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일단 방탈 죄송합니다.
이 일을 누구한테 말 할 수도 없어 혼자 앓다가, 가끔 눈팅 했던 판이 생각나 여기에 제가 겪었던 일을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제목처럼 남자친구가 남자와 바람이 났습니다. 그것도 5년 사귄 남자친구가요..
제가 봐도 소설 같고 거짓말 같아서 최대한 구체적으로 적겠습니다. 길어도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작년에 대학교를 졸업해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24살 여자입니다.
제가 입학했을 당시 남자친구는 같은 과 한 학년 선배였고, 남자친구가 신입생이었던 저에게 먼저 다가와 주어서 저는 신입생이 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남자친구와 사귀기 시작해 곧 5주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남자친구는 저에게 한결 같았어요. 먼저 화내는 일이 절대 없었고, 언제나 저에게 맞춰주고 항상 사랑해주는 듬직하고 착한 남자라고 자부할 수 있었어요.
특히 저 혼자 권태기가 왔을 때 제가 짜증도 많이 내고 힘들어 했는데, 싫은 티 하나 안 내고 묵묵하게 기다려주는 남자친구를 보면서 처음 사겨본 남자지만 이 남자와 결혼해도 되겠다고 느낄 정도였어요..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여자 문제로 다툴 일이 없었다는 거예요.
남자친구가 애초에 남중-남고-공대생이라 같은 또래 여자 지인이 거의 없어서 여자 문제로 질투하거나 불안할 일 자체가 없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소개 받아서 1년 정도 여자 사귄 게 전부라고 했어요).
그렇게 여느 때와 같이 남자친구와 잘 사귀고 있던 중, 저번 주에 뜬금없이 제 인스타로 DM이 한 통 왔어요.
가계정이었고, "안녕하세요. A(제 남자친구) 고등학교 동창인 B입니다. A에 대해 드릴 말씀이 있으니 ~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라며 번호를 남겼더라구요.
B는 남자 이름이었는데, 처음에는 피싱 사기같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전화번호부에 번호 등록해서 카톡 친추하고 친구가 설정한 이름 보니까 B 이름 맞더라구요.
그리고 프로필 사진이 많길래 넘겨봤는데, 그 중에 A(제 남자친구를 편의상 A라고 부르겠습니다)를 포함한 다른 남자들과 단체로 찍은 사진이 있더라구요.
A가 저에게도 보여줬던 사진이어서 기억하고 있었는데, 올해 5월에 고등학교 친구들 만났다고 저에게 보여줬던 사진이었습니다.
일단 정말로 A의 동창이 맞다는 게 놀랐고,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려고 DM까지 보냈나 궁금해져서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솔직히 DM을 받았을 때 부터 왠지 모를 불안한 마음이 없지 않아 있었어요..
바로 전화를 받길래 저 A 여자친군데 DM 보고 전화 드렸다고 하니까, 자기가 DM 보낸 거 A한테 말했냐고 물어보더라구요.
말 안 했다고 하니 말 안 하시는 게 좋을 거라고 하더라구요..
그런 말을 들으니 더 불안해지고 궁금해져서 "A에 대한 무슨 얘긴데요?" 하고 물어보니, 통화로 하기에는 좀 그런 내용이니까 제가 사는 곳으로 오겠다고 하는 겁니다.
당황스러워서 도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전화로도 못하고 만나서까지 해야하는 거냐고 약간 화냈더니, 작년 1월 X일, 2월 X일에 A와 자신(B) 사이에 있었던 일에 관한 이야긴데, 안 듣고 싶으면 안 들어도 된다고 하더라구요.
일단 다시 연락 드린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리고 A한테 말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일단 B가 언급한 날짜가 신경 쓰여서 한번 찾아봤어요.
저는 A랑 있는 대화방은 안 나가서 A랑 주고 받았던 몇년 치의 대화 기록이 다 남아있어요.
카톡에 날짜 검색 기능으로 B가 말한 작년 1월 X일을 검색해보니 A가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난다던 날이었고, 저와 좀 크게 싸우기도 했던 날이었어요.
홧김에 카톡 커플 사진까지 다 내렸는데 다음 날 A가 사과하고 풀었던 날이라 기억이 나더라고요..
그리고 그로부터 약 한 달 뒤인 작년 2월X일은 A가 고딩 동창 한 명이랑 간단히 저녁 먹기로 했다는 날이었어요.
당연히 남고 동창이니 아무런 의심 없이 잘 갔다오라고 했고, 약속 중간중간에도 저랑 톡을 나눴던 기록이 있었습니다.
만약 B가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라면 이때 만난 친구는 B였겠죠..
