물어,,

 

집에서 단둘이 나와만 맞닥들이며 문제아 취급 받는 남편도 밖에서는 성격좋다 소리 듣는 남자였고 남의집 귀한 딸래미 데려왔으면 잘해줘야지 라는 마음이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남편도 저를 위해 다 걸고 결혼한거더라고요


남편도 참 주변에 사람 많고 친구들이랑 술먹고 노는거 좋아했는데 저랑 연애때 술먹고 연락문제로 몇번 다투었거든요


결혼전에 남편이 쓸데없는 인맥은 연락처도 다 정리해버리고 친구들도 특별한날 아니면 안만나더라고요.

 

제가 시킨 부분은 전혀 없는데 그냥 저랑 트러블 생기는게 싫다면서요

결혼 준비하면서부터 남편이 따로 친구들을 만난건 딱 두번이었어요.

 

그 이후로는 저희집에 초대한거 딱 한번 빼고 없었고요.


늘 저랑 붙어만 있었어요

 

 


저는 검소한편이지만 남편은 젊었을때부터 명품옷도 좋아하고 폰도 1년에 한번은 바꾸던 사람인데, 저 만나고는 데이트비용에만 돈을 썼고 일을 안하게됐을때부터는 자기물건 일체 안사더라고요 신용카드도 안쓰고 당연한거지만요


결혼전에 모아둔돈은 전부 결혼식비,전셋집마련에 보탬하느라 빈털털이가 됐죠


저는 그래도 매달 집에 생활용품이며 제 화장품이며 신발이며 필요한것들은 자잘하게 사는편인데

친구도 안만나 돈도 못써


스트레스를 어디서 풀지 제가 관심이 너무 없었던것같아 가슴이 또 훅 미어졌어요

제 마음 다스리고 힐링하려고 나간건데 결국 이런생각만 하다가 집으로 돌아왔어요

 

 


아침이 다 돼서 집에 돌아와 손을 씻는데


남편 면도기가 보이더라고요

진동면도기는 커녕 1~3만원 하는 날면도기도 쓴적 없고, 한묶음에 몇천원짜리 일회용면도기 손님용으로 사둔걸로 아껴서 쓰더라고요


오빠 면도기 안사도되냐 물었을때 상관없다고 하길래 그냥 두었는데 그걸 보니 왜 갑자기 눈물이 왈칵 나는지

손씻고 쇼파에 멍하니 앉아있는데 남편이 깨더니 오더라고요

 

둘이서 모닝커피 한 잔 마시고 제가 얘기를 꺼냈어요


이때까지 마음이 얼마나 힘들었느냐


알아주지 못하고 나 힘든것만 생각해 미안하다

제가 밖에나가 느끼고온걸 다 말했어요


눈물이 나더라고요 원랜 남편앞에서 절대 안울거든요 자존심상해서요 ㅋㅋㅋ;;


그래도 자존심 안부리고 눈물 닦으며 다 말했어요

 


엊그제 식탁에 불러놓고 대본읽듯 제가 주도하는 대화를 할때는 힘겨워하던 남편이 어제는 저를 지긋이 바라보며 얘기를 듣더니 눈물을 참으며 가만히 안아주다가 사랑한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그 때 정신차리자 생각했어요

우리 너무 많은 시간들을 버려왔으니 앞으로 잘해보자.


우리 둘 다 멍때리고 살았지만 한명이라도 먼저 정신 차렸으면 끌어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이번엔 내가 먼저 정신 차렸으니 내가 오빠를 이끌어주겠다


다음에 내가 엇나가고 못나면 오빠가 나를 어르고 달래서 정신차리게 이끌어주어라 그게 부부아니겠냐며

내가 실업급여 얼마 없지만 이걸로 우리 잘 쪼개서 생활하면서 얼른 서로 일자리를 구하자


그길로 남편의 폰뱅킹에서 매달 빠져나가는 돈이 얼마인지 공개해달라고했고 매달 숨만쉬고 나가는 돈이 합쳐 얼마인지 등을 적어나갔어요

금전적인 계획을 짜고 남편이랑 병원가서 진료도 봤고요

의사가 병원 참 오랜만에도 왔다며 시간이 너무 지나서 이제는 뼈도 다 붙었고 따로 치료 안해도 된다고 하셨어요

그 말 듣고 남편에게 이제는 일 시작하자고 얼른 일자리 알아보자고 했고요

집에 들어와 남편과 밥을 먹었는데 제가 남편 마음을 알아주어서 일까요?

