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사례)고부갈등 전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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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내용은 실제 살담사례입니다.
상담소에서 고부갈등을 어떻게 해결 하는지 보여드리고 싶어 쓰게 되었습니다.
텀블벅(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사례집을 펀딩받고 있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벼랑 끝, 상담>을 검색해 주세요.
*쓰니 어머니가 상담소 원장입니다. 그래서 제가 어머니를 관찰하는 형태로 서술하게 되었습니다. (호칭을 원장님이라고 함)
*사례는 허락을 받고 익명으로 진행합니다.
[사례14] 고부갈등
30대 후반의 신혼부부가 상담소를 찾았다.
결혼 한지 1년도 되지 않아서 이혼위기가 왔다는 것이었다.
원장님이 이유를 묻자, 아내는 혼자 사는 시어머니 때문이라고 했다.
결혼을 한 후 시어머니가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한다는 말이었다.
며느리가 회사에 있는 걸 알면서도 굳이 전화를 해 20~30분 동안 의미 없는 말을 했다.
예컨대 이런 경우였다.
- 애야, 오늘은 저녁에 뭐먹니?”
“네, 어머니 오늘은 제가 늦게 끝나서 남편이랑 외식하려고요.”
- 으이구.. 외식을 왜 하니. 집에서 밥을 해 먹어야지. 외식하면 건강에도 안 좋고 돈도 나가잖아.
또는 이러기도 했다.
- 애야, 오늘 저녁에는 뭐하니?
“네, 어머니. 친구들 만나려고요.”
- 친구는 왜 만나니. 친구들 만나면 괜히 시간만 뺏기고, 다 쓰잘대기 없어.
이처럼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무슨 말만 하면 반대의견이나 부정적인 말만 했다.
그리고 꼭 사람들 흉을 보곤 했다.
내 친구 아무개는 싹수가 없다는 둥, 옆집 누구는 여우같이 행동한다는 둥, 욕까지 섞으며 휴대폰을 놓지 않았다.
아내가 조심스럽게 끊어야 한다고 말하면, 너는 시어머니가 말하는데 어디서 전화를 끊느냐며 잔소리를 했다.
그러다 보니 아내는 일부러 전화를 받지 않기도 했다.
그러면 시어머니는 또 뭐 하길래 전화를 받지 않느냐고 따졌다.
아내가 일하느라 그랬다고 하면, 거긴 무슨 회사길래 전화를 받을 시간도 없냐면서 회사 욕을 했다.
이처럼 시어머니 전화에 시달리자, 아내가 남편에게 말했다.
시어머니 때문에 너무 힘드니 전화 좀 하지 않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남편은 어머니가 좋아서 그런 건데 왜 그러냐는 말만 하고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시어머니가 아내를 힘들게 하는 건 그뿐만이 아니었다.
시어머니는 꼭 아내에게 평일에 김치를 가지러 오게 만들었다.
그러면 아내는 1시간 30분 동안 차를 운전해 김치를 받아오는데, 예의상 김치만 받을 수는 없으니 10만 원씩 드렸다.
그런데 이게 계속 반복되다 보니, 아내는 너무 힘들었다.
회사에서 퇴근하고 쉬고 싶은데 쉴 수가 없었다.
또 그냥 사서 먹어도 될 걸 왜 시어머니한테 10만 원씩 주고 먹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김치만 받고 집으로 가는 것도 아니었다.
주야장천 시어머니의 옛날 고리짝 이야기를 들은 후, 녹초가 돼 돌아가는 게 부지기수였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아내는 남편이 왜 결혼 전에 시어머니랑 통화할 때마다 인상을 박박 쓰는지 알 수 있었다.
잔소리와 부정적인 이야기가 너무 듣기 싫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또 김치를 가지러 시어머니 댁에 갔을 때 아내는 참을 수 없어 말했다.
“어머니. 저 어머니 이야기 사실 재미없어요.”
시어머니는 이야기를 하던 도중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무라고? 너는 우째 그런 말을 하냐?”
“그동안 힘들었어요. 어머니가 자꾸 저한테 전화하는 것도 힘들고, 김치 가지러 1시간 30분씩이나 차 타고 오는 것도 힘들었어요. 회사 끝나면 저도 쉬고 싶은데 쉬지를 못하잖아요. 그리고 김치 가져갈 때마다 10만 원씩 드리는 데, 저번에 어머니가 돈 아깝게 왜 외식하냐고 그러셨죠?