어쨌든 B가 말해준 날짜에 정말로 A가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저는 B가 마냥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그렇게 고민하다 결국 제가 사는 동네 근처의 다른 동네로 약속을 잡았어요.
혹시 몰라 경찰서 근처에 있는 개방된 공원에서 만나자고 했구요..
처음 보는 남자와 단 둘이 만난다는 게 겁 없고 섣부른 행동처럼 보일지 몰라도, 이대로 B한테 아무 얘기도 안 듣고 묻어둔다면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컸어요..
A한테 이 사실을 말할까 말까 계속 갈등했지만 말한다면 분명 B랑 못 만나게 할 게 뻔했고, B의 얘기를 듣고 난 뒤에 A에게 말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B랑 만난다는 걸 비밀로 하고, A랑 평소처럼 연락을 하다가 제가 고등학교 동창들이랑 요즘은 연락 안 하냐고 한번 떠보니 요즘은 연락 잘 안 한다고 하더라구요.
아무 것도 모르고 코로나 끝나면 한강 가자고 애교부리는 A와 통화하면서 한편으론 의심하는 것 같아 죄책감이 들었지만, 이렇게 5년 가까이 일편단심인 남자가 고등학교 동창이랑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다는 건지 하루 빨리 B를 만나 얘기를 듣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며칠 전에 B를 만났습니다.
제가 먼저 공원 벤치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잠시 후에 B가 와서 인사를 하더라구요.
카톡 프사로 봤던 것처럼 그냥 평범한 남자였는데, B를 보자마자 좋은 얘기 하려는 건 아니겠구나 하는 직감이 오더라구요..
B가 저에게 일단 나와 주셔서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했습니다.
뭐가 죄송하냐고 물으니, 그 날 A와 자기랑 있었던 일에 대해서 죄송하고 1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서야 뒤늦게 말하는 것도 죄송하대요.
그래서 도대체 A랑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고 물으니, B는 생뚱맞게 고등학교때 자신과 A가 어떤 관계였는지 부터 말해줬습니다.
둘은 고1 때 같은 반이었는데, 1학기에는 그렇게 친하지도 않았던 그냥 친구였대요.
그런데 2학기 때부터 점점 친해지게 되어 1학년이 끝나갈 때쯤엔 사는 곳도 가깝고 하니 거의 베프같았다고 합니다.
A와 B 사이에 특이한 점이 있었다면, A가 B를 친구 이상으로 좀 과하게 챙겨주는 감이 있었다고 해요.
반 애들도 너네 사귀는 것 같다고 놀릴 정도로요.
하지만 둘은 아랑곳 하지 않고 붙어 다녔고, 특별한 계기 없이 자연스레 손도 잡고 뽀뽀도 하고 그러다 점점 강도 높은 스킨십으로 이어지며 그렇게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고 합니다.. (끝까지 가진 않았대요)
제가 판을 종종 봐서 그런지 안 좋은 얘기라면 기껏해야 A가 다른 여자랑 바람을 폈다거나 업소를 갔다거나 이런 얘기를 들을 줄 알았지, 고등학교 때 동성 친구랑 그렇고 그런 관계를 맺었다는 얘기를 들을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그래서 제가 이 얘기를 어떻게 믿냐고 좀 화내면서 물어보니, B는 "믿고 안 믿고는 OO씨(저) 자유다. 제가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제가 저질렀던 잘못을 뒤늦게나마 고백하려는 것이지, 이 얘기를 듣고 어떤 선택을 하든 그건 OO씨의 자유다." 이러더라구요.
저는 제가 안 믿는다고 하면 B는 당연히 억울해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 외로 담담하게 나와서 놀랐어요..
그래서 제가 그럼 그때 서로 사겼던 거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B는 그때의 정확한 감정은 자기도 아직 모르겠는데, 서로 호감이 없진 않았겠지만 절대로 사귀거나 그런 건 아니었고, 사춘기의 성적 호기심? 그런 게 가장 컸던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둘이 고등학교 2학년이 되기 전까지 부적절한 관계를 맺다가 B가 전학을 가게 되면서 서로 연락이 뚝 끊겼고, 고3 중반에 B가 다시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왔지만 A와 따로 연락은 하지 않았다고 해요.
그렇게 대학교 입학하고 고등학교 동창들끼리 가끔씩 볼 때 몇번 만나긴 했지만, 그땐 전혀 그런 거 없이 정말 친구처럼 대했고, 개인적으로 연락하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A와 B 둘다 대학교 2학년이 됐고, A는 저를 만나고 B는 군대를 가면서 연락이 완전히 끊겼다고 해요.
그렇게 연락 없이 지내다 B가 말했던 1월 그 날, 고등학교 동창들이 전역하고 오랜만에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답니다.
오랜만에 A를 만나게 된 B는 솔직히 A가 신경이 쓰였다고 해요.
