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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결시친] 아기 재우다 부부싸움, 누구의 잘못인가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by 이야기NOW 2020.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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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날아가서 다시 씁니다.
예전에 시집문제로 베스트에 오른 적이 있었는데, 이후로 오랜만에 아이디를 찾아 쓰네요.

오늘 남편과 아내가 다투었는데 최대한 객관적으로 글을 쓸 예정이니, 누구의 잘못인지 판단 부탁드립니다.
남편이 판에 글을 써보라 해서 쓰며, 남편이 즐겨 가는 남초 사이트에도 동일하게 올려 이야기를 듣도록 하겠습니다.


남편 40대 초중반, 아내 30대 후반, 돌 갓 지난 여아 한 명 키우고 있습니다.
오랜 난임으로 아내 퇴직 후 남편 외벌이(대기업 계열사)이나, 아내는 월세를 받고 있고 현재 살고 있는 집 매매가의 약 80%를 부담하였으며집 명의는 50:50 공동명의입니다
(반반 지분 설정은 친정아버지의 배려/ 양가 모두 넉넉하며, 상황상 아내 측이 더 부담하였음/ 아내는 이미 증여를 받았고, 남편은 아직)

아기는 14개월로 완모 중이라 그런지 유독 밤에 깨서는 엄마를 찾는 경향이 있으며, 요즈음 원더윅스로 밤에 대여섯 번을 깹니다.
그럴 때마다 아내가 어르고 달래 재웁니다.
(자다 깬 아기를 재우는 것은 출산 이후 거의 아내가 해옴)


하지만 오늘, 요즈음 해야 할 집안일이 많아 아내는 오늘 할 일을 많이 하기로 결심하고 아기를 재운 후 밤에 욕실 두 군데를 청소하고 이유식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 사이에도 아기는 서너 번을 깨 아내가 달래 재웠습니다.
새벽 4:30, 아기가 또 깨어 울자 아내는 이유식이 거의 마무리 되어가니 남편에게 이번에는 알아서 재워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조금 후, 남편이 주먹을 부들부들 떨며 이를 악물고 눈을 형형하게 뜨고 시x이라는 욕을 십수 차례 하며 아내에게 화를 내었습니다.


남편이 화가 난 이유는, 아기가 감기에 걸려 콜록거리며 약 십여 분간(?) 안쓰럽게 울며 엄마를 찾는데 엄마가 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남편이 수 차례 아내를 불렀으나 오지 않아 화가 났다고 합니다.

아내는 이유식 마무리 중이었으므로 주방에 물을 틀어놓고 있어 잘 듣지 못하였으나 나중엔 아기와 남편의 소리를 듣고, 지금 일을 하고 있으니 남편에게 알아서 재워달라 하였으나 남편은 듣지 못했다 합니다.

말다툼 도중, 남편이 또다른 욕을 하며 안방으로 들어가 문을 쾅 닫고 들어갔으며, 화가 난 아내가 문을 발로 차자 거칠게 나와 아기를 안고 있는 아내를 미는 시늉을 하고 주먹을 들어올렸다 내렸습니다.


남편은 아기가 본인을 밀며 엄마를 찾아 본인이 어찌할 수가 없다며, 오지 않은 아내 잘못이라 합니다.
호의가 지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며, 본인이 가정적인데 바라는 것이 많으며, 잘못한 것이 없는데 사람을 쓰레기로 만들며 사과하라고 강요한다 합니다.
직장 동료 예를 들며 그 사람은 아이가 셋인데 기저귀를 한 번도 갈아본 적이 없다더라 합니다.
그게 싫으면 본인이 살림할 테니 아내보고 돈을 벌어오라 합니다.
(남편은 실제로 주말에는 집안일에 상당 부분(거의 반반) 참여하고, 아내를 위해(?) 요리도 곧잘 해줍니다. 주중엔 거의 9~11시 퇴근이지만 필요할 땐 퇴근 후에도 쓰레기를 버립니다.)


아내는 남편이 너무 대충 아기를 어르다 아내에게 넘겨준다 생각하며, 설령 정말 어쩔 수 없었다 한들, 쌍욕을 먹고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낼 일인가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일년 내내 아기를 재우다 이번에 일이 있어 남편보고 재우라고 한 것이 모성애 없는 엄마 취급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언제는 부담갖지 말고 남편 통장에서 생활비를 가져다 쓰라며, 싸울 때마다 나가서 돈 벌어오라는 말을 하는 것이 치사합니다.
집값 등 억대 돈들은 아내가 부담한 것이 훨씬 많은데 푼돈 취급하며, 친정을 시골부자라 합니다.

아내는 남편이 지나치게 잠을 방해받는 것에 예민한 것이 큰 불만입니다.
엊그제도 아기가 깨자 거실에 데려가 앉혀놓고 남편은 거실 소파에 팔짱끼고 앉아 어디까지 하나 보자며 약 5-10분간 아기를 노려보아 아내와 크게 싸웠습니다.
남편이 아기에게 무섭게 화를 낸 것은 이미 수차례이며, 이 때 아내도 화가 나 카톡으로 남편에게 욕설을 섞어 남편의 행동을 비난하였습니다.