 

평소보다 들떠보였어요. 흥얼거리기도 하고 밥먹은것도 바로 치우고 택배온것도 원래는 그냥 두고 그래서 제가 잔소리했었는데 제가 낮잠 한숨 자는동안 택배도 다 뜯어 정리하고 부엌도 정리해뒀더라고요

1일1식 한다더니 저랑 저녁도 같이 먹었고요 저는 또 일찍 잠들고 지금 새벽에 깨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저도 제가 예상한대로 흘러가지 않았어요


정말 좋게 풀렸고 다행이긴 하지만 이제 시작이라고 시작해요

사람 한번에 변하지 않는것도 잘 알고 있어요


저녁먹고 잠들기 전에 화장실 앞에 벗어둔 양말과 수건을 보면서 한숨이 또 나왔지만 그대로 두었어요

 

그리고 내일 일어나면 좋게 얘기 하려고요.


이렇게 노력하는게 힘들긴 하지만 댓글에서 걱정해주신것처럼 무조건 다 해주면 호구처럼 될수 있으니 저는 무작정 집안일이든 뭐든 다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어요


대신에 어떤분의 조언처럼 부부사이는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기에 저는 귀찮고 힘들어도 노력해보려고요.


그냥 화내고 잔소리하면 양말을 치울테니 잠깐은 편하겠고, 아니면 제가 직접 치우는게 맘편할지도 모르겠지만
마음에 골병들지 않고 맞춰가며 살려면 잠깐 힘들더라도,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라도 양말을 바로 치워줘야 한다는 이유를 납득시키고 그렇게 맞춰가려고요.

그리고 힘든일이나 싸운일이 있을때는 저 혼자 생각하지 않고 주변사람들에게 조언도 구해보리라 마음 먹었습니다




여러분께서 원하는 결말이 아닐수 있어서 여전히 제가 답답해보일수 있다고 생각해요


본의아니게 스트레스를 드렸다면 죄송합니다

저도 지금 당시에는 이렇더라도 또 저희가 어떤 갈등과 더 심각한 상황도 올수도 있을거라고 저도 생각은 하고 있어요.


댓글들 말씀처럼 결혼할 준비가 안된 둘이 만나 참 고생하는거 같아요.

 

그치만 제가 좋아서 선택한 결혼이니 책임지고 노력해보고 싶어요.

 

원래 아이계획은 훗날 얘기였지만 피임은 더 철저히 하기로 마음 먹었어요.

저 혼자라면 평소처럼 얼렁뚱땅 이미 넘어갈 싸움이 여러분들 덕분에 남편과 일주일간의 따로지내는 시간을 가지며 저를 많이 되돌아보는 큰 계기가 됐어요

그리고 정말 아니다 싶으면 저를 위해 큰 결정을 할수 있어야 한다는 마음가짐도 생겼습니다

힘드니까 어디에라도 소리치고 싶어서 네이트판을 찾아 이렇게 하소연도 해봤고 조언도 구했는데 저의 얘기를 관심있게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에게 조언을 주신만큼 저도 다른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되려 며칠간 조언댓도 열심히 쓰고 다녔는데 이제는 저도 정신차리고 바쁘게 지내보려해요


간혹가다가 댓글을 달러 오긴 하겠지만 웬만하면 다시는 글을 쓰지 않게됐으면 합니다ㅎㅎ;; 제발….

 

긴 글을 끝으로 읽어주신 모든분들 그리고 댓글 달아주시는 모든분들 감사드립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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