하지만 1차에서는 서로 얘기도 별로 안 나눴고, 2차에선 A가 거의 밖에 있었기 때문에 (저랑 전화로 싸우느라) 술자리에선 별 일이 없었대요.
그러다가 술집 마감 시간이 돼서 다들 분할 계산을 하는데, A가 그때까지 안 돌아와서 B가 A 몫까지 결제를 했다고 합니다.
다들 술집을 나설 때가 돼서야 A가 저랑 통화를 마치고 돌아왔고, A는 B에게 계산 얘기를 듣고 B에게 카카오페이로 송금을 했다고 합니다.
그때 모인 동창들이 다들 사는 동네가 같아서 서로 얘기 나누면서 집으로 돌아갔대요.
그런데 B가 집에 도착해서는 A한테 전화를 걸어서 "너는 계속 밖에 있느라 술도 못마셨으니까 돈 안받겠다" 고 했답니다.
A는 착하기도 하고 빚지는 거 싫어하는 성격이라 됐으니까 그냥 그 돈 받으라고 했고, B는 안 받겠다하고 하고 얘기가 반복되자 A가 그럼 잠깐 집앞에서 보자고 했다네요..
그렇게 B가 A 집앞 놀이터로 갔고, A가 직접 B의 손에 돈을 쥐어줬대요.
그러고 나선 그 동안 뭐하고 지냈는지와 같은 얘기를 나누다가 고1때 둘이 그랬었던 얘기까지 나왔다고 해요.
서로 아직도 그때 일 못 잊고 있다는 얘기를 시작으로(A가 그때 일 못 잊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했답니다) 점점 분위기가 무르 익었고, B가 A한테 키스 한 번만 해주면 마음 정리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대요.
참고로 B는 A가 저랑 사귀는 거 알고 있었구요.
그러자 A가 정말로 마음정리 할 수 있겠냐고 물으니 B가 그렇다고 했고, 둘은 키스를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둘은 실컷 키스를 한 후, A는 B에게 이젠 마음 정리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고 헤어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후 B는 A에게 마음이 생겼대요.
그래서 A에게 계속 연락을 했고, A도 답장을 해줬답니다.
B가 카톡을 보여줘서 확인해보니, 둘이 키스하고 헤어진 후에 B가 A에게 추운데 고생했다고, 미안하다고 선톡을 했고 A는 너도 고생했다 이런 식으로 보냈어요.
그리고 며칠 후 B가 일상적인 얘기로 A에게 선톡을 하면 A는 답하는 내용이었구요.
그러다가 B가 시간 날 때 연락 달라고 한번 만나자고 했고, A는 알겠다고 하고 며칠 후에 A가 B에게 다음 주 (B가 말했던 2월 X일)에 시간 되냐고 보낸 걸 제가 확인했습니다.
그렇게 A와 B는 한 달만에 다시 만나 1차로 저녁밥을 먹고 2차는 술을 마셨다고 해요.
거기서 B가 A에게 자기 마음을 고백했고, A는 거절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술집을 나와서 집을 가던 도중 저번에 둘이 키스를 했던 놀이터에 다다르자, B가 A에게 마지막으로 키스 한번 더 해달라고 했고, A는 마음 정리를 할 수 있다면 해주겠다고 했답니다..
하지만 B는 마음 정리를 못 할 것 같다고 했고, A는 그럼 자기도 키스 못해준다고 했대요.
하지만 B는 계속 A를 붙잡았고, A가 그럼 자긴 가만히 있을테니까 너가 혼자 하라고 했답니다..
처음엔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했는데, 말 그대로 A가 "나는 아무 것도 안 할거니까 너 혼자 나한테 하고 싶은 거 해" 이랬답니다..
B는 또 좋다고 혼자 A를 껴안고, 뽀뽀하고 그랬는데 A가 진짜 가만히 있었을까요?
결국 A랑 B는 또 다시 키스하고 스킨십을 했다고 합니다.
A가 키스하면서도 누구랑 계속 카톡을 했다고 했는데 그건 아마 저였겠죠..
그 후 B가 모텔을 가자고 했고, A는 모텔은 진짜 바람피는 거니까 싫다. 옆에 공중화장실로 가자고 했답니다..
하지만 B는 그건 싫다고 서로 실랑이 하다가 A가 뒤늦게 정신을 차렸는지 집에 가겠다고 했고 그렇게 둘은 헤어졌다고 합니다.
그 후로 B가 A에게 연락을 몇번 했으나 A는 계속 밀어냈고, 그 후론 맹세코 연락을 안 했다고 하더라구요.
B는 얘기를 다 마치고 난 후 이런 얘기 들려드리게 돼서 죄송하다고 다시 한 번 사과를 하더라구요.