현재 아내는 남편의 잘못이 없다는 말에 화가 나 시어머니께 처음으로 새벽에 전화를 걸어 놀라게 해드려 죄송하다 말씀을 드린 후 담담히 지금의 일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시어머니는 남편이 너무 피곤해 그런 것 같다며 남편을 따로 재우라고 하시고 시부모님이 오셔서 당분간 도와주신다 하였지만 오시면 어떤 면으로는 부담이니 완곡히 거절한 상태이며, 아내는 마음 같아서는 별거나 이혼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여기까지가 저희 부부가 오늘 새벽 싸운 경과입니다.
누가 어떤 잘못을 하였는지, 저희 부부는 어찌하면 좋을 지 댓글로 조언해주시면 새겨 듣겠습니다.



+추가)
덧붙입니다.
우선 많이들 조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생각지 못했던 것도 있고, 알고 있었으나 미처 생각지 못한 것도 있네요.
대뜸 반말하며 무의미하고 쓸데 없는 댓글은 알아서 걸러서 듣겠습니다.

새벽까지 집안일한 것과 아이를 누가 재워야 하는가, 아기 수면교육, 시집에 전화한 문제를 언급을 많이 해주셨네요.

일단 시집에 전화한 것은 제 잘못이 맞습니다.
경솔한 행동이었고, 사과드렸습니다.
남편이 끝까지 자기 잘못이 없다기에 너무 화가 나 결혼 10년만에 처음 전화드렸네요.
그래도 제 잘못입니다.
이건 뭐 변명의 여지가 없네요ㅠㅠ

아기 수면 문제는 원래는 그렇게 자주 깨지 않아요.
본문에 언급했다시피 원더윅스에 감기기가 있어 그러는 듯 합니다.
수면교육을 계속 하고 있는데 원더윅스가 오면 또 헝클어지고의 반복이네요.

새벽까지 집안일한 것은 제가 잘못/간략히 써 많은 분들이 오해하고 계시네요.
일단 저는 매번 이유식을 밤새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일단 이유식 특성상 재료 손질과 찌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아기 재우고 만들긴 하지만(가끔 남편 있을 땐 낮잠 재우고도 만듬) 기본적으로 12시 정도면 끝납니다.
시판도 병행하고 있긴 하지만 주로 제가 만든 걸 먹이고, 이것에 대한 큰 불만 내지 어려움은 없습니다.
어제는 본문에 언급했다시피 매우 특별한 경우로, 온갖 집안일이 다 산적해있어 피치 못할 경우였습니다.
(아기 재우는 방 곰팡이 창궐해 주말 낮엔 곰팡이 제거해야 함, 아기 걸음마 시작해 온갖 잡일 늘어남, 남편 연이은 야근+아기 원더윅스로 집안일 밀림)
화장실 청소도 하나는 아기 낮잠 재울 때 했고 다른 하나를 저녁에 한 건데 제가 잘못 썼네요.
다른 집 소음 생각하면 늦게까지 음식한 건 제 잘못인데, 남편과 같이 해야 할 일 먼저 하고 이유식은 나중에 저 혼자 만들려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일하는 남편을 새벽에 깨워 아기 재우라고 시킨다에 대한 부분은 오히려 읽으시는 분들이 오해하신 부분이 많은 듯 합니다.
거진 1년간 95% 제가 다 해왔고 그걸 일하는 남편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그게 제 '일'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남편이 몸쓰는 일을 해 자칫 졸다가 큰일나는 경우도 아니고, 거의 백이면 백 다 제가 하다가 한 번 부탁 못할 정도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럼 아내는 언제 자나요?
남편 평균 퇴근시간이 9~11신데 가끔 쓰레기 버려주는 것 외에 주중에는 살림+육아 거의 독박입니다.
남편도 피곤하지만 저도 피곤해요.
그리고 일이 일어난 건 토요일 아침입니다.
애초에 출근하는 요일도 아닌데 왜 출근하는 남편을 깨우냐 하시는지.. 글 다시 읽어보세요.

금전적인 부분은 제가 마냥 경제적으로 기여도가 없진 않다는 맥락에서 쓴 부분입니다.
내가 더 많이 해왔으니 기펴고 살아야 된다는 게 아니라, 입장 바꿔서 내내 맞벌이 하고 가계에도 크게 기여했는데 집에서 지금 육아하고 있다고 집에서 노는 사람 취급하고 돈벌어오란 얘기 들으면 솔직히 화 안 나시겠어요?

많이 화가 나고 남편과 대화가 되지 않아 쓴 글에 많은 분들이 댓글로 정성스레 하나하나 짚어주시며 조언해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제가 잘못한 부분 인정하고, 남편 잘못한 부분도 짚어서 다시는 싸울 때 이렇게 유치하고 원색적으로 싸우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도움되는 댓글 써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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