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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결시친] 동생이 명문대에 입학한척 모두를 속였습니다

by 이야기NOW 2021.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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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희 집에 정말 믿기지 않는, 믿고 싶지 않은 일이 일어났는데...

 

누구에게 조언을 구할 수도 없고 해결할 방법도 모르겠고 정말 속이 터져버릴 것 같아서 여기에 글을 올려봅니다.

 

정말정말 긴 글이 될 것 같고 제가 글솜씨가 많이 없는데 이해 부탁드려요...

 

 

 

동생은 작년에 재수를 했습니다.

 

그리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지만 부모님음 무리해서라도 동생을 밀어주기 위해 3월부터 유명한 재수학원에 동생을 보내주셨어요.

 

그리고 수능 때 동생이 가장 가고 싶어했던 대학인 연세대는 아니지만 성대를 갈 성적을 받았고 심지어 장학생으로 합격했습니다.

 

그렇게 동생은 집안의 자랑거리 명문대 장학생이 되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친척들, 지인들, 심지어 동생이 재수하는 걸 아는 제 친구들까지 모두의 축하를 받으며 성균관대에 입학했습니다.

 

아니 입학한줄 알았습니다..

 

동생은 정시 발표가 나던 날 성대 합격증을 가족들에게 보여주었고, 온라인으로 입학식과 신입생 오티를 한다며 용돈을 타가서 옷과 화장품을 샀고, 수강신천을 해야한다며 아침 일찍 피시방에 갔고, 같은 지역에 사는 21학번 과친구들을 만나러 간다고 외출도 여러번 했으니까요.

 

이거 말고도 많습니다.

 

인터넷에서 전공책도 사서 책들이 택배도 오고 그랬어요.

 

정말 진짜같았습니다.

 

등록금은 장학생이기때문에 따로 납부할 필요가 없다고 했고, 예치금과 입학금 학생회비는 동생이 자기가 알아서 납부하겠다는 말에 부모님께서 돈을 동생 계좌로 보내주셨습니다.

 

물론 저희들도 동생이 직접 돈을 처리하는걸 걱정하긴 했는데 워낙에 자기할 일 똑부러지게 잘하는 동생이었고 납부와 등록 처리가 잘 끝났다며 학교에서 온 문자를 캡쳐해서 가족 톡방에 보내줬기 때문에 누구도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이 것도 카페에서 퍼온 사진이었어요..)

 

저번주부터는 개강을 했다고 노트북으로 온라인 강의를 듣는다고 방에 하루종일 있었는데 정말로 교수님같은 사람의 목소리가 방문 앞에 가면 들렸고, 아침에 제가 사과를 깎아 가져다줄때도 진짜 강의를 시청하고 있었습니다.

 

밥을 먹으면서 교수가 수업을 오래 한다며 교수님 욕을 하고 짜증도 냈습니다.

 

이랬으니 정말 당연히 성대에 입학한줄 알았고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는데, 어젯밤에 동생이 갑자기 할 얘기가 있다고 하더니 제 방에 와서 더이상은 거짓말을 못하겠다며 울면서 모든 얘기를 털어놓았습니다.

 

엄마 아빠한테는 도저히 말 할 엄두가 안나서 언니한테 먼저 말하겠다구요.

 

성대 입학한건 사실 거짓이었고, 대학 아무곳에도 입학 자체를 하지 않았다고요.

 

수능날 국어부터 망치는 바람에 시험을 망쳤고 평소 거들떠보지도 않던 지방 국립대 하위과도 겨우 갈 성적이 나와서, 가족들이 자기한테 실망할까봐 거짓말을 했다는 겁니다.

 

재수학원을 다니느라 부모님 등골을 휘게 했고 가족들이 얼마나 자기에게 기대하는지 알고 있는데 그것을 실망시키고 싶지가 않았대요....

 

저도 처음에는 믿지 못했고 그러면 수능날부터 지금까지 보고 듣고 믿었던 것을은 다 뭐냐고 했는데, 다 연기고 가짜였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이상한 것들이 몇 가지 있었어요.