이렇게 뒤늦게 이런 일이 있었다고 말해주는 이유가 뭐냐고 물어보니, 웃기게 들리겠지만 자기도 그 일 있고 난 후 1년 넘게 정말 힘들었다고 하네요..
그렇게 방황하다 최근에 들어서야 아무 것도 모르고 그런 놈이랑 잘 사귀고 있을 저에 대한 죄책감이 들었고, 뒤늦게나마 그동안 있었던 일을 고백하는 것 저에게 용서를 빌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더라구요..
어이 없고, 화 나고, 혼란스럽고 말 그대로 멘붕이 온 상태였던 저는 저는 지금 들었던 얘기가 사실이든 거짓이든 B씨 용서할 생각 없고, 만약 거짓말이면 신고할 거고(녹음도 안 해놨는데 일단 지르고 봤어요), A한테도 B씨랑 있었던 일 물어보고 서로 얘기 안 맞는 부분 있으면 다시 연락할테니 연락 제때 받으라고 하고 가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B는 자긴 정말 있는 그대로 말했고, 자기도 고등학교 동창들이랑 연 다 끊을 각오로 말씀드리는 거며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죄송하다고 하고 가버리더군요..
B의 얘기는 너무 구체적이었고, 할 일 없는 싸이코가 아닌 이상 저에게 이런 얘기를 할 이유도 없고, 말할 때 태도도 그렇고 거짓말이 아닐 거라는 걸 저는 그때 이미 느꼈어요..
B를 만나기 직전까지만 해도, 저는 무슨 얘기를 듣든 5년 동안 저만 바라봐왔던 A를 믿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안 되더라구요.
그래도 일단 A의 얘기를 들어보자는 생각으로 퇴근하면 전화 달라고 하고 집으로 돌아가 전화를 기다렸습니다..
퇴근시간이 되자 A가 언제나 그랬듯 제 애칭을 부르며 전화를 걸었는데, 평소엔 달달했던 그 목소리가 소름끼치게 들리더라구요.
그 상황에서 저는 괜찮은 척 연기할 수가 없어서, 방금 B라는 사람 만나고 왔다고 그냥 말해버렸습니다.
예상했듯이 A는 매우 당황해하면서 너가 B를 왜, 어떻게 만났냐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B한테 디엠 받은 일 부터 몇 시간 전 B를 만나 들었던 얘기까지 줄줄이 말했습니다.
이걸 제 입으로 말하는데 너무 비참했어요..
A는 아무 반응도 없이 묵묵히 듣고만 있더라구요.
얘기를 다 마치고 여기에서 틀린 거 있으면 말해달라고 했습니다.
제발 다 거짓말이라고 해주길 바랐는데, 그냥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정말 B가 했던 얘기가 다 맞는 거냐고, 오빠 진짜로 다른 남자랑 키스했고, 키스하면서 나랑 카톡했냐고 울면서 물어보니까 미안하다고 울지 말라고 하더라구요.
미안하다고만 하지 말고, 다른 할 말 없냐고 하니 자긴 진짜 B랑 어떻게 해 볼 생각 전혀 없었다. 걔가 해달라고 애원하길래 친구로서 해준 것 뿐 자기는 아무 감정이 없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딴 말 할 거면 그냥 끊자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나선 며칠동안 밥도 거의 안 먹고 물만 마시고 누워서 멍하니 지내고 있네요..
엄마한테 전화 오면 목소리 듣고 울까봐 지금 뭐 하고 있다고 톡하자고 하고 바로 끊고 또 펑펑 울고, 친구들 연락도 씹고 있어요..
A한테는 생각 정리되면 연락 달라는 톡만 달랑 와 있네요.
말했다시피 A랑 CC를 해서 제 대학교 지인들은 다 A를 알고, 그 중 대부분이 A와도 지인이라서 섣불리 A 얘기를 할 수가 없어요.
그렇다고 고딩 중딩 동창들에게도 남자친구가 다른 남자랑 바람 났다고 쉽사리 털어놓을 수가 없네요..
아무한테도 이 얘기를 털어놓지 못한다는 게 가장 힘들었고, 약 5년 동안 알아왔던 남자에 대한 모든 게 거짓이었던 것 같고, 결혼까지 생각했던 제가 참 한심하네요..
심지어 A 말대로 둘이 그런 관계를 지속한 건 아니니까 눈 딱 감고 봐줄까 하는 미친 생각마저 들 때도 있어요...
이렇게 답답했던 마음에 구구절절 써보니 글이 엄청 길어졌네요.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분이 계실진 모르겠으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이렇게 글로나마 아무에게도 못 했던 얘기를 털어놓으니 조금 나아진 것 같네요..
저는 정말 어떻게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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