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이야기➰
안녕하세요? 후기를 원하시는 분들이 많아서요.. 아직 100% 정해진게 아니지만 올려봅니다.
어제 밤 부터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간접적으로 그 애한테 제가 손녀인걸 알릴지, 직접 말씀드릴지, 어떤 식으로 말씀 드려야 할지, 할아버지는 어떻게 반응하실지.. 걱정이 됐어요.
결국엔 직접 말씀 드렸구요.. 오늘 있었던 일을 순서대로 말씀드릴게요
오늘 아침 출근길에 할아버지께 전화를 드렸어요.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는데 오늘 시간 괜찮으시냐 했더니 오늘은 집에 계실 거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퇴근 후 찾아 뵙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너무 긴장을 하고 신경을 쓴 탓인지 두통에, 속도 울렁거리면서 멀미가 나는 듯이 몸이 이상하더라구요..
그래서 2시쯤 조기 퇴근을 했고, 그냥 일찍 말씀드리는게 낫겠다 싶어 바로 할머니댁으로 갔습니다.
댓글 중에 편지를 쓰거나 이 글을 할아버지께 보여드리라는 댓글이 있어 저도 혹시 몰라 이 글을 다시 정리해서 인쇄해 챙겨갔었어요..
할아버지께서 무슨 말을 하려 왔냐고 먼저 물으시길래 전부 말씀을 드리려 했는데, 어제 이 글을 쓸 때도, 과거를 돌아볼때도 눈물을 흘린적이 없었어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갑자기 눈물이 나서 결국 직접 말씀은 못드렸고, 어쩔수없이 챙겨간 종이를 보여드렸어요..
할아버지께서 아마 처음부터 제 이야기인걸 눈치 채신 것 같았어요.. 점점 얼굴이 빨개지면서 화가 난 것 처럼 보였거든요.. 할아버지가 다 읽어보시고 직원들끼리 찍은 사진을 보여주시며 이 애가 A라는 애가 확실히 맞냐며 저한테 물으셨고 그 애가 맞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진짜 제 얘기가 맞는지, 엄마 아빠도 알고 있던건지, 단 하나의 거짓말도 보태지 않은 진실된 글인지, 할아버지에게 이 글을 보여준 의도가 무엇인지, 저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에 대해 저에게 물어보셨어요.
저는 제 이야기가 맞고, 부모님은 모르고, 모두 겪었던 일들만을 적은 진실된 글이고, 할아버지가 최소한 제 친구로 오해해서 그 애에게 너그러워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보여드렸다 했고,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솔직하게, 그 아이가 좌절감을 느껴봤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이때 할아버지가 한 20분은 그냥 가만히 계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괜히 쓸데없는 짓을 한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20분쯤 후에 할아버지께서 이 사실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져도 괜찮은지 물으셨고 제가 괜찮긴 하지만 그 애가 나중에 이 일로 안좋은 상황에 놓였을때 제가 끼어있었다는 건 몰랐으면 한다고 말씀드렸어요..
할아버지가 다시 생각을 해보시더니 집으로 직원을 부르셨어요. 두 분이 오셨는데 한 분은 전무님이신데, 30년 넘게 근무한 실무책임자라고 하셨고 한 분은 차장님이신데 인사,교육 담당 이라고 하시더라구요. 두 분다 믿고 의지할 만한 직원분들이라 하셨어요.
할아버지께서 그 분들께 제가 드렸던 인쇄종이를 보여주었고, 이런 직원을 밑에 두고는 식구로 못 데려가겠다 말씀하셨어요.
이후에 할아버지는 직원 분들이랑 따로 말씀을 나누셨고 그 두분은 바로 돌아가셨어요.
할아버지 말씀으로는 올해 A를 포함해 2명이 함께 입사를 했다고 해요. 처음 시작은 1년 계약직이라 내년 봄까지가 계약직 기간인데, 이번주중에 1월 1일자로 앞당겨서 그 두 명을 정규직으로 발령 내기로 다른 직원분들과 상의하려로 했다고 하시더라구요.
결론은.. 할아버지께서 이 일을 모르셨다면 1월 1일자로 정규직 전환을 시켜줬을 거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우선 이 일은 없었던 일로 하시겠다 했고, 이번주 중으로 노무사와 상의해 탈없이 할아버지선에서 그 애에 관한 일을 해결하시겠다고 하셨어요. 제가 그래도 괜찮은 거냐 했더니, 넌 할아버지를 얕게 보는 거냐는 든든한 농담도 해주셨고 저녁을 먹기 전까지 많은 위로도 해주셨어요.
현재로서는 1월 1일 정규직 전환 취소 말고는 결정된 사항은 없지만.. 할아버지께서도 걱정하지 말고 꼭 당신을 믿고 있으라고 하셨어요. 저희 할아버지가 한 번 뱉은 말씀은 꼭 지키시는 분이라.. 말뿐일까 하는 걱정은 안하셔도 될 것 같아요..!
오늘 있었던 일들은 여기까지에요..
사실, 어제 밤까지만 해도 찜찜한 마음이 남을까 걱정 했는데, 아직까지는 후련함이 더 큰 것 같아요.
그리고.. 아무래도 아래 글은 삭제를 하는 게 나을 거 같아 삭제를 하려고해요..
코OO로 힘든 시기인데도 불구하고 여기 계신 많은 분들께서 어제 오늘 이틀 동안 같이 화도 내주시고, 응원도 해주시고, 위로도 해주시고, 많은 따스한 조언 말씀들 적어주셔서 그 어느해보다도 더 따뜻한 12월 연말을 보내는 것 같아요.
모두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고, 남은 2020년 한달 잘 마무리해서 따뜻한 연말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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