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40대 초 대기업 다니고
저는 30대 후반 공무원이에요
3살 아들에 둘째 임신중이고, 제가 육아 휴직 중이에요.
남편이 대기업 다니지만 시댁에 월 100만원 가량 드리고 있어 실제 생활비는 중소기업 수준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친정은 노후대책 되어 있어 명절 생신만 챙김)
결혼할 때도 대출 끼고 전세 얻어서 시작했고 결혼 과정에 추가로 대출 4천 있는 것도 알게 되어 결혼해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어요.
그래도 사람 하나 성실하고 가정적인 것 믿고 결혼 했어요.
나름 알뜰하게 살면서 저 후 직전에 둘이 대출도 꽤 갚고,
신랑이 사고 당한게 있는데 합의금도 받고 해서 마이너스 털고 돈도 좀 더 모아서 이젠 어느 정도 안정되었어요.
대출 많이 꼈지만 작은 아파트도 사고 집값도 좀 올라서 앞으로 둘이 열심히 맞벌이하면 여유도 생길거 같아요.
이제 둘째도 태어나고 하니 작년에 제가 더 큰집으로 빨리 옮기고 싶다고 닥달하긴 했지만,
당장 뭘 어떻게 하라는 것도 아니고,
제가 복직해야 대출을 더 내든 할테니 몇 년 더 견디자 했죠.
집 사는 과정에서 잠시 돈 융통을 해야해서 신랑 이름으로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었는데,
전 그냥 남편에게 두고 별 생각 없이 있었습니다.
작년 한 해 경조사비 생활비로 매달 몇 십만원씩 마이너스를 썼어요.
통장은 신랑에게 있고 전 가계부에 기록했는데 이젠 너무 헷갈려서 오늘 저녁에 통장정리 해서 달라고 했죠.
그랬더니 정색을 하며 왜 통장을 보여줘야 되냐고, 그런 얘기 없지 않았냐고 난리에요.
너무 의심스러워 캐물었더니 드디어 실토합디다.
자기 비자금 2천에 마이너스 8천 내서 모 대기업 주식투자하고 지금 손해가 2천만원이랍니다.
(인터넷 뱅킹 등으로 다 확인했고요)
빨리 큰 집으로 옮기고 싶어서 투자했고 빨리 빼려 했는데 손해가 나서 팔지 못하고 있었답니다.
비자금 있었다는 것도 충격적인데 그나마 여윳돈으로만 투자했다면 제가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고 알았어도 그냥 넘어갔을지 몰라요.
근데 어떻게 저랑 상의없이 그 큰돈을 대출 냅니까?
너무 충격적이고 신뢰도 깨어지고 믿었던 인간성마저 회의가 듭니다.
대기업 주식이라 깡통되진 않겠지만 전 대출내서 주식하는 거 너무 한심하고 싫어하는 거고요,
지금 처분하면 자기 비자금만 날리고 마이너스는 제자리 오는거니 당장 처분하라고 했어요.
그것만은 안되겠답니다.
믿고 좀 더 기다려 달랍니다.
사실 결혼할 때도 주식 문제가 있었어요.
결혼 준비하며 결혼자금 오픈했는데 사실 그 돈이 다 주식 묶여있었던 거에요.
나편 회사 주식인데 진작 처분하지 않고 미련하게 가지고 있다가 결혼 임박해 처분해서 별로 이익을 못봣어요.
처음 살 때 보단 오른거라 손해는 아니었지만, 난 현금이나 전세금으로 결혼자금이 있는 줄 알았는데 주식에 묶여있었고 남편이 다 얘기해주지 않고 숨겨서 그때도 맘이 불안했습니다.
결혼하면 불안한 주식 같은거 하지 말고 우리가 성실히 모아 잘 살자 했어요.
이런 일 있고 보니 과거 이런저런 일이 다 음흉하게 느껴지고 난 그런 걸 느끼면서도 못 본척 결혼한 바보같네요.
남편이 가정적이고 다정하고 잘 챙겨줍니다.
성실하고 안정감 있는 사람이고요.
다른 불만은 없었는데, 이런 일 있고보니 다 속은 것 같고 내가 너무 좋게만 생각하고 자기 위안을 하며 결혼했나 싶어 저 자신에 대한 회의마저 듭니다.
이렇게 음흉한 사람이었나 이런 사람을 믿고 애 둘을 키울 생각을 하니 한숨만 납니다.
계속 눈물만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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