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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결시친 레전드] 1편)남편만 행복한 결혼, 유지해야 할까요?

by 이야기NOW 2020.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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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결혼한지는 3년 좀 넘었고 저는 35살, 남편은 39살이고요.

궁합도 안본다는 4살 차이..

 

나이 때문만은 아니지만 워낙 잘 맞아서 우리는 결혼해서 잘 살거라 생각했어요. 물론 한동안은 무척 잘 살았어요.

제가 어느 순간 이게 뭐지? 하고 현실을 자각하기 전까지는요......

 

남편은 시댁에서 늦둥이에요.

아들 낳으려고 일부러 낳은 건 아니라는데,딸 둘 낳고 만족하고 사시다가 뜻하지 않게 늦둥이 아들을 낳으셨대요.

큰시누는 53세, 작은시누는 50세이고, 시부모님은 두분 다 여든을 바라보세요.

 

처음엔 저희 부모님께서 걱정이 많으셨어요.

시부모님 연세가 많으시니 제가 고생할까봐..

근데 워낙 저희 남편이 착실하고 듬직하고.. 그래서 남편 하나 보고 결혼 허락해주셨죠.

 

시댁에서 특별히 시집살이를 시키진 않아요.

제사도 큰집에서 지내고 잠깐 참석만 해서제사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도 않고요. 근데 어느 순간 돌이켜보니그간 제가 알아서 시댁에 잘해왔기에평화가 있었던 거였어요..

 

잘 지내다 갑자기 왜 이런 생각을 했냐면..

5월에 회사에서 일하다 쓰러졌어요.

어떻게 쓰러졌는지 기억도 안나요..

분명 내 자리에 앉아 일하고 있었는데 눈떠보니 병원이었고 하혈을 했더라고요. 건강하다 자신했던 저 자신은 말할 것도 없고 뒤늦게 달려온 남편도 많이 놀랐었어요.

검사 결과 다행히 큰 병이 있던 건 아닌데 과로해서 그렇다고 좀 쉬라고 했어요.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로 보인다고요.

그래서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일주일 쉬었는데..

 

그 일주일간 제가 시부모님을 찾아뵙고 있더라고요?

쉬어야 하는 그 일주일에.. 정말 자연스럽게요...

신혼초부터 너무 당연하게 해왔어요.

시부모님 나이가 많으시니까... 시누들은 나이가 많고 우린 젊으니까... 우리가 가까이 사니까... 나는 며느리니까...

 돌이켜보면 무엇 때문에 그렇게까지 내가 적극적이었을까 스스로도 이해가 안되게 열심히 해왔더라고요..

생신, 어버이날, 명절 제가 모두 차려서 시누네 식구들까지 다 대접했고...
평일에도 일찍 퇴근하는 날이면 남편과 시부모님 댁에서 만나서 거기서 또 제가 저녁 준비해서 차려드리고,

주말에 심심하다 연락하시면 남편은 아버님 모시고 등산가거나 낚시가고,

저는 어머님 모시고 쇼핑하거나 일주일간 시부모님 드실 밑반찬 해드리며 어머님 말상대 되어드리고...

시누네가 애들 추억 만들어주고 싶다고 펜션 잡아 놀러가자 하면 좋다고 또 따라가서 조카들 사진 찍어주고 밥해주고...

뭣 모르고 시부모님과 시누들, 남편이 잘한다고 예쁘다고 하는 말들에 힘든줄 모르고 정말 힘 닿는대로 다 시댁에 봉사했더라고요...

 

그걸 5월에 알았어요..

아파서 쉬는 그 일주일.. 아니죠, 앞뒤 주말 다 껴서 9일간..

엄마가 또 관절염 때매 힘드시다네, 남편의 그 한마디에 제가 9일중 7일을 시부모님 댁에 가서...

밥 차리고 반찬 만들고 이불빨래, 청소 다 했어요..

그걸 휴가 끝나고 회사 나가기 전날 깨달았어요. 

내가 환자인데.. 내가 왜 쉬질 못했을까...

친정부모님은 제가 잘 쉬고 있나 하루에 한번씩 전화하셨었는데 그때마다 시부모님댁에서 일하면서 잘 쉬고 있다 했던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그날 밤에 남편에게 울면서 털어놨어요.

나 왜 이러고 있냐, 넌 왜 날 이렇게 만들었냐...

내가 시부모님 댁에 간다고 해도 너도 아픈데 좀 쉬어라 해주지 왜 그래라 했냐... 왜 내가 멍청하게 아픈데도 쉬질 못하고 니네 부모님 모시고 있는걸 방치했냐 하고..

 

남편도 황당했겠죠.

자기가 강요한 것도 아니고 제가 자발적으로 갔는데 갑자기 자기한테 따지고 드니까...

그래도 남편이 당황하면서도 자기도 미처 생각 못했다며 앞으론 너 자신부터 챙기라고 나도 너 신경쓸게 하면서 저를 달래줬고 앞으로는 나 자신 챙기자 다짐하고 넘어갔어요.

 

그런데요..

그렇게 두어달을 지내니까요.. 평화가 깨지더라고요.

평일이고 주말이고 부르기만 하면 왔던 며느리가 일주일에 1번씩 밖에 안 오고..
와도 전처럼 집안일 안해놓고 식사만 차리니까..

시부모님, 시누들이 남편 통해서 말을 꺼내네요.

대체 얼마나 아프길래 그러냐고..

 

남편이 물론 얘기했었죠.

제가 정신잃고 하혈했었다고..

건강 추스려야 한다고요.

근데 그거 벌써 석달 전 일 아니냐고..
그 뒤로는 멀쩡하지 않냐..

말 안해도 알아서 잘하길래 좋은 사람 들어왔다 생각했는데 얼마나 했다고 하기 싫은 티 내냐고..

 

큰시누와 작은시누가 남편과 나눈 그런 내용의 카톡을 보고 서럽고 억울했어요..

자기들 말대로 알아서 잘하던 제가 이렇게 하면 많이 아픈가보다 생각이 들어야 정상 아닌가요?

 

제가 울고 화내니 남편이 힘들다네요..

어쨌거나 너는 원하던대로 시댁 일 안하고 있고 자기가 그걸로 화를 내거나 강요 안하지 않냐고..

왜 자기 카톡을 훔쳐보고 혼자 스트레스 받냐고..

 

맞아요, 안 보면 그만이겠죠..

근데 왠지 억울해서 견딜 수가 없어요.

외면이 안돼요. 화가 나요...

남편은 이대로도 좋대요, 자긴 행복하대요.

저랑 사는게 좋고, 자기 부모님과 누나들도 저런 작은 불만 외엔 크게 문제 없으니 자기가 알아서 대응하겠다고..

 

근데 전 행복하지가 않아요.

항상 웃고 친절했던 시부모님, 시누들이 이제는 일주일에 1번씩 마주칠 때마다 어딘가 변한.. 냉랭한 태도로 절 대하는걸 외면하기도 힘들고.. 저런 연락을 남편에게 하는 걸 알면서 외면하고 무시하는게 잘 안돼요.

 

제가 외면하면 되는데 못하는게 문제일까요?

남편만 행복하고 전 불행한 이 결혼생활...

계속 유지할 이유가 있을까요?

 
중간에 낀 남편 입장을 생각하면 미안하기도 하고 남편은 남편대로 힘들거 알지만...

제가 불행하니.. 이혼 생각이 자꾸 듭니다..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다음편에서 계속⬇️⬇️⬇️

 

[네이트판 결시친] 2편)(후기)남편만 행복한 결혼, 유지해야 할까요?(결국 이혼이 답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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