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네이트판 썰BOX/네이트판 [레전드]썰

[네이트판 원본지킴이] 잘먹겠습니다라고 말했다가 파혼위기

by 이야기NOW 2023. 7. 22.
728x170

1년 정도 연애하고 결혼 이야기 오고가고 있었어요

저는 여자고 저희집에는 이미 인사드렸고

남자쪽 부모님이랑 식사자리 가진 다음에 파혼이야기 오고가고 있네요...

 

일단 남자는 저랑 동갑이고

연애 시작하고 3개월정도 됐을 때 한 번 헤어질뻔한적이 있었어요.

저는 가정교육을 정말 칼같이 받고 자랐어요.

윗사람에 대한 예의범절 같은 걸 맞아가면서 배웠었고

어릴 때는 그게  원망스러웠는데

나이들수록 저희 부모님이 맞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중에 하나가 밥 먹기 전에 숟가락 들면서 잘먹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거였어요.

음식을 해준 사람에 대한 예의이며 주어진 음식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배웠거든요.

그래서 어릴적부터 집에서든 친척집에 가서든 밥먹기 전에

잘먹겠습니다! 하고 큰소리로 말했고

어른들도 다듣 예쁘게 봐주셨던 기억이 나요.

 

 

근데 연애 3개월정도 됐을 때 남자친구랑 식당에 밥먹으러 갔는데

음식 먹기 전에 잘먹겠습니다 라고 했다가 남자친구랑 크게 싸웠었어요.

물어보더라고요

왜 밥먹기 전에 꼭 그렇게 말하는거냐고.

그래서 저는 가정교육을 독하게 받아서 어릴적부터 이렇게 배웠다고.

그게 음식 만든 사람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고요.

그런데 남자친구가 자기도 그렇게 배웠지만

그건 집에서나 하는거고 식당에 밥먹으러 와서 그렇게 말하면

상대방한테 사달라는 것처럼 들려서 기분이 안좋다더라고요.

자기가 언제 밥 안사준적있냐고 어차피 자기가 다 내왔고 그거에 큰 불만은 없었는데

항상 밥먹기 전에 잘먹겠습니다 라고 하니까 들을 때마다 거부감이 든다고 하지말래요.

어차피 여기서 소리내서 말한다고 해도 요리해준 분한테 들리는 것도 아니고

앞에 앉은 나만 듣는건데 굳이 왜 말을 하느냐,

속으로 감사해하고 먹으면 되는거지

부모님이 꼭 소리내서 말하라는 뜻은 아니었을 거라고요.

 

그리고 제가 밥을 살 때가 종종 있었는데,

남친 말로는 제가 사겠다고 말한 날에는 잘먹겠습니다라는 말을 안했다고 하네요.

3번 정도 밥을 샀던거 같은데 그 3번 중에 한 번도 한적이 없대요.

내 지갑에서 돈 나가는 날은 요리한 사람한테 안 고마운거냐고 묻는데...

참... 제 입장에서는 그걸 지켜보고 있었다는게 소름이었어요.

 

사실 저희 집이 좀 어려워서 제 월급의 절반을 집에 드리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남자친구가 그걸 듣곤ㄴ 데이트 비용의 대부분을 내주고 있었어요.

남친 직업이 좋고 집도 많이 ㅈ라사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데이트 비용에 대한 부담이 별로 없을 줄 알았고 별 생각이 없었는데

그걸 일일이 다 보고 있었다고 생각하니까 소름이 돋더라고요.

남친 말로는 보고있었던게 아니라 워낙 스트레스 받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보였던 거라고 하긴 하던데....

 

그래도 저는 제가 가정교육 잘 받은게 맞ㅇ니 계속 하겠다고 했는데

남자친구가 하는 말이,

제가 가정교육을 자주 운운하는데 그런 거치고는

젓가락질도 주먹 쥐고 하고

밥먹을 때 소리도 엄청 낸다고 말하며

그렇게 자부심 가질 정도가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제 입자에서는 젓가락질과 소리내서 먹는 습관은 가정교육에 포함되는게 아니라

개인 습관 문제라 생각되어 화가 났고,

절 예쁘게 잘 키워주신 부모님을 욕보이는 것 같은 기분에 헤어지자고 했어요.

그러니 알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일주일 정도 헤어져있다가,

제가 남친을 너무 좋아했던 상황이라 연락해서 잡았어요.

그때 다시 사귀면서 조건이,

젓가락질 고치는거랑

밥먹을 때 쩝쩝거리지 않는 것,

그리고 식당에서는 잘먹겠습니다라고 큰 소리로 말하지 않을 것,

세 가지를 걸기에 알겠다고 했어요.

사실 억울한 면이 컸지만 그냥 남자친구가 싫다고 하니까 안하겠다고 한 거였어요.

 

그렇게 1년정도 시간이 흘러 결혼이야기가 나왔던 거예요.