저는 어머니한테 드리는 돈이 더 아까워요.
차라리 이 돈으로 사 먹는 게 낫죠.”
시어머니는 얼굴이 시뻘게졌다.
결국 눈물을 터트렸다.
내가 지금까지 인생을 누구보고 살았는데, 세상에 며느리한테 이런 무시를 당하냐면서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남편이 놀라 거실로 나가자 시어머니가 고자질을 했다.
그 얘기를 듣곤 남편이 말했다,
“왜 그래, 당신, 너무한 거 아냐?”
아내가 반박했다.
“당신 옛날에 연애할 때 어머니한테 전화 오면 인상 박박 쓰고 그랬지? 그때는 내가 왜 그러는지 몰랐는데 이제 알겠어, 당신도 어머니랑 통화하기 싫어서 그랬던 거잖아.”
시어머니가 남편을 보고 소리쳤다.
“내가 전화하면 인상 박박 쓰고 그랬냐!”
남편은 말문이 턱 막혔다. 아내는 이때다 싶어 똑같이 고자질했다.
“어머니, 결혼하기 전에 저 사람 어떻게 한지 아세요? 어머니가 전화하면 휴대폰 귀에다 대지도 않고 머리 위까지 올리고 그랬어요. 그래서 왜 저러나 싶었는데 이제 이유를 알겠어요. 항상 어머니가 전화로 부정적인 이야기만 하시고, 잔소리하시고, 전화를 끊을 생각 하지 않으시니까 그렇죠.”
집은 난장판이 됐다.
남편은 내가 언제 그랬냐며 언성을 높였고, 아내는 매일 그러지 않았냐며 소리를 질렀다.
그렇게 대판 싸우고 아내는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싸움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시어머니가 딸들에게 고자질한 것이었다.
시누이들은 그 이야기를 듣고 아내에게 전화했다.
그리고 시집온지도 얼마 되지도 않은 게 싸가지 없이 어머니에게 그런 말을 하냐고 돌아가며 몰아붙였다.
그 전화를 받은 아내는 남편을 쏘아붙였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싸가지가 없다는 둥, 버르장머리가 없다는 둥, 나이도 어린것이 머리가 이상한 거 아니냐는 둥 귀에 담지도 못할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당신 식구들은 대책이 안 선다고 소리를 질렀다.
남편은 바로 누나들에게 전화를 했다. 왜 이일에 끼어들어서 더 시끄럽게 만드냐는 것이었다.
그러자 누나들이 적반하장으로 나왔다.
바보 같은 새끼가, 너는 여자가 어머니한테 그렇게 하는데 누가 잘못한지도 모르냐며 맞받아쳤다.
남편은 엄마가 전화하면 말 많이 하는 거 모르냐고 목청을 높였다.
하지만 누나들은 엄마가 언제 그랬냐고 했다.
알고 보니 시어머니는 오직 아들에게만 전화를 자주 했지 딸에게는 일절 전화를 하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싸움은 온 집안 식구들이 다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후, 명절이 되었다.
가족들은 시어머니 집에 모이기로 했다.
하지만 아내가 편히 시어머니 댁에 갈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남편이 아내를 설득했지만, 아내는 끝내 가지 않았다.
결국 어쩔 수 없이 남편만 명절을 쇠러 갔다.
그리고 집에 도착했을 때, 남편은 식구들에게 온갖 욕이란 욕은 다 먹었다.
특히 고모가 남편을 나무랐다.
결혼하고 난 후 첫 명절인데, 어떻게 새댁이 오지 않을 수가 있냐며 괘씸하다고 했다.
식구들이 돌아가며 아내 흉을 보고 남편에게 한 마디씩 했다.
그럼에도 남편은 자세한 전후 사정을 이야기하지 못했다.
엄마가 아내에게 어떻게 했는지, 그로 인해 아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변호도 하지 못한 채 홧김에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혼자 있는 아내에게 쏘아붙였다.
당신이 오지 않아서 가족들에게 개망신당하고 욕만 먹었다며 화를 냈다.
그리고 아내에게 선전포고를 날렸다.
네가 계속 이렇게 하면 더는 갈이 살 수 없다고 말했다.
아내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자기도 이런 집안이랑은 살 생각이 없다고 했다.
그렇게 둘은 대판 싸워서야 상담소에 찾아온 것이었다.
원장님이 모든 이야기를 듣고 입을 뗐다.
