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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결시친] 결혼 후 남편이 생활비를 안줘요

by 이야기NOW 2021.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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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결혼 1년된 새댁입니다.
남들은 신혼이 너무 좋을때다 하는데 저희는 한달에 1번 싸우네요... 너무 힘이 들어 조금이라도 의지해보고자 글 남깁니다.

저희는 부모님 도움 없이 반반 결혼(집 전세 대출금 같이 갚고 있음)으로 진행된 평범한 30대 초반 부부입니다.
연애는 3년 정도 하고 결혼을 하였는데, 결혼 후 저는 월 250 남편 월 350 정도 맞벌이 부부에요

아직 아이는 없구요.

처음에 신혼 3개월 동안 경제권에 대한 이야기가 없어서 '우리는 부부 경제관리를 어떻게 하지?' 물었더니, 편하게 각자 하자고 하더라구요.

'각자' 라는 의미가 이해되지 않아. 그럼 주로 살림을 하는 사람이 나인데, 내가 장봐서 밥 해먹고 사는게 불합리 하다고 생활비를 같은 금액으로 합쳐서 생활하자고 했더니, 카드를 주더라구요.

월 50만원 정도 장보고 사용했습니다. 근데 그 달 말에 어디어디에 쓴건지 묻더라고요. 설명해줬습니다. 설명 후 생활비에 대해 월말마다 보고 해야 한다면 이 카드 쓰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감정적으로 자존심이 너무 상했고, 치밀한 모습에 정내미가 떨어졌어요.)

남편은 내가 아파트 관리비 내지 않냐고..(관리비 본인보험 등 월 30정도 고정지출) 자기도 돈 버는데 그걸로 사용하면 되지 왜 나한테 돈을 달라고 하냐고 하더라구요..

저는 싸워보기도 하고 설득해 보기도 하였지만, 변화가 없어 반 포기 상태로 제가 250을 벌면 50은 가정을위해 사용(장보기, 집 생활용품 구매 등)하고 50은 제 용돈으로 쓰고 나머지는 저축을 했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한달에 3-4번정도 외식할때 계산하고, 아주 가끔 한달에 1번정도 마트에서 장을보면 10만원 가량 계산하였습니다.
아무리 말해도 공동으로 볼 수 있도록 통장을 만들어 생활하자고 해도 변화가 없는 남편.

 


어찌해야할까요. 저는 양심에 손을 얹고 허튼곳에 돈을 쓴 적이 없습니다. 평소 검소하게 생활하고 있구요.

아직 혼인신고 전이라 제 행복을 찾아 대화 후 해결점이 없으면 끝내는게 맞을지 정말 깊은 고민입니다.

먼저 결혼생활 해보신 현명한 선배님들의 댓글 부탁드립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후기]

어제 이 글을 적을 당시, 친정으로 짐을 싸 나간지 이틀된 시점입니다.
친정부모님께 모두 말씀 드리고, 제 선택에 대해 불효로 다가가게 해드려 죄송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나 친정부모님은 굉장히 화가 나셔서 믿었던 사위에게 실망감이 너무 크다고 속상해 하셨고 제 손을 꼭 잡으시더니 하나밖에 없는 우리 딸이 그렇게 맘고생 하며 산 생각을 하면 우린 괜찮으니 너만 생각하고 이해하려고 하지도 말고 당장이라도 관두고 집으로 들어오라고 하셨어요.

판에 댓글 정독하고, 믿을수 있는 지인분께 상의 한 결과, 이혼 결심하고 단단히 마음먹고 남편 대화요청에 응해줬습니다.

짐은 차에 그대로 두고 집 들어가 식탁에서 바로 이야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바로 준비한듯 이야기를 하기 시작. 본인 월급에서 고정비용 빼고 나머지 무조건 너의 통장으로 입금하겠다. 거기에서 서로용돈 나누고 생활비 쓰자. 하더군요. 어디에 무엇을 썼는지 보고 하게 하면 소용없다고 했더니, 다신 묻지 않겠답니다.

저는 그동안 속썩었던 설움. 모두 다 거침없이 이야기 했습니다. 나도 배울만큼 배웠고 니 말도 안되는 설득에 넘어갈 여자 아니니, 앞으로도 이런식으로 행동하면 결혼생활 못한다. 참을만큼 참았다고요.

데이트 할때는 항상 대부분 비용 부담하면서 날 꼬셔놓곤.. 결혼하자마자 전보다 못한 삶을 살았으며 의심해보지 않고 순수하게 한 결혼에 대한 귀한 믿음, 신뢰 모두 깨져버려 회복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중요한건, 속시원히 이야기 했지만 어쩐지 기분이 좋지만은 않더라구요.

왜 서로의 바닥을 봐야 변화가 있는지.. 이게 이사람의 본성이겠죠? 이게 이 사람의 기질이겠죠?

정이 떨어져 얼마나 더 서로 노력하며 살 자신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바로 즉각 변화를 보여주었으니, 6개월이라도 더 살아보고 마지막을 결정하고자 합니다.

혼인신고, 아이계획 조차 제가 마음 내킬때로 정하기로 했습니다. (철저히 피임 후 최소 3년 지켜볼 예정)

제가 이 사람을 믿고 선택한것이 아까워 조금 더 지켜보고 결정하려구요.

이곳에 글을 올려본건 처음인데, 이해관계가 얽혀있지 않은 분들이 오히려 더 단단하게 제게 힘을 주셔서 더 당차게 말할수 있었습니다. 맞더라구요. 제 인생이 안타까워 무서울게 없더라구요. 당장 헤어져도 될만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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