저희 부모님께는 남자친구가 비싼 소고기집에 모셔가 대접을 잘했고 결혼승락을 받았어요.

그리고 지난주에 남자친구네 부모님을 만나기로해서

제가 이 지역에서 제일 비싼 한정식집을 예약했고, 거기서 만났습니다.

만나서 바고 공손하게 고개 숙여 예의 바르게 인사드렸고

잔깐 이야기 나누다가 음식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제가 긴장했는지 젓가락을 들면서 저도 모르게 잘먹겠습니다 라고 말했고,

순간 남친 눈치가 살짝 보였지만 어처피 어른들 입장에서는 교육 잘 받은 며느리라고 생각하실테니

신경쓰지 않기로 하고 밥을 잘 먹었습니다.

 

그런데 밥 다먹고 다 같이 일어서서 계산 하려고 가보니

직원이 남친 어머니가 이미 냈다고 하시더라고요.

아까 화장실 가신다고 나가셔서는 계산을 하셨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넘 감사하다고 또 공손하게 인사드린 뒤에 집으로 돌아왔어요.

 

근데 그날 밤에 남친이 헤어지자고 하네요.

저한테 정이 뚝 떨어졌대요.

자기가 그동안 경제적인 부분으로 부담준게 없고

부모님이 집문제도 다 해결해주셨는데

밥 한끼 정도는 대접해줄 수 있는거 아니었냐고,

제발 그러지 말아달라고 말했는데도 

거기서 또 부모님께 눈치를 줘 계산하게 만드냐면서 화를 냈어요.

그리고 제가 법먹을 때 긴장했는데 소리를 엄청내서 밥맛이 다 떨어졌었다네요.

 

저는 남친이랑 하지 않기로 한 행동을 한건 미안하지만

진짜로 그런 뜻이 아니었고 내가 계산하려고 했다,

그리고 어른들 입장에서는 그게 나빠보이지 않았을 거라고 했죠.

그런데 남친이 소리지르면서 자기보다 부모님이 이 결혼 더 결사반대한대요.

몰랐는데 저희집이 많이 어려워서 남친집에서 반대가 심했나봐요.

그래도 남친이 저한테 말하지 않고 부모님 설득했던건데,

겨우 마음돌려서 모시고 나왓는데 그 자리에서 잘먹겠습니다 라고 하는데

너무 얌체같고 경우가 없는 것 같다고 하셨다네요.

그리고 가정교육 못이 박히게 자랑하면서 어른보다 먼저 숟가락 들고 밥을 먹냐고도 했던거같네요.

제가 떨려서 그건 실수한 것 같은데.....

무튼 마지막에 밥 사주신건 그냥 자식이 데려온 친구 정도로 여기고 사주고 말자 싶었던 거고

가족으로 얽히고싶지 않으니 안보고 싶다고 하셨답니다.

남자친구가 자기도 말안하고 조용히 안고가려고 했는데

본인도 더이상 그럴 맘이 없어졌으니

솔직하게 말한다고 이제 끝내자고 해요.

 

그말 듣고 정말 펑펑 울었어요.

그냥 제가 싫으면 싫다고 할 것이지

별 것도 아닌걸 핑계로 들면서 헤어지자고 하고 상처를 주는 것도 너무 밉고...

그리고 객관적으로 잘 먹겠습니다 라고 말했다고 어디가서 안좋은 소리 들은 적 한 번도 없었어요.

가끔 친구들 계모임에서 잘먹겠습니다 라고 했을 때

친구들이 이거 계금에서 먹는건데? 라고 말한적은 있었는데

그런 것 말고는 진짜 뭐라고 한 사람이 없어요.

무엇보다 제가 가정교육에 대한 자부심 있는거 뻔히 아는 사람이

마지막 전화 끊을 때 저보고 가정교육 잘 받은거 절대 아니고

그냥 이기적으로 사는 법을 배운 것 같다고,

어디가서 그런 소리 하지 말라고 개무시받을거고

이미 받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어요.

 

저는 이 모든게 정말 상처입니다.

그래서 남자친구랑 남친 부모님깨 진심어린 사과를 받고 싶어요.

저희 부모님은 집안 좋고 직업도 좋은 번듯한 사위보게 됐다고 박수치고 좋아하셨는데...

왜 헤어졌냐고 물으면 밥먹을 때 잘먹겠습니다 라고 했다가 차였다고 해야하나요...

이유가 너무 어이없지 않나요.

저는 남친한테 사과를 받고 싶고,

사과를 받고 나서 제대로 다시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지금 싸운지 일주일 정도 됐는데 지금 쯤이면

남친도 감정이 가라앉았을테니 전화를 해보는게 좋을 까요.

아니면 먼저 올 때까지 기다리는게 좋을까요.

그리고 잘먹겠습니다 라고 말하는게 정말로 잘못된건가요.

저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하고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드형

댓글