“두 분 시댁 문제 말고 싸운 적 있나요?”
“없습니다.”
남편이 대답했다.
“그럼 남편분은 아내가 시어머니 때문에 힘든 거 공감하세요?”
남편은 짧게 ‘네.’라고 대답했다. 자기도 결혼하기 전 엄마한테 시달린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명절에 식구들한테 아내가 왜 그런 행동을 건지 이야기를 하지 않으셨어요?”
원장님이 묻자 남편은 쉽사리 대답을 하지 못했다.
원장님은 남편이 왜 설명을 하지 못했던 건지 이미 알고 있었다.
감각검사(V, A, K)를 해보니, 남편은 청각이 현저히 떨어져 말을 조리 있게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두 분, 아까 검사지 했던 게 뭔지 설명해 드릴게요.”
원장님은 부부에게 감각 검사지에 대해 설명했다.
“사람에게는 타고나는 감각이라는 게 있어요. 시각, 청각, 신체 감각(느낌 감각)이에요. 여기서 청각은 무엇인가 하면, 깊은 학식을 논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을 뜻해요. 말하는 걸 좋아하고,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사람이에요. 그런데 지금 남편은 신체 감각은 높은데, 이 ‘청각’이 현저히 떨어지는 사람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명절에 가족들한테 아내가 왜 그런 건지 제대로 설명을 하지 못한 거예요. 신체 감각(느낌 감각)만 높아서 분위기가 너무 좋지 않으니까 감정에 치우쳐서 그냥 집으로 돌아온 거죠.”
아내가 공감을 했는지 입을 뗐다.
“맞아요. 이 사람은 집안일을 결정할 때도 대화를 통해 결정하는 게 아니라 그냥 감으로 결정해요.”
“그게 신체 감각이 놓고 청각이 낮은 사람들의 특징이에요. 그러면 반면 아내분은 어떠냐?”
원장님이 아내를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아내 분은 청각이 매우 높게 나왔어요. 이런 사람은 자기중심이 정확하게 잡혀 있는 사람이에요. 소신이 있고 목소리도 낼 줄 알고 매사에 정확한 사람이란 뜻이에요. 아니면 아니다, 기면 기다를 말하는 사람이에요. 또 중요한 이야기가 아니면 길게 말하고 싶지도 않은 사람이에요. 그런데 그런 사람에게 시어머니가 자꾸 전화해서 씨잘 데기 없는 말만 하면 어떻겠어요? 그냥 전화받는 것도 힘든데, 당연히 더 힘들겠죠?”
그렇다면 시어머니는 왜 이렇게 말이 많은 것일까?
청각이 높아서 그런 것일까?
아니었다.
청각은 말하는 것을 좋아하고 논리적인 것이지, 무조건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다.
시어머니는 검사 결과 청각은 낮고 시각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니까 말이 많은데, 오로지 눈으로 보이는 현상에 대해서만 말했다.
내가 봤는데, 이 사람은 어때, 저 사람은 어때, 라며 눈으로 보고 사람들을 평가하는 식이었다.
그러니 진중한 이야기는 하지 못하고 푼수데기 같은 말만 했다.
원장님은 감각 검사지에 대한 이야기를 마친 후 남편을 쳐다보며 입을 뗐다.
“그러면 남편분이 생각해 보세요. 이제 어떻게 해야겠어요?”
“제가 알아서 어머니를 잘 제어해야겠네요..”
“맞아요. 아내가 처음에 힘들다고 했을 때 어머니를 자제시켰으면 상황이 이렇게 까지 가지 않았겠죠. 그런데 회피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까, 어떻게 됐어요? 상황만 더 안 좋아졌죠?”
“...네.”
남편은 어두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이제 이혼할지 말지도 남편이 정하세요.”
남편이 고개를 들고 원징님을 쳐다봤다. 왜 내가 정해야 하는지 묻는 얼굴이었다.
“지금부터라도 내가 남편 역할을 제대로 할 거면 결혼생활을 이어나가는 거고. 못할 거 같으면 이혼하라는 말이에요. 남편이 중간에서 시어머니를 자르지 못하면 계속 싸우게 될 거니까요.”
원장님의 말에 남편은 심각하게 고민하더니, ‘알겠다.’고 대답했다.
자신의 대처가 얼마나 미흡했는지, 깨닫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부부는 서로의 대한 감각과 남편이 해야 할 일에 대해 알고는 상담을 마쳤다.
⬇️⬇️⬇️다음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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