 

저희 모두 동생 수능 성적표도 보지 못했고(보여달란 말을 하지 않은 것도 맞습니다. 동생을 믿었고 의심할 이유가 없었으니까요..)

 

수능 치고 집에 와서 저녁도 먹지 않고 방 밖으로 나오지 않았던 것도 그렇고,

 

수강신청도 제가 수강신청 할 때 아니야고 말을 하니까 갑자기 이틀 뒤가 수강신청이었다면서 시간표를 자기 시작했고....

 

그냥 새내기니까 잘 모르는거라고 생각했지 이럴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저는 동생과 나이 터울이 조금 있어서 요즘에 대학을 어떻게 가는지도 잘 모르고 저는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좀 못했어서 전문대를 졸업했어요.

 

저랑 저희 부모님보다 훨씬 똑똑하고 공부도 잘하는 동생이어서...

 

정시 원서도 다 본인이 직접 썼고 다 자기가 알아서 하게 믿고 맡겼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식당을 하셔서 주말도 없이 일하시느라 바쁘시고 코로나때문에 식당 운영 문제만 해도 머리아픈 일이 많아서 학원비만 보내주셨지 동생 신경을 많이 써주지 못했어요...

 

혼자서 잘 해주었고 명문대에 합격해주어서 고마울 뿐이었습니다.

 

지금도 부모님은 너무너무 자랑스러워하시고 올해 딸이 성대를 입학했다며 친구들에게 전화로 자랑을 하세요...

 

 

 

동생이 보여준 합격증서는 인터넷 수능 카페에 올라온 다른 진짜 성대 합격증의 합격증이었고, 온라인 강의인줄 알았던 것은 유투브에 실제 대학교 교수님 경제학 강의를 찾아서 틀어놓은거였다고 합니다.

 

수능 다음날 수능을 망쳤다는 말이 나오지 않아서 자기도 모르게 가채점을 해보니 생각보다 수능을 잘 본것 같다는 말을 했는데, 그 거짓말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일이 너무 많이 커져버렸다고 오열을 하면서 말했습니다....

 

부모님이 주변 지인들한테 전화를 할 때 그 때부터 정말 자기가 잘못했다는걸 깨달았다고 합니다...

 

거짓말이 겉잡을 수 없을 정도가 되어버려서 이제라도 사실을 말하지 않으면 안 될 것같고 죽을 것 같아서 자기가 집에 없을 때 제가 대신 부모님에게 말해달라고 울면서 부탁을 하더라구요.

 

그동안 참담하다는게 어떤 감정인지 몰랐는데 정말 참담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고 거짓말을 한 동생이 미우면서도 그동안 마음 고생을 하고 힘들었을 것을 생각하니 불쌍하기도 하고, 부모님께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솔직히 이해는 안갑니다.

 

가족들 중 누구도 동생에게 명문대를 가라고 강요한 적 없었어요.

 

스카이캐슬같은 집? 절대 아니었어요.

 

오히려 무관심에 가까웠지....

 

동생이 이렇게까지 한 이유를 정말 모르겠어요.

 

똑똑하다는 칭찬이 부담스러웠던걸까요...

 

거짓말을 한 뒤로 하루도 편하게 잠들지 못하고 들키지 않기 위해 밤마다 철저하게 조사를 해서 진짜처럼 보이도록 준비를 하느라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대요.

 

그래서였는지 정말 살도 많이 빠졌어요...

 

바보같은 언니는 그것도 모르고 이제 대학생이 되었으니 다이어트 하는줄 알고 요즘 예뻐졌다고 턱선이 살아낮다고 칭찬해줬었네요....

 

얘기가 딴 곳으로 샜는데 어떡하면 좋을까요...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인지 물었더니 삼수는 도저히 못할 것 같고 내년에 3학년으로 편입을 준비하겠다고 합니다.

 

영어는 잘하는데 편입은 영어만 봐서 잘할 수 있을것 같다구요...

 

지금 이 문제만 해결해달라고 도와달라고 하는데 제가 어떻게 도우면 좋을까요.

 

부모님께 이 사실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동생을 혼을 내야 할지 위로를 해줘야 할 지 조언 제발 부탁드립니다....

 

제가 읽어도 글이 너무 난장판이라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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